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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개학, 만약 EBS가 없었더라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 초·중·고교의 상반기 학교 풍경을 완전히 바꿔버렸다. 교육부가 코로나19로 인한 학사운영 파행을 막을 대안으로 택한 온라인 개학은 학교 휴업 이후 일선 학교에서 다양한 형태로 시도되던 원격수업을 정규수업으로 인정하는 길이 열리면서 가능해진 선택지다.

 

원격수업은 교수·학습활동이 서로 다른 시공간에서 이뤄지는 수업형태를 의미한다. 이에 따라 △실시간 쌍방향 수업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 △과제 수행 중심 수업 등이 모두 원격수업의 한 형태로 인정된다. 이 외에 교육감 또는 학교장이 별도로 인정하는 수업형태 또한 원격수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사상 초유의 대규모 원격수업 중심에 EBS가 자리했다. 시행 초기에는 접속 지연 등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지만, 이후 외신들도 칭찬할 만큼 놀라운 변화를 이뤄냈다. 무엇보다 EBS와 교육학술정보원에서 제공하는 플랫폼을 활용해 모든 학생이 일정 수준 이상의 서비스를 보편적으로 제공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는 IT 기술 중심으로 새로운 교육방법이 전면화됐고, 공교육에서 대규모 원격교육을 세계적으로 경험하게 된, 교육사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교육의 단위가 학교가 아닌 개인이라는 점이 부각된 점이다. 소위 개별화 교육이 가능해진 것이다. 개개인에 따라 특성화된 교육을 할 수 있는 논의가 가능해졌다.

 

한국교육은 이제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구분 짓게 됐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초·중·고 원격수업은 앞으로 진화를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호는 EBS를 중심으로 한 원격수업의 진행과정을 평가하고 발전적 방향을 자리를 마련했다. 교육현장 교사들은 EBS 원격수업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EBS 스스로는 어떤 방향으로 진화하고자 하는지, 그리고 이 같은 새로운 시도가 가져올 교육의 변화는 무엇인지 전망해 본다.

 

‘만약 EBS의 다양한 콘텐츠와 플랫폼이 없었다면, 온라인 개학과 수업은 꿈도 꿀 수 없었을 것’이라는 소리가 교육계에서 들려오고 있다. 공영교육방송인 EBS가 코로나19 이전부터 꾸준히 만들어놓은 다양한 콘텐츠와 플랫폼이 있었기에, 교사들도 과감하게 온라인 수업을 위한 준비에 뛰어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무방비상태로 다가온 온라인 개학, 효자 노릇 톡톡히 한 EBS

무방비상태로 다가온 온라인 개학으로 교육현장의 교사들은 멘붕(멘탈 붕괴)에 빠져버렸다. 준비할 시간도 부족했고, 변수 또한 워낙 많아서 일선 교사들은 온라인 수업을 위한 준비, 학생들 출결관리, 수시로 변화는 학사일정, 업무량 증가 등으로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교사뿐만 아니라 학부모와 학생들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온라인 개학과 수업을 대하는 태도는 두려움과 불안의 연장선에 함께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은 멈출 수 없기에’, 교사들은 온라인 개학과 수업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너나 할 것 없이 에듀테크에 대한 배움에 돌입하기 시작했고, 온라인 수업을 위한 집단지성과 동료성을 발휘하여 실시간 온라인 화상연수를 교육부·교육청·일선학교 교사들이 힘을 모아 개설하기 시작했다. 교사들은 차츰 자신에게 맞는 온라인 플랫폼과 디지털기기(디바이스)를 사용하는 리터러시 능력을 배양하기 시작했으며, 학교별로 다양한 전문적학습공동체 교사역량연수가 치밀하게 진행이 됐다. 그리고 그 중심축에 존재한 것이 바로 EBS 온라인 클래스와 EBS 방송채널, EBS 라이브방송이었다.

 

펜데믹 사태 속에서 학습 공백을 메워준 EBS 플랫폼

온라인 개학과 수업은 교사들에게도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길’이었다. 걱정도 있었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과 호기심도 있었다. 좌충우돌하며 상황을 극복해가는 모습은 우리 미래교육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교사로서의 책무성과 당위성’이었다.

