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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100명 중 3~4명 당하는 금융투자사기, 예방법은?

 

[김은미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 전임연구원] 직간접적으로 경험해보지 않았다면 사기 피해는 본인과는 먼 이야기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뉴스 검색에 ‘투자사기’ 또는 ‘금융사기’ 키워드를 검색하면 각종 사기 피해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이 25세~64세 금융소비자 253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1월 27일부터 12월 13일까지 금융사기 경험 및 예방 교육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3.5%는 실제로 금융사기 피해를 입었고, 22.1%는 당할 뻔한 것으로 드러났다. 100명 중 약 3.5명이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사기 피해를 경험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경험한 피해 유형으로는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이 22.7%로 가장 많았고, 주식, 파생형 펀드 등 투자사기(15.9%)를 비롯해 유사수신 및 금융피라미드 사기(9.1%) 등 다양한 금융사기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이스피싱이 가장 흔하게 발생하고 있지만, 저금리·고령화 시대를 맞아 투자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만큼 투자사기 예방도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투자사기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영국 자산운용사 협회에 따르면 기존 금융회사나 유명 투자상품을 가장한 일명 ‘사칭 사기’가 올해 영국에서 약 300건 발생했으며 피해 규모도 400만 파운드(약 61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특히 300건의 대부분은 3월 초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진 이후 접수된 피해 신고였다고 한다. 그럼 투자사기 피해,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손자가 작성한 병법 서적인 ‘손자(孫子)’의 ‘모공편(謀攻篇)’에는 유명한 말이 나온다. 바로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다. 적과 아군의 실정을 잘 비교·검토한 후 승산이 있을 때 싸우면 백 번을 싸워도 결코 위태롭지 않다는 의미다. 금융투자사기 피해 예방도 마찬가지다. 사기꾼과 자신의 실정을 잘 알고 있을 때 사기 피해로부터 안전할 수 있다. 여기서 사기꾼의 실정을 아는 것은 사기꾼들이 사용하는 보편적인 수법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며, 자신의 실정을 아는 것은 평소 사기당할 가능성이 높은 행동들을 습관적으로 하고 있는지 아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기꾼의 수법과 나의 실정을 알았다면, 가능성을 낮춰주는 좋은 습관을 형성할 필요가 있다. 이제 구체적으로 하나씩 알아보자. 

 

사기꾼들이 보편적으로 쓰는 수법들 

 

미국 FINRA 투자자교육재단에서는 연구를 통해 금융사기 수법의 공통점을 찾아내고 예방책을 제시하고 있다. 연구결과에 따른 금융투자사기를 보면, 매번 수법이 바뀌어서 모두 다른 수법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공통된 부분 몇 가지가 있다는 것이다. 핵심은 무엇인가 뛰어난 수법이라기 보단 사람들의 ‘마음’을 빼앗는 전략이다. 몇 가지 공통된 수법 중 모든 금융투자사기에 적용되는 수법은 ‘부(wealth)에 대한 환상’이다. 사기꾼들은 원금보장은 물론이고, 원금의 몇 배를 벌 수 있다고 유혹하는데, 아마 이런 말에 처음부터 넘어가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다양한 수법을 이용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환상을 진짜인 것처럼 믿게 만든다. 

 

◆권위의 강조 및 출처의 신뢰성=‘귄위의 강조’란 이름난 회사에 근무하거나 전문가라고 강조하는 수법으로 고위 공무원 등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은 사람들과의 친분을 과시하는 것도 포함된다. ‘출처의 신뢰성’은 우수기업이라는 거짓 정보를 제공하거나 가짜 회사 소개서를 보여주고 믿고 투자하라는 수법이다. 

 

◆사회적 압력=이미 많은 사람들이 투자해 큰 수익을 얻고 있다고 강조하며, 다른 사람들도 하고 있으니 이건 당연히 해야 한다고 설득하는 수법이다. 

