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머니는 늘 그렇게 말했다. “짚신도 짝이 있다는데, 좀 기다려 봅시다.” 그러면, 아버지는 또 노상 같은 대답으로 처받았다. “십년이 넘었어, 이제는 구정을 내버려야 해요.” 십년이라는 것은 윤정이 대학을 졸업한 이후 시간이 그렇게 되었다는 뜻이다. 아버지는 딸 윤정이가 대학에 들어가면서부터, 대학에서 할 일 가운데 하나가 짝을 만나는 것이라고 귀가 아프도록 그 얘기를 우겨넣었다. 대학 졸업식에 근사한 놈 하나 달고 와라, 그러면 졸업식장에서 혼례를 올려버리자 하는 게, 입에 붙은 구호처럼 돼 버렸다. 그런데, 아버지의 소원은 졸업식날, 그게 얼마나 허망한 소원인지 여지없이 드러나고 말았다. 사진 같이 찍자고 딸내미 곁에 얼씬거리는 놈팽이가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입이 건 아버지는, 딸의 남친을 놈팽이니 작대기니 그렇게만 불렀다. 아버지 강정구 영감의 놈팽이 타령은 집안일이 있을 때마다, 명절날이면 날마다 윤정의 감각을 어지럽히고 의식을 옥죄었다. 이제는 노이로제가 될 지경이었다. 그런데 새해가 다가오는 것이다. [PAGE BREAK] 2 지난 달, 할아버지 제사까진 그런대로 잘 넘겼는데, 설날이 만만치 않은 고비가 될 게 틀림없었다. 더구나 서
경기 수원 영화초 이철규 교사 “창의성교육은 씨를 뿌리는 작업” “신문지 한 장으로 공룡이 먹이 먹는 모습을 표현해 보세요” “오늘의 주제는 공룡입니다. 지금 나눠주는 신문지로 공룡이 먹이를 먹는 모습을 표현해보세요.” 이 말과 함께 경기 수원 영화초(교장 오세건) 이철규 교사가 5~6명씩 짝지어 앉은 학생들에게 나눠준 재료는 신문지 한 장. ‘신문지 한 장 가지고 어떻게 공룡이 먹이 먹는 모습을 표현하나’ 하는 생각을 하는 찰나 “다른 재료는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되며 논의 시간은 10분, 발표는 2분입니다”라는 더욱 까다로운 조건이 붙는다. 여기저기서 불평의 목소리가 나올 법도 한데 학생들의 표정에서는 그런 기색을 전혀 찾아볼 수가 없고, 오히려 이 교사의 설명이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논의에 열을 올린다. 교사가 말한 조건을 항목별로 메모해 놓는 아이, 서로 자신의 공룡흉내를 뽐내는 아이, 진지한 표정으로 고민에 빠진 아이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표현방법을 궁리한다. 이 과정에서 교실이 조금 소란스러워졌지만 이 교사는 학생들을 특별히 통제하지 않는다. 금세 10분이 지나고 학생들의 발표시간. 연극 형식으로 진행된 발표 중 대단하다 싶을 정도로 눈에 띄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