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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이슈 2] 교실 밖 교실, 아웃도어에서 배운다

아웃도어 교육은 우리에게 아직 익숙하지 않은 용어이지만, 많은 선진 사회의 교육체계 속에서 적극적으로 시도되며 보급되고 있다. 자연으로 나아가 그 속에서 다양하며 실질적인 경험을 통해 성장과 발달, 학습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웃도어 교육이며 그 방법과 형태는 넓고 다양하다. 숲과 들판, 바다와 강에서 생동감 넘치는 경험을 하는 것이 사람을 성장시키는 훌륭한 방법임을 이미 잘 알고 있지만, 그것을 교육이라는 구조화된 체계 안에서 시도하는데는 발걸음을 제대로 떼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우리가 처한 여러 가지 상황, 그리고 우리가 가진 교육에 대한 태도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루아침에 이 상황이 바뀌거나, 태도를 극적으로 전환할 수는 없겠지만, 진지한 관심을 가지고 지속해서 노력한다면 조금씩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아웃도어 교육을 현장에서 수행하는 실무자로서 늘 이러한 교육이 더 많은 사람에게 제공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이번 글을 통해 여러 다른 나라의 사례를 소개하며, 교육현장의 더 많은 선생님이 관심을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싱가포르의 아웃도어 교육 마스터 플랜

도시 국가인 싱가포르는 그야말로 작은 국토에 자연 자원이라고는 가지고 있지 않은 나라다. 때문에 시민들의 수준과 능력이야말로 이 사회를 발전시키는 유일한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싱가포르 정부에서 추진하는 아웃도어 교육 마스터 플랜을 통해 그 사회의 교육에 대한 관점의 일부를 발견할 수 있다.

 

2016년 싱가포르 교육부는 언론 자료를 통해 ‘아웃도어 교육을 통해 튼튼하고 강한 청소년을 키우는’ 것을 마스터 플랜의 목표로 밝혔으며, 아웃도어 교육이 ‘결코 교실의 교육으로 대체할 수 없는’ 중요한 가치를 만들어낸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 가치는 자신감과 활력, 다양성의 수용, 동료애의 발달, 책임감 있는 시민의식, 싱가포르에 대한 애정, 활동적이며 건강한 생활 방식을 배워 나가는 것을 말한다.

 

올해부터 싱가포르의 전 학교를 대상으로 시행되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세컨더리 스쿨(전체 6년 과정, 13~18세)의 3학년 모든 학생들은 5일간의 아웃도어 교육 과정에 참여하게 된다. 이 기간 동안 참가하는 청소년들은 스스로 무거운 배낭을 메고, 열대의 숲을 걷고, 직접 밥을 짓고 텐트를 쳐야 하며, 카약을 타고 싱가포르의 바다를 항해해야 한다.

 

이 마스터 플랜의 프로그램 수행은 아웃워드 바운드 싱가포르(Outward Bound Singapore, 줄여서 OBS)에서 도맡게 된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마스터 플랜을 위해 싱가포르는 청소년들에게 단계적으로 아웃도어 교육을 제공해 나가는 준비를 시행해 왔다. 2014년부터는 체육 수업을 통해 야외 활동에 대한 기초적인 훈련이 이루어지도록 하였으며, 또한 초등학교 고학년과 세컨더리 저학년 동안 아웃도어 캠프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일본의 자연 학교 프로그램

우리나라의 교육부에 해당하는 일본의 문부과학성은 1996년 중앙교육위원회에서 발표한 ‘21세기 일본 교육의 전망’이라는 자료를 통하여 삶과 자연, 사회에 대한 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으며, 이보다 훨씬 앞선 1957년에도 이미 당시 문부성의 건강체육교육위원회는 ‘청소년의 야외 활동을 다시 활성화’하는 정책을 표방하였다. 이러한 정부의 교육정책은 청소년들에게 아웃도어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시설을 전국적으로 설립하며, 동시에 학교의 프로그램, 지방 정부 및 민간 부분을 지원하는 것으로 구현되고 있다. 그 결과 현재 일본 전역에는 중앙 정부에서 운영하는 28개의 아웃도어 교육 센터들이 운영되고 있으며, 이러한 센터에서 청소년들은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 문화, 환경 생태 교육에 참여할 수 있다.

 

지역 단위의 프로그램도 활발하게 진행되는데, 예를 들어 중남부의 효고현 정부는 현 내의 모든 초등학교 5학년 청소년들이 6일 동안 참가하는 ‘자연 학교’ 프로그램을 1991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2016년에는 효고현에 위치한 754개 학교에 이 프로그램을 시행하기 위하여 모두 약 3.9억 엔(약 42억 원)의 지원 예산을 배정하였다. 이외에도 문부과학성은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1984년부터 ‘자연 교실 지원 계획’을 수립하여 학교가 아웃도어 프로그램 기간을 일주일 이상으로 늘리도록 재정 지원하는 정책을 실행하였는데, 이를 통해 1997년까지 1,600여 학교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였다. 또 1992년부터는 비록 한시적이기는 하였으나, 학교의 아웃도어 프로그램 기간을 10일 이상으로 늘리는 지원도 시행되었다. 1997년부터는 매년 여름 7월 20일부터 8월 19일까지 한 달 동안 아웃도어 프로그램의 참가를 장려하고 촉진하기 위한 정책도 추진되었다.

