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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제도 개편을 통한 직업계고 기능경기대회 정상화

직업계고 학생들도 직업인 아닌 학생, 학습권.건강권 보장해야

그동안 무리한 운영으로 각종 문제점이 지적돼 온 직업계고(특성화고·마이스터고 등) 기능경기대회가 전면 개편될 전망이다. 교육부와 고용노동부는 기능대회 운영방식을 개선해 과열 경쟁을 완화하고 비공식적으로 운영되던 기능반은 정규 동아리로 전환해 야간교육과 휴일교육·합숙교육 등을 금지하기로 했다. 최근 교육부와 고용노동부는 공동으로 이런 내용을 담은 '기능경기대회 운영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제8차 사회관계장관회의를 거쳐 확정했다.

 

사실 기능경기대회는 기능인의 사기앙양과 근로의욕의 고취를 목적으로 심신의 건전화 및 기술수준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행사를 말하는 것으로, 지방기능경기대회, 전국기능경기대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 등이 있다. 전국기능겅기대회는 올해 제55회 대회를 맞아 오는 9월 전북 군산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전국기능경기대회는 1등급 중 최고상에는 대통령상, 국무총리상을 수여하는 전통 있는 경기대회다.

 

교육부와 고용노동부의 기능대회 개선 방안은 과열 경쟁, 종목의 산업 현장성 부족, 입상자 취업 저조 등 기능대회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기능대회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학습권과 건강권을 보호하는 데 중점을 뒀다. 특성화고(직업계고)도 보통교육 학교라는 점도 감안했다.우선 기능대회 준비반인 기능반 운영기준을 마련하는 등 기능대회 준비·기반 여건을 개선하기로 했다. 단위학교에서 우수학생을 뽑아 비공식적으로 운영하던 기능반을 정규 '전공심화 동아리'로 전환·운영하도록 했다.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지도교사를 배정하고 전공심화동아리 운영계획을 수립한 후 체계적으로 운영토록 준거도 마련됐다.

 

학생들의 전공심화동아리는 공개모집을 통해 입·탈퇴를 자유롭게 열어놓도록 했다. 향후 기능대회 준비를 위한 전공심화동아리는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과 방과후에 운영하는 것이 원칙이다. 기능반 학생도 반드시 정규 수업에 참여해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전공심화동아리는 기능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오후 10시 이후에 야간교육, 휴일교육, 합숙교육 등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정규 교육과정 정상화와 기능대회 준비 등을 함께 정상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학생 개인에 대한 정기·수시 상담을 실시하고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위(WEE)클래스 등을 통해 상담 치료를 실시하는 등 심리방역도 강화한다. 관리청인 시·도교육청에서는 학생의 권익침해를 예방하기 위해 전공심화동아리 운영을 정기(연 2회)·수시 관리·감독하고, 제반 운영비와 재료비 등을 지원한다. 모니터링과 사후조치 등을 위해 산업인력공단에 공익신고센터도 설치·운영한다. 한편, 기능대회의 과도한 경쟁구조를 완화하기 위해 운영방식도 개선한다. 과제 출제를 문제은행 방식으로 전환하고 2년 단위로 사전에 공개한다. 종목별로 20개 안팎의 과제를 공개하고 대회 당일 1개 문제를 출제하는 방식이다. 지금은 종목별로 1~2개 과제를 제시하다 보니 학생들이 특정과제를 반복적으로 훈련해야 해 창의력과 현장적응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참가 선수 선발 방식도 개편한다. 현재까지는 지방대회 1~3위 입상자가 전국대회에 참가해 왔다. 내년부터는 지방대회 1·2·3위 외에 우수상 입상자에게도 전국대회 참가자격을 부여한다. 지방대회 경쟁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2022년부터 국제대회 출전자를 뽑는 국가대표 선발전도 전국대회와 통합해 개최할 계획이다. 현재는 전년도와 당해 연도 전국대회 1·2위를 대상으로 국가대표 선발전을 별도로 치러왔다. 앞으로는 전년도 1·2위가 전국대회에 참가하게 해 별도의 평가전 없이 전국대회만으로 국가대표를 선발한다.

 

장기적으로는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단계적으로 지방대회와 전국대회를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대회 개최 시기도 방학기간으로 조정해 학기 중 학생들의 학습권과 단위학교의 교육과정 정상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정책연구와 의견수렴, 법 개정 등을 거쳐 2022년부터 지방대회는 2월말, 전국대회는 8월 말 치르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전국대회도 경쟁과열 요소로 지적되는 시·도별 종합순위 발표를 폐지하고 국제기능올림픽대회 방식의 일정 점수 이상의 경우 '공동메달제'를 도입한다. 상금 위주 포상을 개선하기 위해 상금도 금메달은 12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은메달은 800만원에서 600만원으로 축소한다. 한편, 기능대회의 수준과 현장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포함됐다.

 

아울러 기능대회와 취업 연계성을 높이기 위해 3D프린팅, 드론, 사이버 보안, 사물인터넷(loT) 등 신산업 분야 직종을 신설하고 취업 연계성이 낮은 직종의 종목은 폐지하는 등 운영 직종을 개편한다. 또한, 대회를 학생부와 일반부로 분리한다. 학생부는 학교수업과 연계한 축제의 장으로 만들고, 일반부는 수준 높은 지식과 역량을 측정해 대회 수준을 높일 예정이다. 학생 중심으로 기능대회가 운영되면서 대회 수준이 정체되고 국제기능올림픽에서도 불리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문제점을 개선키로 한 것이다.

   

기능대회 참여 환경과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학생들이 학교 밖에서도 기능경기대회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숙련기술진흥원에 '기능경기 특별반'을 운영한다. IT 네트워크 시스템 등 29개 직종에서 연간 2000명을 대상으로 2월부터 8월까지 운영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대회 종료 후 취·창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우수기업과 일자리 업무협약(MOU) 체결, 기업의 기능대회 참관 확대, 전국대회와 연계한 취업박람회 개최, 해외취업 알선 등 기능대회 입상자와 참가자에 대한 취업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교육부와 고용노동부의 기능경기대회 제도 개편은 만시지탄이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동안 직업계고의 기능경기대회 과열경쟁으로 학생들이 자살하거나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는 등 부작용이 속출했었다.

 

특히 기능경기대회 준비 학생들이 정규 교육과정과 수업에 반드시 참여하고 야간·휴일·합숙 교육 등을 제한해, 학생들의 학습권과 건강권을 보장한 것은 매우 바람직한 결정이다. 보통 교육 기간의 학생들이 고교생들이 정규 교육과정과 수업을 방관하고 오직 ‘기능경기대회 선수’로 활동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한 조치도 매우 현실적이다.

 

다만, 앞으로 교육부와 고용노동부는 직업계고 학생들이 학습-자격-취업 등이 상호 유기적으로 연계되도록 제도를 현실에 맞게 개편해야 할 것이다. 특히 직업계고 학생들의 ‘선취업 후진학’ 제도도 현실에 알맞게 개편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기능경기대회 입상자들의 후속 취업과 추수지도 시스템도 개편해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과 자격증 제도도 손봐야 할 것이다. 직업계고 학생들도 엄연히 직업인이 아니고 보통교육을 받는 학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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