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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이러다 잘 될지도 몰라, 니은서점- 전국의 동네 책방을 응원합니다

동네 책방은 문화가치로 소비자가 지켜야

단톡방이 울렸다

 

오랫만에 단톡방 알림이 떴다. 매달 모이는 독서모임이 코로나 정국으로 2월부터 지금 9월까지 못 모이고 있는데 단톡방 알림이 왔다. 동네책방 관련, 기사를 봤다면서 반가움을 톡으로 전한다.

독서모임 단톡방 캡쳐

 

 

전국 동네 책방 40군데 다녀왔다

그 중에 니은 서점이 있었다

 

2018년 모 기관의 지원사업으로 '복합문화공간 활성화를 위한 시민 공동체 모임' 이라는 긴 이름을 달고 프로젝트를 진행했었다. 책에 대한 관심은 있으나 그 관심의 저변을 생활로 밀착해서 끌어내기 어렵다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동네책방 관련 책을 같이 읽었고, 공부했다. 학습 했으니 전국 동네 책방을 작정하고 돌아보자는 기획이었다. 탐방 책방에 ‘니은 서점' 도 있었다. 전국 40여군데 동네 책방을 다녔고, 다양한 경험을 했다. 니은 서점은 2018년 11월 갔는데 책방을 오픈한 지 불과 두 달 남짓 할 즈음이었고, 아주 초보적 공간이었다. 그럼에도 기억에 오래 남는 이유는 책방지기인 노명우 사회학자 덕분이었으리라.

 

니은서점에서 미니 특강을 했다. ‘사회학자가 동네 책방을 연 이유’. 니은서점은 아주대학교 사회학과 노명우 교수가 <인생극장> 인세와 제8회 전숙희 문학상을 수상한 상금을 책방 씨앗 자금으로 활용하여 만든 동네 책방이다. 정말 대학교수인 사회학자가 동네 책방은 왜 만들었을까. 이유는 간단했다. 동네에 책방이 있어야 그나마 지나가다가 책 구경이라도 한다. 죄다 인터넷에서 책을 구입하다 보니 한정적 독자들만 책을 사고, 가까이에 책을 접할 기회가 적어지고 있다고. 책을 구경해야 사든지 말든지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는 생각을 했단다. 거기에 동네 책방이 문화 공간으로 일조해야 한다는 생각도 한다고.

니은서점에서 독자들이 서가를 보고 있다.

나은서점 초창기 서가, 2018년 동네 책방 탐방 중에

 

 

동네 책방을 처음 탐방하던 우리 팀원들도 처음에는 인터넷 서점이 있는데 굳이 동네 책방이 있어야 하느냐고 반론 제기도 했다. 6개월 동안 책방과 독서 관련 책을 읽고, 전국 40군데 책방 탐방을 하고 난 뒤는 생각이 바뀌었다. 책방은 사랑방 역할을 하는 문화 공간이고, 문화 역할과 소비자 가치로 동네 책방은 생존하는 것이라고 생각이 바뀌었다. 경험과 학습이 주는 힘이 이렇게 무섭다.

 

 

 

 

한 작가 때리기로 만난 니은서점 책방지기

 

노명우 교수는 내게는 처음 책방지기나 사회학과 교수보다는 책을 쓴 저자였다. 성격상 처음 읽은 책이 마음에 들면 소위 '한 작가 때리기' 라는 이름을 붙여두고는 그 저자가 쓴 책을 연속으로 읽어버리는 편집증이 나에게 있다. 편집증이 책으로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읽고, 북토크 가고, 책과 연결된 주제는 아니지만 어디에서 강연을 한다하면 또 쫓아가 듣는 극한 편집증의 증상이 생긴다. 노명우 저자의 책이 그 중 한 부분이다.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로 시작하여 <세상 물정의 사회학>, <인생극장> 까지. 물론 그 중간에 공저나 번역서도 있었다만 일단 대표작으로 저자 덕질의 과정을 언급한다. 그렇게 '한 작가 때리기'로 책을 보고 있는 즈음에 모 기관에 또 강의를 하러 왔더라고. 그 날도 무슨 질문에 답변하여 또 저자의 책을 한 권 받았다. 여러 권 봐 왔으니 저자 질문의 의도에 대한 답변은 당연히 내가 맞출 수 밖에. 나는 기억하는 저자이지만 저자는 모르는 독자, 그게 나였다.

 

니은서점 책방지기 노명우 사회학자의 대표책 3권

 

지금 출판계는 핫하다

어쩌면 잘 될지도 몰라, 니은서점

경험이 사례가 된다, 동네 책방 탐방은 좋은 경험이었다

 

2020년 가을은 출판계 신간으로 핫하다. 그 핫함에 맞추어 니은서점 책이 언론 기사로 나왔고, 기사를 보고 우리 독서모임 회원 한 명은 반가움을 단톡으로 회신해 온 것이다. 그 때 니은서점 탐방에 참석했던 사람이다. 코로나 때문에 그동안 못 본 그리움과 동네책방에 대한 이야기가 터지고 터지면서, 단톡방은 모처럼 열기가 뜨거워졌고, 모두들 조금 더 자유로운 공간에의 만남을 기원했다. 동네 책방 학습효과가 이렇게 무섭다. 이제는 여행을 가면 당연히 거기 동네 책방부터 찾는단다. 경험이 습관이 되는 사례이다. <이러다 잘 될지도 몰라, 니은 서점>기사를 단박에 알아보고는 그 반가움을 바로 표현하는 것, 좋다. ​

노명우, 이러다 잘 될 지도 몰라 니은서점, 출판사 끌, 2020.9

 

"망하지 않으려고 책 파는 기술을 연마했습니다"

 

동네 책방이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 하려면 역시나 책방지기의 '의지'가 참 중요하다. 사실 책방지기는 지식과 노동력이 합체 되어야 할 수 있는 일이다.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고단함도 뛰어 넘어야한다. 그래야 버틸 수 있다. 니은서점은 고정으로 들어오는 책방지기의 교수 급여가 있으니 자영업자의 고단함은 덜 할 것이다, 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어디든 책방을 열면 아니, 상업적 공간을 만들면 기본적 수익 구조에 대한 여러 생각들을 안 할 수가 없다. 쉽지 않다는 뜻이다. 소위 흙 파서 돌아가는 시스템은 아니라는 것이지. 책방지기 자영업자의 고단함이 <이러다 잘 될지도 몰라, 니은서점> 책 곳곳에 녹아있다.

