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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미술관으로 떠나는 여행 

[김은아 공연칼럼니스트] 뜨거운 햇볕과 기온과 바람만은 분명 여름인데, 방학과 휴가까지는 아직도 한참이다. 이 지난한 기다림을 잠시 잊는 법은 바로 미술관으로 향하는 것. 예술가들의 사유가 우리를 상상의 세계 속으로 떠나게 만들어 줄 것이다.

 

 

<황재형: 회천回天>

 

전시장에 들어서면 바깥의 더위는 사라지고, 태백산맥 탄광촌의 뼛속 시린 겨울바람이 느껴지는 것만 같다. 작품 속에 세밀하고 디테일하게 담긴 강원도 탄광촌의 풍경 때문이다. 이토록 사실적인 묘사는 황재형 작가가 관찰자로서가 아니라 생활자로서 그 풍경 안에 존재한 덕분에 가능했다. 작가는 1980년대 초반 강원도에 정착해 광부로 일한 경험을 리얼리즘 시각으로 그려낸 ‘광부화가’다. 
 

그는 3년간 태백, 삼척, 정선 등지에서 광부로서 갱도에 드나들며 현실 참여적인 성격이 강하게 드러나는 작품들을 발표했다. 1990년대에 접어들어서는 탄광이 폐광되며 쇠락하는 마을의 풍경과 함께 강원도의 자연을, 2010년 이후에는 머리카락과 흑연 등을 재료로 탄광촌에서의 삶을 보편적인 차원으로 확장했다. 한 은퇴한 광부의 주름진 얼굴에 ‘아버지’라는 제목이 붙어도 공감할 수 있는 이유다.

 

4월 30~8월 22일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김정기, 디 아더 사이드>

 

아티스트로서 ‘장르를 창조했다’는 것만큼 이상적인 업적이 있을까. 작가 김정기는 이 흔치 않은 지점에 도달한 예술가다. 그는 기억 속의 이미지를 즉흥적으로 캔버스 위에 펼쳐내면서도 장대한 서사를 담아내는 ‘라이브드로잉(Live Drawing)’이라는 장르를 탄생시킨 주인공이다. 만화와 시각예술의 경계를 아우른 그의 작업은 현대미술의 저변을 확대했다는 평을 받으며 광고, 미디어, 패션 등 장르의 경계를 넘어 사랑받고 있다. 
 

이번 전시는 김정기의 작품을 최초로 총망라하는 자리로, 그의 상상력의 원천이 된 만화부터 드로잉, 대형 회화 작품, 영상, 사진 등 총 2000여 점의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그러나 라이브드로잉이라는 장르를 온전히 느끼기 위해서는 ‘즉흥’이 빠지면 안 될 일. 전시장 내부에 ‘DRAWING NOW(드로잉 나우)’라는 스튜디오 공간을 마련해 작가가 직접 라이브드로잉을 진행한다. 펜 하나에서 거대한 세계관이 창조되는 과정을 관람하고, 작가와 소통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될 예정이다.

 

4월 16일~7월 11일 | 롯데뮤지엄

 

 

<TONG’s VINTAGE:기묘한 통의 만물상> 

 

미술관에 가는 즐거움 중 하나는 일상의 물건을 전혀 다른 시선으로 만날 수 있다는 데 있다. 대림미술관의 <기묘한 통의 만물상>은 생활 소품 중에서도 헌 물건에 주목했다.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가구와 물건들은 아티스트의 남다른 감각을 통해 새로운 생명을 얻는다. 이렇게 다시 태어난 물건이 옹기종기 모인 공간은 전시 제목처럼 ‘만물상’처럼 보인다. 
 

전시에서 만나게 되는 재탄생은 그 자체로 메시지가 되기도 한다. 기후 위기 등의 환경 문제가 정점을 향해 달려가는 지금 지속가능성은 우리 모두의 과제가 됐기 때문이다. 낡고 오래됐다는 이유로 폐기돼 온실가스를 배출시킬 운명에 처한 물건들이 아트피스로 탄생하는 과정은 관객에게 자신이 실천할 수 있는 업사이클링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든다. 
 

전시에는 최근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아티스트 23팀이 참여했다. 이들은 7개 섹션에 걸쳐 자연분해 속도가 느린 소재인 유리-플라스틱-철-천-나무-종이 등을 재료로 한 작품을 선보인다. 이 중에서도 땅속에서 자연분해가 쉬운 재료들로 만들어진 마스크(구오듀오), 류종대의 옥수수 전분으로 제작된 가구, 미디어 아트 <Magical Material>은 환경 문제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만드는 강렬하고도 감동적인 메시지들을 전한다. 전시는 많은 이들이 기후 변화 문제를 문화예술을 통해 생각해볼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5월 20일~7월 25일 | 대림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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