 

 

뉴질랜드의 교실 밖 교육

‘교실 바깥에서의 교육(Education Outside The Classroom, EOTC)’은 뉴질랜드 학교 교육에서 아웃도어 교육을 포함하여 교실 바깥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종류의 경험 교육을 포괄하는 용어이다. 뉴질랜드 교육부는 ‘뉴질랜드 국가 교육의 비전은 결코 교실 안에서의 교육만으로는 성취될 수 없다’고 명확히 밝히고 있으며, EOTC의 의미와 필요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학생들이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해서 자신감을 가지게 하려면 그런 정체성을 강하게 느낄 수 있는 환경에서 학습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 청소년들이 땅과 환경에 연결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학교의 담장을 넘어서 학습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 학생들이 삶의 다양한 상황에 적극적으로 관계하고, 뉴질랜드 사회의 웰빙에 기여토록 하려면 학교에서부터 그와 같은 사회적인 노력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 학교는 학생들이 성장한 후에 참여하도록 준비시키는 곳이 아니며, 학생들은 다양한 사회의 상황에 참여할 수 있는 능력을 이미 갖추고 있다. 필연적으로 EOTC는 일반적인 학습의 범위를 넘어서며 장차의 배움으로 이어지는 통로가 될 것이며, 커리큘럼은 지속 가능성, 시민의식, 세계화와 기업의식 같은 미래 지향적인 사회 주제를 강조하여 다루어야 한다’, 이 선언은 너무도 명쾌하게 교육의 가치를 잘 담아내고 있다.

 

뉴질랜드의 교육체계 속에서 EOTC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우선 아웃도어 교육은 건강과 체육의 핵심 7개 부문 가운데 하나로 다루어지고 있어서 학생들에게 야외 활동의 기본적인 것들로부터 시작하여 다양한 아웃도어 경험을 가지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사회, 과학, 환경, 역사 등의 과목에서도 현장 학습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며 이 역시 EOTC의 분야이다.

 

뉴질랜드는 5세부터 시작되는 8년간의 프라이머리 스쿨, 그리고 5년간의 세컨더리 교육으로 국가 교육이 이루어지는데, 아웃도어 교육은 프라이머리와 세컨더리에서 모두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교사 대상 조사 결과를 보면, 아웃도어 교육은 ‘그룹 팀워크, 자존감, 타인에 대한 배려, 안전 의식, 책임감’ 등을 발달시키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와 같은 가치는 건강을 증진시키거나, 자연에 대한 이해와 애정을 높이는 것을 넘어서서 아웃도어 교육이 청소년들을 정서적으로 발달시키며, 사회관계를 향상하는데 큰 효과가 있음을 다시 한번 알려주는 것이다.

 

미국 오리건주의 아웃도어 학교 법안

지난 2016년 11월 미국 북서부 오리건주 의회는 ‘오리건 아웃도어 학교 복권기금 계획’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오리건의 모든 5~6학년 청소년들이 1주일 동안 아웃도어 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주 정부의 복권 기금에서 매년 2천2백만 달러, 약 250억 원을 확보하여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오리건의 아웃도어 학교 프로그램은 이미 지난 1957년부터 메드포드 지역에서 시험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하여 63년의 역사를 가진 유서 깊은 교육 프로그램으로, 초등학교 5~6학년 청소년들이 아웃도어 스쿨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기초적인 야외 활동, 생태와 환경 학습을 수행한다. 현재는 해마다 약 2만 7천 명의 학생들이 참가하고 있는데, 이번 법령은 오리건주의 5~6학년 약 55,000명 전체를 프로그램에 참여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숲속이나 바닷가의 캠프 시설에서 지내는 동안, 자연 속에서 지내는 데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익히면서 자유롭게 지내게 된다. 또한, 강물을 채집하여 수질을 검사해 보고, 수생 생물들을 관찰 기록하고, 숲의 식물들을 알게 된다. 즉, 이 프로그램은 전통적인 아웃도어 교육의 모델과 과학, 생태, 문화 교육을 통합한 형태의 프로그램인 것이다.

 

학교 교육은 현대 교육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따라서 우리 사회는 어떠한 가치를 전달하고,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대해서 공동의 질문을 진지하게 던져야 한다. 대학은 결코 우리 교육의 궁극적인 지향점이 될 수 없다. 우리는 당연히 지식과 기술을 가르쳐서 미래사회에 대비해야 하며, 동시에 공동체에 필요한 가치를 깊이 있게 공유해야 한다. 우리는 사회의 주인공이 될 자녀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어떠한 가치를 전달할 것인가에 대해 성실하게 질문을 던지고 냉정하게 답을 해야 한다.

 

자연 속에서 청소년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것, 그 속에서 성장하도록 하며, 그 시간 속에서 자연, 그리고 사회와 관계를 맺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속에서 자신에 대해서 깨닫도록 하고, 사람들과 함께 지내고 노력하는 것의 가치를 익혀야 한다. 숲과 들, 산과 강, 갯벌과 바다를 다니면서 그것의 아름다움과 조화로움, 풍성함, 그리고 안타까움을 몸으로 익혀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 자신, 사회와 결코 동떨어질 수 없는 부분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영국 국회의 ‘청소년, 학교와 가정 위원회’는 2005년에 이어서 2010년 보고서를 제출, 발간하였다. ‘교실 밖 교육의 혁신’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는 자연 속에서 보내는 시간이 육체, 정신 건강을 증진시킬 뿐만 아니라, 다양한 교육적 효과를 가지고 있음을 밝히고 있으며 각 교육 주체들이 이를 중요한 커리큘럼으로 다루도록 강력히 권고하며 동시에 정부의 재정 지원을 포함한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강구하고 있다. 이와 같이 아웃도어 교육을 공교육의 중요한 주제로 다루려는 노력은 여러 선진 사회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으며, 훌륭한 사례들이 끊임없이 발표되고 있다. 이제는 우리 사회도 이에 대해 걸음을 제대로 내딛기 시작해야 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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