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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기고] 종합적인 재난 트라우마 관리 필요하다

안전한 학교를 만들고 싶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아이들이 아무 탈 없이 꽃 같은 시기를 지나기를 바랐다. 이를 위해 학교에 숨은 위협요인은 없는지 쉼 없이 찾고 또 개선해왔다.
 

그러던 어느 날, 한 학교 화재 긴급지원 현장에서 만났던 A 교사에게 연락을 받았다. 안전원 덕분에 학교도 아이들도 모두 빠르게 제자리로 돌아왔는데, 본인의 마음은 계속 그 자리에 머물고 있는 것 같다는 말이었다. “혹시나 다시 불이 나면 저는… 저 아무것도 못 할 것 같아요. 아이들은 어쩌죠?”라는 울음 섞인 고백에 머리가 울렸다.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오는 동안 그 마음만은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한 것이다.

 

복구되지 못한 마음

 

A 교사와의 통화는 상당한 충격을 남겼다. 재난 후 빠르게 복구돼야 할 것은 비단 시설뿐만이 아니었다. 이로 필자는 ‘재난 트라우마’라는 것에 관심을 두게 됐다. 재난 상황이 계속해서 떠올라 일상이나 수면에 어려움을 겪거나, 예민해지며 이유 모를 짜증이나 화도 경험하는 복합적인 심리적 후유증을 이르는 말이다. 이런 후유증은 누구나 겪을 수 있고,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재난에서 아이들을 지키지 못하는 방해물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된 이상 더는 좌시할 수 없었다. 귀한 말을 전해준 A 교사 덕에 안전원은 더 종합적이고 포괄적인 재난 트라우마 관리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 준비하고 있다.
 

현재도 일부 학교는 재난 경험 학생들을 대상으로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하지만 대부분 재난 발생 후 급조된 개입이기에, 제때 이뤄지지 못하고 수개월 후 지원되는 실정이다. 필자는 유비무환이라는 말과 유사하지만 다른 ‘무비유환’이라는 말을 즐겨 사용한다.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화가 발생하고 또 불씨가 꺼지지 않고 남게 된다. 안전원은 재난 복구와 함께 재난 트라우마에 관해서도 동일하게 지원해 나가려고 한다. 

 

사각지대 없는 재난 트라우마 대응

 

우리나라는 단기간에 국민소득 3만 달러라는 국가적 융성을 달성했다. 하지만 너무 바쁘게 달려와서일까. 함께 성장해 온 개개인의 정신건강에 관해서는 충분히 돌보고 있지 못한 듯하다. ‘성인이라면’, ‘교사라면’이라는 언어적 프레임이 A 교사와 같은 사례를 낳았다. 
 

우리나라 교육시설의 안전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우리 아이들을 우선해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서는 아이들을 인솔할 교사부터 건강한 마음을 회복해야 한다. 또 재난으로 어떤 고통이 생길 수 있는지, 어떤 태도로 재난경험자를 돌봐야 하는지를 모두가 알아야 한다. 그 첫걸음으로 안전원은 모든 구성원의 마음 또한 회복할 수 있는,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학교와 재난 후에도 심리 회복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을 만들고자 한다. 교육부와 함께 교육시설법에 따른 교육시설 안전사고도 학교안전법에 따른 학교 안전사고처럼 심리지원, 심리상담, 심리치료를 지원하는 정책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수많은 연구에서 입증된 바와 같이 화재, 지진과 같은 극심한 재난 현장의 트라우마 발생률은 10% 이상이기 때문에 재난 직후에 안전관리 정책과 연계된 트라우마 관리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교직원, 학생, 학생 가족들에게 적절한 심리 안정화 기법과 학교와 가정에서 반드시 취해야 할 역할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해 우리 학생들과 학생들을 보살피는 교직원의 정신적 충격을 완화해야 한다. 안전원은 72시간 이내에 교육시설 복구를 안내하는 서비스와 연계해 트라우마 초동대응을 지원하기 위한 찾아가는 서비스를 하루빨리 마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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