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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강마을에서 책읽기] 피프티 피플

오늘은 노트북을 펼치고 그냥 앉아 있었습니다. 지난주 읽은 책을 손에 들고 뒤적거렸습니다. 이렇게  서평쓰기는 늘 숙제처럼 저와 함께합니다. 책 읽기를 좋아하고 도서관과 오래된 책 냄새를 아끼는 사람이지만, 막장 책에 관한 글의 서두가 풀리지 않을 때는 참 난감합니다. 결국 낡은 수첩을 뒤적거렸습니다. “신이 선물을 보낼 때는 ‘문제’라는 종이에 포장해서 보낸다.”, “결국, 원칙을 지키는 길이 가장 빠른 길이라는 이야기이다.” 수첩에는 몇 년 전의 고민이 가득하였고 자신을 다독이는 글귀들로 스스로 위로하고 있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힘들지 않은 때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수첩에 해야 할 일들을 번호를 붙여 꼬박꼬박 적어 나가고 있었습니다. 매주, 매월 언제나 일이 없었던 적은 없었고 새로운 일들도 만들었습니다. 원고 마감 날짜, 학교 독서장원선발대회 준비, 고사 출제, 학생부 마감 외에도 수많은 고민과 자신에 대한 질책들을 행간에서 읽어낼 수 있습니다. 

 

그중 제 마음에 들어온 한 구절은 “관심은 마음에 심는 것이다. 신데렐라처럼 마법의 구두가 있다면 그것은 관심이다. 구두는 발에 신는 거지만 관심은 마음에 심는 것이다. 아이에게 보내는 관심은 아이의 미래를 결정 짓는다.”라는 것입니다. 느슨해지는 제 마음에 심어야 할 따뜻한 관심의 씨앗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갑자기 힘이 납니다. 이제 책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제가 읽은 책은 정세랑 작가의 『피프티 피플』입니다. 오십 명의 이야기가 강물처럼 흐르는 글 속에서 이들 삶 편린(片鱗)은 인상적입니다. 한 명 한 명이 주인공이 되어 고민하고 사랑하고 아프고 미워하는 모습이 직녀의 베틀에서 날실과 씨실이 되어 한 권의 소설로 완성됩니다. 새로운 시도이고 그들의 연결고리를 찾는 것도 무척 즐거웠습니다.

 

작가의 내공이 대단합니다. 끔찍하게 피 흘리는 사건이 그녀의 글 속에서는 무심한 듯 고요하게 독자를 향해 서술되지만, 정확하게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 사회를 구성하고 움직이는 것은 결국 사람이라는 사실을 큰 메시지에 홀려 우리는 가끔 잊어버립니다. 작가는 사람들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사람이 중요합니다.

 

독자와의 적당한 밀당으로 흥미를 적절히 자극하는 맛도 무척 좋습니다.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게 합니다. 이 가을, 기분 좋은 한 권의 책 『피프티 피플』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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