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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무대 위에 피어난 예술가의 삶

인생은 짧고 예술은 영원하다고 했던가. 몇백 년 전에 탄생한 음악과 시가 여전히 생동하며 2020년 우리의 가슴에 울림을 선사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는 과장된 말이 아닌 듯 싶다. 이렇듯 세기를 뛰어넘는 생명력을 가진 작품을 탄생시킨 예술가들은 삶의 궤적 또한 자신의 작품만큼이나 비범했다. 이번 달에는 두 명의 천재 예술가들의 인생에서 드라마틱한 순간을 포착한 작품들이 무대 위에 오른다.

 

 

뮤지컬 <난설>

 

<홍길동전>을 지은 허균의 누나. 조선 중기의 천재 시인 허난설헌은 자신의 작품보다 남동생의 이름으로 소개되곤 했다. 뮤지컬 <난설>은 그의 삶과 시(詩)에 오롯이 집중한 창작뮤지컬이다. 주인공인 허초희는 여성의 사회 활동이 사실상 금지되다시피한 조선시대에 스스로 ‘난설헌(蘭雪軒)’이라는 호를 짓고 작품활동을 이어간 인물. 
 

그의 시는 당시 명나라의 사신 주지번에게 “난설헌의 시는 속된 세상 바깥에 있는 것 같다. 그의 시는 모두 주옥 같다”는 극찬을 받았으며, 일본에까지 이름이 알려질 정도였다. 작품은 동생인 허균과 스승인 이달, 두 지음(知音)의 대립되는 관점에서 당대 시대상과 난설의 시 세계를 들여다 본다. 난설을 애정으로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두 인물의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게 만드는 연출은 관객들이 난설을 좀 더 입체적으로 이해하게 만든다. 특히 허균의 입을 빌려 표현되는 인간 허초희가 겪는 사건들은 당시 자유롭게 목소리를 내는 것은 물론, 자신의 존재조차 드러내기 어려웠던 여성의 지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작품에는 허난설헌의 시 중 5편-견흥(遣興), 상봉행(相逢行), 가객사(賈客詞), 죽지사(竹枝詞), 유선사(遊仙詞)와 유일한 산문인 광한전백옥루상량문(廣寒殿白玉樓上樑文)이 노랫말로, 국악과 피아노가 어우러진 음악과 함께 되살아난다. 창작뮤지컬 <리틀잭> <광염 소나타> <홀연했던 사나이> 등을 작곡한 음악 감독 다미로는 국악의 느낌을 살려 시대 배경과 조화로운 넘버를 완성해냈다. 타이틀 롤에는 지난해 초연에서 난설 역을 맡았던 정인지와 더불어 배우 안유진과 김려원이 새롭게 캐스팅됐다.  
 

용한 옥경선 작가의 유려한 노랫말에 작곡가 다미로의 국악적인 느낌을 살린 아름다운 선율이 더해진 음악, 2019년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문 <젊은연극인상> 수상 후보에 이름을 올린 이기쁨 연출, 수려한 안무로 호평받은 류정아 안무감독 등 초연의 창작진들이 최고의 무대를 만들기 위해 다시 뭉쳤다.

 

6.30-9.6 | 대학로 콘텐츠그라운드 

 

 

뮤지컬 <모차르트!>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그가 음악계에 남긴 족적이야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조금 ‘오버’를 보태자면 그의 고뇌와 음악세계를 그린 뮤지컬 <모차르트!>가 한국 뮤지컬계에 남긴 흔적도 결코 적지 않다. <엘리자벳> <레베카> <더 라스트 키스> 등 한국 관객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는 유럽 뮤지컬의 흥행을 처음으로 이끈 것이 바로 <모차르트!>이기 때문. 올해는 작품이 한국 초연 10주년을 맞이하는 해인 만큼 제작사와 창작진은 어느 때보다 화려하고 꼼꼼하게 공연을 준비 중이다.
 

<모차르트!>는 지난 10년간 끊임없이 진화를 거듭하며 세 가지 버전으로 공연됐다. 이번 공연은 2010년 초연과 2011년, 2012년 연출을 맡은 유희성이 예술감독으로, 2014년에 새로운 연출을 선보인 아드리안 오스몬드가 연출가로 참여한다. 그는 “각 시즌의 가장 좋았던 점을 한데 모은 공연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 넘치는 포부를 밝힌 상태. 공연의 창작진 또한 ‘올스타’라고 칭하기에 아깝지 않다. 초연부터 매 공연의 의상과 분장, 가발을 맡은 의상디자이너 한정임과 분장디자이너 김유선을 비롯해 음악감독 김문정, 무대 디자이너 서숙진 등 뮤지컬계에서 내로라하는 스태프가 총출동할 예정이다. 
 

<모차르트!>는 뮤지컬 스타를 탄생시키는 등용문으로도 명성이 높다. 타이틀롤인 모차르트 역을 맡은 배우는 한 회 공연을 마치면 체중이 2~3kg 감량될 정도로 엄청난 체력 소모를 요구하면서도 고난이도의 가창력과 연기력이 필요한 역할이기 때문. 그동안 박효신, 박건형, 이지훈, 전동석, 규현 등이 작품을 통해 뮤지컬배우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톡톡히 드러냈다. 
 

이번 공연에서 모차르트 역을 맡을 주인공은 바로 김준수·박은태·박강현. 김준수는 10년 전 초연 무대에서 뮤지컬에 데뷔한 만큼 작품에 남다른 애정을 가진 배우. 이 작품을 통해 앙상블에서 처음 주연으로 발탁되는 드라마틱한 사연을 가진 박은태는 한국에서 가장 많은 회차에서 모차르트를 연기한 배우이기도 하다. 몇 년 만에 뛰어난 신예에서 탄탄한 주연으로 성장한 박강현은 처음 작품에 참여하는 만큼 어떤 모습의 모차르트를 탄생시킬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은아 공연칼럼니스트

 

6.11-8.9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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