 

◆희소가치=마감됐지만 특별히 생각해서 투자 기회를 주겠다며 재촉하는 수법이다. 이처럼 좋은 기회는 다시는 오지 않는다며 투자 결정을 빨리 해야 할 것 같은 거짓된 분위기를 만들어서 성급하게 투자 결정을 내리도록 유도한다. 

 

공짜 점심·아는 사람 추천 경계해야

 

사기 수법 대해 알았다면 이제 나에 대해 아는 것이 필요하다. 과음을 하거나 흡연을 하는 것이 병에 걸릴 확률을 높이는 것처럼 금융투자사기를 당할 가능성이 높은 습관적인 행동들이 있다. 여기서는 중요한 몇 가지만 소개하도록 하겠다. 더 자세한 내용은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 홈페이지(www.invedu.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괄호 안에 해당하는 대답을 했다면 금융투자사기에 위험하다는 신호다. 

 

◆공짜 점심을 주거나 선물을 주는 투자 세미나 등에 참석한 적이 있나요?(예)=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자율규제기관(FINRA)에서 공짜 점심을 제공하는 세미나를 조사한 결과, 많은 세미나에서 금융상품 판매 행사가 있었고 오해할 소지가 있는 자료를 제공했으나 대부분 후원자가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으며, 잠재적인 사기와 연관된 경우도 15%나 됐다고 한다.

 

◆투자를 고려했던 주식이 거래소에 상장돼 있는지 확인해 본 적이 있습니까?(아니오)=비상장 주식은 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지 않아 가치를 평가하기 매우 어렵다. 또 보증기관 없이 개인적으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상장주식과 비교할 때 안전성이 떨어지며, 특히 원할 때 매도하기가 쉽지 않다. 비상장 주식은 상장 조건을 갖추지 못한 신생기업이 발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투자위험도 크다고 할 수 있다. 관련된 사기 수법을 살펴보면, 지금은 비상장이여서 매우 낮은 가격에 투자할 수 있으며, 곧 상장이 될 것이고, 상장되면 주가가 크게 오를 것이라며 투자자들을 현혹한다. 만약 투자하고자 하는 주식이 비상장 주식이라면 현재 비상장의 이유에 대해 확실히 알아본 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거래소 상장 여부는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동료, 친구, 이웃, 가족 등 아는 사람이 추천한 투자에 대해서 생각해 본적이 있나요?(예)=투자사기를 당한 미국 피해자들의 70%가 친구, 친척, 직장 동료 및 이웃 등 아는 사람의 추천을 받고 투자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람들은 아는 사람을 쉽게 믿는 경향이 있어서 아는 사람이 추천한 투자라면 객관적인 정보를 찾아보지 않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투자의사 결정을 내리기 쉽다. 아는 사람들도 사기꾼들한테 속은 것일 수 있으니 충분히 시간을 갖고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큰 이익 앞 충동 조절이 취약성 요인

 

평소 피해 가능성을 높이는 습관들을 알았다면, 이제 이러한 습관들을 개선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이 문제인지 알았더라도 개선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2014년 스탠포드 대학의 브라이언 너슨(Brian Knutson) 교수와 예일 대학의 그레고리 사마네즈 라킨(Gregory Samanez-Larkin) 교수가 발표한 연구결과(Individual Difference in Susceptibility to Investment Fraud)에 따르면, 금융투자사기 피해자들이 비피해자들보다 인지적 능력이 낮거나 위험추구성향이 높은 것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피해자들이 비피해자들에 비해 충동 조절 능력이 부족했으며, 특히 큰 이익이 걸린 상황에서 충동 조절이 잘 안 되는 것이 투자사기의 취약성 요인으로 분석됐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추론해보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사기꾼의 제안에 마음을 빼앗겨 급하게 의사결정을 내리지 말고, 충분한 시간을 보낸다면 사기 피해를 모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누군가의 투자 제안뿐만 아니라 금융상품에 가입할 때는 해당 상품의 설명을 듣고 그 즉시 가입하기보다는 일정한 시간을 두고 가족들과 상의하는 습관을 길러보자. 이런 습관은 충동적인 의사결정을 억제하고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금융투자사기를 예방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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