“#3 망하지 않으려고 책 파는 기술을 연마했습니다”, 라고 아예 챕터로 박제해 두었다. 오죽 했을까. 그래서 니은 서점에 자주 오는, 책을 많이 사가는 청년 독자를 꼬셔서 북텐더(이것이 무엇인지 궁금하면, 책을 사 보면 됩니다요)로 영입하는 영업력도 발휘한다. 젊은 청년을 북텐더로 요일별로 고정화하여 함께 책 읽는 문화, 책 고르는 문화를 기꺼이 장착했다. 무려 세 명을 영입하여 본인 포함하여 북텐더가 네 명이 되는 거대 책방이 되었다. 그 과정에 대한 스토리를 책에 풀어 두었는데, 재미있고 흥미롭다.

 

노명우, 어쩌면 잘 될자도 몰라, 출판사 끌, p136~137중에서

 

 

 

"책을 나의 것으로 만들기 위한, 책을 읽으면서 내 뇌가 역동적으로 움직였던 그 흔적을 기록하기 위한 출발점은 책 구입입니다.(중략)

책을 구입해서 책의 소유권이 내게 있다면, 그 책에는 나만의 능동적 독서의 흔적을 마음껏 남겨도 됩니다."

노명우, 어쩌면 잘 될지도 몰라 니은서점, 출판사 끌, p143~144 중에서

 

 

책에서도 이렇게 적극적으로 책을 권한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에는 줄 쳐 가면서 못 읽으니, 책을 구입하여 줄 쳐 가면서 읽어야 비로소 내 것이 된다, 는 아주 적극적인 설득을 하고 있다. 이런 적극적 구애를 하는데 어떻게 책을 안 살까. 내 경우도 책을 굳이 구입하는 이유, 이것이다. 읽으면서 줄 치고, 중간 표적지 붙이고, 심지어는 메모도 해 가면서 읽어야 비로소 읽었다는 느낌이 드니.

 

이미지 출처 - 페이스북 니은서점 페이지, 가강 최근 책방 모습인 듯 하여 담아왔다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는 방법

동네 책방 투어를 해 보자

문화 영향력

 

코로나 블루로 우울이 깊다고 한다. 이럴 때 가벼운 옷차림으로 동네 책방을 어슬렁거려 보자. 내 동네에 책방이 있기는 있을까. 검색 해 보면 있다. 각 지역별로 요즘은 동네책방이 정말 많고, 그 분위기도 곳곳마다 다르다. 서울 은평구에 있는 니은서점은 사회학 관련 책이 많고, 대전 계룡문고는 그림책이 특화되어 있고, 세종 북소리책방은 미술책이 제법 많다. 구미 삼일문고는 독특한 큐레이션이 멋지다. 저 멀리 제주 디어마이블루는 인문학과 독립출판물이 적절히 배합된 매력적인 곳이다. '동네 책방' 이렇게 검색해 보면 리스트가 짝 나온다. 취향에 맞게 갈 곳을 체크 해 보는 것은 내 동네에 대한 애정이고, 또다른 여행지의 매력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지금은 사회적 거리두기이니, 우 몰려서 가지 말고 혼자 사부작사부작 가 보는 것이다.

 

전국의 동네 책방을 응원합니다

이러다 잘 될지도 몰라, ooo 서점

 

<이러다 잘 될지도 몰라, 니은서점> 이 책은 전국의 동네 책방을 응원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러다 잘 될지도 몰라, oo서점' 으로 다들 둔갑하여 동네 책방이 문화공간으로의 역할을 하고, 그 공간에 기꺼이 소비자 가치를 만들어가는 독자로 넘실거리면 좋겠다. 요즘 도서정가제가 뜨거운 감자로 올라오고 있다. 책이 패션처럼 철 지나면 원가와 소비자가 사이에서 저울질하는 유행성 소비재가 아니면 좋겠다. 모르긴 몰라도 그동안 내가 투자한 재화 중에서 가장 오래 질리지 않고 배신하지 않는 것은 나는, 언제나 책이었다. 나를 지탱한 힘의 8할이 책이었던 경험 탓에 동네 책방의 서가에 애정이 더 깊다. 동네 책방에는 각각 사연을 담은 책방지기가 기꺼이 책을 골라주는 큐레이터 역할을 한다. 그게 매력이다. 그들 책방지기에 내 취향을 맡겨보는 것 새롭고 즐거운 경험이다.

 

동네 책방에 왜 가야 하는지, 왜 동네 책방이 살아야 하는지 구체적인 답변을 찾고 싶으면 <이러다 잘 될지도 몰라, 니은서점> 이 책을 읽으면 된다. 이 책을 사겠다는 의지를 담아서 가까운 동네 책방 투어 해 보자. 코로나 블루가 묘하게 사라질 것이다. 코로나 블루 아웃, 전국의 동네 책방 굿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