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07 (월)

  • 흐림동두천 17.2℃
  • 흐림강릉 22.7℃
  • 서울 18.3℃
  • 대전 18.1℃
  • 대구 22.0℃
  • 흐림울산 24.0℃
  • 광주 19.4℃
  • 흐림부산 22.0℃
  • 흐림고창 19.4℃
  • 제주 21.5℃
  • 흐림강화 18.7℃
  • 흐림보은 17.9℃
  • 흐림금산 18.0℃
  • 흐림강진군 21.0℃
  • 흐림경주시 24.5℃
  • 구름많음거제 21.1℃
기상청 제공

한국형 교원양성 모델 만들자

21세기 지식정보시대로의 대전환과 더불어 교직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요소인 초연결성과 데이터 혁신을 감안하면 학교교육체제도 기존 방식으로는 대응할 수 없는 급격한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학교교육의 화두는 학생들을 어떻게 길러낼 것이냐에 맞춰질수 밖에 없다. 학생에게 필요로 하는 역량을 교육자들이 길러내기 위해서는 무엇을 지향하고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를 중심으로 새로운 교육 모델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가운데 교육부와 국가교육회의가 교원양성체제개편방안을 들고 나왔다. 학령인구가 급속히 감소하고 있어 새로운 양성임용체제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공론화를 통해 논의를 진행하고, 결과를 미래 교원 양성 체제 개편 방안에 반영하기로 했다. 사범대/교대 학과 통폐합과 개편 필요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교원 양성체계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교육부는 교원수급계획 조정을 통해 초등교원 채용규모를 줄인다고 밝혔다. 신규임용 규모도 줄어들면서 임용적체 현상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계에서는 미래 교육에 발맞춰 학과 개편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고, 교대와 사범대를 통폐합하고 교육전문대학원을 설립하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교대 학생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이번 호에서는 교직환경의 변화와 교원 양성 및 채용정책의 관계를 조망하고자 한다. 학생수 만을 잣대로 단순히 교원 숫자만 줄이는 개편이 아닌 미래교육에 대비한 양성과 임용정책을 촉구하는 의미에서다. 정부 교원양성체제 개편안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과밀학급 해소 등 학급당 학생수 감축과 현행 임용시험제도의 문제점도 함께 짚어본다.

 

현재 교육부를 중심으로 교원양성체제 개편에 관한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 검토의 배경으로는 포스트 코로나, 인구구조 변화, 4차 산업혁명 등 급격한 사회 변화, 다음 세대가 미래를 열어갈 인재가 되도록 교육의 근본적 변화 요구, 교육 개혁의 주체이자 원동력으로서 교원의 역할 변화 및 확대, 그리고 유연하고 개방적이고 맞춤화된 양성 시스템으로의 변모 필요를 들고 있다. 그래서 교사를 지식 전달자에서 학생의 성장과 진로개척을 함께하는 협력자로, 교육과정 재구성과 학습자 주도의 수업 구안 등 수업 기획자로, 수업 전문가에 더하여 갈등과 문제 해결을 위한 소통·중재자로, 변화에 대한 통찰력 및 열린 태도, 새로운 기술에 대한 수용성 및 탐구심 등 미래를 유연하게 준비하는 혁신가로 길러내고자 한다.

 

이를 위하여 자격체계를 유연화, 교육실습의 확대, 수습교육의 도입, 자격과 임용의 개방성 확대, 교원양성기관 개편이라는 네 가지 과제를 선정하였고, 향후 관련 단체의 의견 수렴과 실무협의체의 집중 논의를 거칠 예정이라고 한다.

 

 

새로운 교사 역할과 교원 전문성

아직 구체적인 개편안이 마련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세부적인 안에 관한 논의는 어렵지만, 큰 틀에서 몇 가지 의견을 피력하고자 한다.

 

첫째, 교육부가 제시한 미래교육의 교사상과 개편 검토안의 과제 구조의 일치성 여부이다. 교육부가 그리는 미래교육의 교사상은 실상 오래전부터 요구되어 왔던 것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학생과의 협력자, 수업기획자, 소통중재자, 혁신가 등은 이미 90년대부터 교사의 역할 변화 방향으로 제시되어 왔다. 그렇다면 ‘이러한 교사상을 어떻게 길러줄 것인가’라는 측면에서 교원양성체제 개편의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 즉, 교원양성교육과정에 변화를 주고, 실제 개혁이 이뤄지도록 유도하여야 한다. 새로운 교사의 역할이라는 것은 교사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발휘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교원자격의 유연화를 위해 초등·중등 교원자격을 연계하고, 표시과목을 광역화하는 개편안의 실효성 문제이다. 교육부는 교원자격체계 개편을 통하여 폭넓은 계열 전문성과 깊은 교과 전문성을 겸비한 교사의 양성을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일정한 수학연한 내에 폭을 넓히면서 깊이를 동시에 달성하기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이 둘은 어느 하나를 포기함으로써 가능한 것이며, 자칫 두 가지 모두를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의 교원양성 시스템에서 적용하기가 쉽지 않은 문제이다. 물론 초등의 경우 교육대학에서만 초등교원이 양성되기 때문에 예비교원들에게 전(全) 교과목을 이수하도록 하는 제도를 바꾸고, 초등전공 심화과정을 확장함으로써 교과전문성을 심화시키는 것은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중등의 경우 교원양성기관마다 설치된 학과의 수가 천차만별이어서 계열에 속하는 학과나 전공교수가 없다면 폭넓은 계열 전문성을 도달하기 어렵다.