 

온라인 수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교사들이 부딪힌 첫 번째 고민은 ‘과연 어떤 플랫폼을 채택해야 준비하는 교사는 물론 우리 학생들에게도 편리하고 유리할까?’였다. 학교마다, 혹은 교사마다 선택한 플랫폼은 똑같지 않다. 자신에게 맞는 플랫폼을 자유롭게 채택했기 때문이다. 필자는 여러 번 고민 끝에 ‘EBS 온라인 클래스’를 선택했다.

 

물론 EBS 플랫폼이 다른 플랫폼보다 월등히 뛰어나거나, 탁월한 능력이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라는 점, ▲기존 수업방식과 유사성이 높다는 점, ▲수업과 관련된 EBS 방송 강의 탑재가 편리하다는 점, ▲각종 초상권과 저작권에서 자유롭다는 점, ▲학생들의 가입이 쉽다는 점 등이 EBS 플랫폼을 선택하게 된 이유가 되었다. 즉, EBS 플랫폼은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수업과 비슷한 강의를 여러 번 반복해서’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드디어 온라인 수업이 시작되었고, 담임과 중·고교 수업을 담당하는 필자는 조·종례, 교과담당수업, 창의적체험활동 등은 원격화상연결프로그램(ZOOM) 또는 EBS 온라인 클래스 출결관리로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고, 그동안의 걱정을 한시름을 놓을 수 있었다.

 

초기에는 수많은 학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지만, 현재는 안정적인 플랫폼 운영으로 ‘갑자기 찾아온 펜데믹 사태 속에서’ 학생들의 학습 공백을 메워주고 있다. 무엇보다 온라인 수업은 처음의 우려와는 달리 면대면 수업에서는 할 수 없었던 다양한 시도들이 가능했으며, 학생들은 디지털 영상자료를 활용하여 참여와 의견제시 등을 통해 쌍방향 수업의 소통과 공감이 가능했다. 따라서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활용한 학교 단위의 원격교육 시스템을 보완·개선한다면 미래교육을 교사의 힘으로 더 앞당길 수 있지 않을까?

 

 

포스트 코로나 시대, 따뜻한 감수성을 무장한 EBS가 되길

하지만 미래교육을 최첨단 에듀테크로 장착하는 것만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 학생들이 삶과 앎을 학습과 연계하여 ‘살아가는 힘을 키우는 것’이 교육이기 때문이다. 실제 코로나19 상황에서 새롭게 제작한 콘텐츠들과 기존에 제작된 콘텐츠들은 교육과정에서의 수업 진도를 맞출 수는 있었지만, 학생들의 정서적·심리적 측면에서 배움을 전달하는 콘텐츠는 부족했다. 따라서 EBS는 앞으로 학습 관련 콘텐츠는 물론 자라나는 학생들이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공감·소통·협력·상생·인성·감수성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제작하여 미래교육의 영원한 동반자이면서 보완재 역할을 해주었으면 한다.

 

특히 온라인 수업이 두세 달 지속되면서 학생들은 조·종례와 수업을 듣느라 하루 6~7시간, 수업과 관련된 과제해결을 위해 3~4시간 등 거의 10시간 이상을 컴퓨터 앞에서 지내고 있다. 또한 선생님이나 친구들과의 제한적 소통으로 불안하고 우울하고 힘든 시간을 지내면서 마음의 병이나 상처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EBS에서 학생·교사·학부모의 마음까지 살펴줄 수 있는 콘텐츠 제작에 애써주었으면 한다.

 

이와 더불어 EBS는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재의 성격을 지니고 있는 만큼, 모든 학생이 배움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공영교육방송인 EBS가 학교밖청소년, 특수교육 학생, 다문화 학생, 새터민, 중도입국 학생, 기초학력미달 학생 등을 위한 배려있는 프로그램 제작 및 보급에 나선다면 교육소외계층을 위로하고, 치유하며, 교육하는 ‘힐링의 동반자’ 역할을 톡톡히 해줄 수 있을 것이다.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자극적이고, 대중적이고, 흥미로운 방송을 추구하는 콘텐츠는 많다. 학생들의 성적과 학습의욕을 높이기 위한 콘텐츠 역시 많다. 하지만 사춘기로 성장통을 심하게 겪고 있는 청소년들의 예민한 감수성과 고민을 다루는 콘텐츠는 찾아보기 어렵다. EBS가 청소년들의 따뜻한 힐링 파트너가 되어 ‘학습적 측면’과 ‘정서적 측면’을 모두 어루만져주는 ‘진정한 교육방송’이 되어 주기를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