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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이슈1] 절대인구 감소,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휘청

저출산 대응 교육정책 수립을 위한 전략

2030년경에나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었던 절대인구 감소가 2019년 11월부터 시작되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차원에서는 지속적으로 저출산 기본계획안을 만들어 시행했었고 교육 분야에서도 관련 정책을 만들어 시행해 왔으나 저출산 사태는 더 심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2019년 11월에 지금까지와는 초점이 다른 범부처 인구정책 TF에서 ‘절대인구 감소 충격 완화 방안’을 발표하였다. 교육 분야의 대응 전략은 ‘교육시스템 효율적 개선 및 평생교육체계 구축’이고 주요 대응 방안으로 네 가지를 발표했는데 그중 세 가지가 유·초·중등 분야 방안이다. 이 세 가지는 1)신규교원 수급 기준 마련 및 교원자격·양성체계 개편, 2)다양한 학교 설립 운영·지원, 3) 학교시설 활용 확대 및 복합화 등이다.

 

이 계획에 의거하여 정부는 초·중등교원 정원을 줄이겠다는 발표를 하고, 교원 양성체제를 개편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충격 완화 방안’의 직접적 목적이 비록 학생수 급감에 대처하는 것이라고 할지라도 궁극적으로는 출산율 급감 사태를 진정시키고 바람직한 출산율을 유지하는 데 기여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학생들이 저출산 시대의 특징을 깨닫고, 가족의 의미를 새롭게 정립하여 행복한 민주시민이 되게 교육해야 한다.

하지만 발표된 안은 그러한 궁극적인 목적에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반대의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가령 ‘절대인구 감소 충격 완화 방안’의 하나인 교원 감축 정책은 결국 부모의 자녀교육 부담을 늘리게 되어 예비 부모들의 출산율을 낮추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다.

 

체제공학과 복잡계 관점에 따르면 정책이 기대한 성과를 가져오도록 하려면 설계할 때 최종 정책의 모습만이 아니라 참여자, 결정 과정, 그리고 문화적 특성 등을 감안해야 한다. 이러한 복합적 접근에 부합하는 전략으로는 교육관련대책과 교육적대책 병행, 밝은 점 찾기 전략, 우리 교육 강점 찾기, 린 스타트업 모델(lean startup model) 등을 들 수 있다.

 

 

이와 함께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 정책 결정 절차이다. 복잡계 관점에서 보면 정책 결정에 구성원을 참여시키거나 그들의 관점을 반영시키지 않을 경우 만들어진 정책은 성과를 발휘하기 어렵다. 현 정부가 활용하고 있는 공론화 접근을 비롯하여 관련 집단(교사·학부모·학생·지역사회)의 정책 의제 선정 및 결정 과정 참여 기회 제공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각각에 대해 간략히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저출산 관련 교육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교육관련대책에서 한발 나아가 교육적대책으로서의 요소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교육관련대책이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거나 교육을 받는 데 필요한 여건을 조성하는 대책을 의미한다. 교육관련대책은 교육대책이 성공하도록 하기 위한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 교육대책은 여건 조성이므로 즉각적이고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난다. 하지만 필요조건에 불과하므로 궁극적인 목표 달성을 보장하기가 어렵고, 대책 마련 기대와 달리 부작용이 속출하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교육적대책이란 사람들이 교육에 관심을 갖고 교육을 받고자 하는 열의를 갖도록 유도하는 데 기여하는 대책, 그리고 사람들의 관점과 행동을 변화시키는 데에 초점을 둔 대책이다. 그리고 교육으로부터 소외된 가정과 아이들이 교육에 관심을 갖고 교육을 받고자 하는 열의를 갖도록 유도하는 데 기여하는 대책을 의미한다. 교육적대책의 가장 핵심은 열의와 능력을 가진 교사를 확보하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한 유인책을 제공할 경우 그 유인책을 바라보고 오는 교사들만 늘어나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따라서 저출산 관련 정책 구현에 헌신하고자 하는 진정한 열의와 능력을 가진 교사를 가려내고, 이들이 목적 달성을 위해 헌신하도록 하는 여건과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할 것이다.

 

밝은 점 찾기 전략이란 저출산 관련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과 사람들 속에서도 잘 적응하거나 문제를 극복하고 있는 사례를 찾아 이를 보편화시키는 전략을 의미한다. 중앙정부 주도적인 정책안은 각 학교의 실정에 맞지 않기도 하지만 ‘NIT 증후군(Not Invented Here Syndrome: 외부에서 들여온 해결책에 대해서는 우리 지역 실정에 맞지 않는 비현실적인 해결책이라며 무조건 회의적으로 반응하는 태도를 보이는 증후군)’으로 인해 학교현장에서 거부된 경우도 있었다. 학교혁신은 일반 행정혁신과 달리 하향식으로 성과를 거두기가 어렵다. 여기에서 제시한 ‘밝은 점 찾기’는 교사 주도적인 교육개혁을 위한 훌륭한 전략의 하나가 될 것이다. 우리 교육은 부모와 학생의 높은 교육열, 우수한 교원, 교원 순환근무제, 상대적으로 낮은 교육 불평등도 등 여러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특성을 반영하는 정책이 될 때 그 정책은 실현 가능성이 높아진다.