 

셋째,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표시과목의 광역화 문제는 1997년 이후 ‘가정’, ‘기술’ 과목의 통합과 전문계 교과 표시과목의 광역화가 교과 전문성의 저하 문제로 이어졌다는 전례에서 보더라도 보다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통합학교가 많은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서 학교급이 중복되는 교원자격체제를 도입하는 것은 임용제도가 다른 상황을 고려할 때 매우 기형적인 자격체제가 될 수 있다. 오히려 초등교원 양성과정에서 중등 수준의 교과목을 이수하게 하고, 중등교원 양성과정에 초등 수준의 교과목을 포함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넷째, 교육실습 확대와 수습교육 도입의 문제이다. 수습교사제 도입은 실로 교육계에서 오랜 숙원 사업 중의 하나이므로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만약 이 문제가 해결된다면 교육실습을 한 학기 전체로 확대하는 방안은 고려할 필요가 없다. 한 학기 동안 교육실습을 하는데 학생이 대학에 적(籍)을 두고 등록금을 납부하며, 대학에서는 실습학교에 위탁교육비를 내는 것은 어떤 근거로든 명분이 없다. 또한 사범대학 학생이 아닌 교직과정을 이수하는 학생의 경우 다른 전공과목의 이수가 불가능하여 정규과정 내에 졸업이 불가능하다.

 

다섯째, 외부 전문가를 교직으로 입직시키기 위하여 표시과목을 유연화하고, 개방형 임기제 임용을 도입하는 문제이다. 급격히 변화하고 발달하는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하여 외부 전문가를 학교교육에 활용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다. 그러나 정규 교원양성과정을 이수하는 예비교원의 표시과목은 광역화하고, 외부 전문가를 교직에 입직시키기 위해서 표시과목을 유연화하는 것은 교원양성 정책의 일관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또한 임기를 정하고 외부 전문가를 임용할 경우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이직을 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특색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위하여 선발한 교사를 해당 학교에서 특색 교육과정을 폐지하거나 변경할 경우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교육여건이 열악한 학교에서 정주 여건을 갖춘 지역인재를 학교단위로 선발하였으나 이동을 요구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의 변수가 너무 많다. 오히려 현재 일부 시도교육청에서 특수지역 장기근속을 조건으로 선발하는 임용제도를 더욱 확대하고, 근무여건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하며, 산학겸임교사제도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여섯째, 초중등 교원양성기관의 연계와 통합문제이다. 초중등 교원양성기관의 연계는 관련 대학 간에 공통교육과정의 편성과 교수나 학생의 교류 등의 방식으로 실현방안을 구상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2000년대 초반 제주교육대학교와 제주대학교의 통합 이후 진척이 없는 초중등 교원양성기관의 통합은 실제 추진에 많은 난항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보다 치밀하고 정교하게 통합방안을 구상하여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일곱째, 석사 수준의 교원양성체제 도입 문제이다. 이 문제 또한 오랫동안 논의되어 왔던 방안이다. 그러나 늘어나는 교육기간과 비용의 증가에 비하여 임용 가능성이 낮은 현 상황에서 석사 수준의 교원양성체제로의 전환은 쉽지 않은 문제이며, 실제적으로 전환의 필요성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이 선결되어야 한다. 오히려 한국형 교원양성체제의 도입도 고려해 볼 만하다.

 

이를테면 교원양성을 대학에서 모두 책임지고, 대학에서 모든 능력과 자질을 길러야 한다는 교원양성 정책기조에 대한 변화이다. 교육청에서도 교원양성에 관한 일정한 소임을 담당해야 하며, 교육청과 교원양성대학이 함께 참여하는 협력적인 교원양성기관(또는 기구)의 설립도 고민해 볼 만하다. 교원양성과정에 교육청의 지원·역할을 확대하고, 대학과 학교, 교육청 간 협력·연계의 강화를 담당할 이른바 ‘교사교육센터’의 설치·운영 등을 통하여 획기적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협력적인 교원양성체제를 통하여 예비교사 양성과정이 학교현장과 유기적으로 연계되고, 보다 질 높은 예비교사의 양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해묵은 과제 양성체제개편, 이번엔 성공할까

교원양성체제의 개편은 수십 년 전부터 끊임없이 논의되고, 검토되어 왔던 교육부의 ‘단골 과제’이다. 그러나 과거의 개편안이 ‘안(案)’에 머물 수밖에 없었던 것은 실행으로 옮기기에는 너무나 많은 난제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개편안을 수립하여 실제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난제들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단순히 교원양성체제만을 개편하는 것으로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도 어렵고, 개편의 당위성을 인정받기도 어렵다.

 

이번 개편안의 경우도 개편의 필요성과 방향성에서 관련 구성원들의 충분한 협의과정을 거쳐 수립되고 추진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교원양성체제의 개편은 교원정책과 결부 지어 문제점을 추출하고, 그 해결방안을 모색하여야 하며, 보다 미래지향적이고 현장적합성이 높은 교원양성체제의 구축을 위한 개편이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