 

린 스타트업 모델(lean startup model)이란 실행하면서 이론을 수정하고 구체화해 나가는 ‘실행기반 이론화 방식’을 의미한다. 세상에 없던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기업들은 대부분 아이디어를 실행해 가면서 계획을 수정해가는 이 방식을 따른다. 린 스타트업이란 아이디어를 빠르게 시제품으로 제조한 뒤 시장의 반응을 통해 다음 제품 개선에 반영하는 전략이다(이희우, 2015). 이 모델은 ‘변화가 빠르고 예측이 불가능한 시대’에 그리고 남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그 분야 선두 주자일 때 적용하기에 적합하다. 이 접근법은 이론에 근거하여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하는 기존의 ‘이론기반 실행화 방식’과는 다른 방식이다. 급변하는 상황에서 저출산 시대 교육정책을 설계할 때에는 완성된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기보다는 일단 비전이 만들어지면, 그 비전의 핵심이 담긴 개략적인 개혁안을 만든 후 현장 실험 과정을 거치고 반응을 보아가면서 개혁 방향을 다듬어가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이 과정을 통해 효과를 확신할 수 있는 구체적인 개혁안이 만들어지면 그때 가서 적극적으로 전국 확산을 시도하는 단계를 밟아야 한다.

 

현 정부에서 도입한 공론화 제도도 조금만 수정하면 사회구성원이 폭넓게 공감하는 바람직한 안을 도출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정책 의제 도출과 결정 과정은 공론화위원회가 정하고, 구체적인 정책안은 각 관련 집단이 동의할만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에 설 수 있는 전문가 및 관계자에게 맡겨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거기에서 만들어진 안을 공론화위원회가 정한 논의 과정을 거치면서 다듬어 합의하는 그러한 제도를 만든다면 합의를 이뤄내지 못할 문제는 별로 없을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정책은 체제 공학과 복잡계 관점의 정책 설계에 부합한 정책이 될 것이다.

 

정책 수립 전략에 따른 대학 신입생 미달 사태 대응책

저출산 결과 발생한 현상 중의 하나가 대학 신입생 미달 사태이다. 2021년 입학 대상은 초저출산(출산율 1.3명 이하)이 시작된 2002년생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대입 정원에서 고3과 재수생 등 인원 추산치를 뺄 경우 신입생 미달 인원 예상치는 2021년 7만 6,325명, 2022년 8만 5,184명, 2023년 9만 6,305명, 2024년 12만 3,748명이다. 2002년 출생아 수는 49만 명이었는데 그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줄어 2021년 출생아 예상수는 27만 4,000명에 불과하다. 장기적으로 볼 때 기존 대학의 절반 이상은 문을 닫게 되거나 새로운 형태의 기관으로 변화될 수밖에 없다.

 

국가와 지방 차원에서 보면 모든 대학이 현재처럼 살아남는 것은 불가능하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그리고 대학은 1년 혹은 2년 목표의 미달 사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때에도 이상에서 제시한 정책 수립 전략을 적용할 수 있다. 가령 신입생 미달 교육관련대책은 정원 자체를 조정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는 정책이라면, 교육적대책은 정원 조정을 통해 대학이 제대로 된 교육을 실시하고 개인·지역·국가 발전에 기여하도록 하는 데에도 초점을 맞추는 정책이다. 그리고 대학 구성원들이 대학 발전에 열의를 갖고 역량을 키워가도록 유도하는 정책이다. 신입생 미달 대응 정책이 교육적대책의 속성을 가지고 있어야 대학은 개인과 사회의 미래를 선도하는 기관으로 존재하게 될 것이다.

 

밝은 점 찾기 전략은 어려움 속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는 지방대학과 학과의 사례를 분석하여 이를 확산시키는 전략이다. 유럽과 미주대륙 국가들은 1980년대에 고교 졸업생이 급속히 줄어들자 성인교육기관·평생교육기관·전문직업교육기관으로 변모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신입생의 절반 이상이 이미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로 채워졌다. 외국과 국내의 성공적인 사례를 찾아 구체적인 전략과 실행을 벤치마킹하면 대학은 새롭게 도약하게 될 수도 있다.

 

복잡계과 체제공학적 관점도 국가·지방정부·대학 차원에서 대학 정원 미달 사태 대응책을 마련하고자 할 때 꼭 필요한 접근이다. 지방정부 차원의 정책 의제 선정 및 결정 과정에는 지방정부·대학·기업·시민단체·학부모·고등학교 관계자 등을 참여시켜야 한다. 대학 차원의 대응책 마련 과정에는 대학 구성원(대학이사회·대학본부·교수·직원·학생·동문)이 참여해야 한다. 외부 전문가까지 참여하는 공론화위원회를 만들어 정책안을 만드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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