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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준비 안 된 ‘온라인 개학’에 현장 혼란 

플랫폼·서버 등 준비 안 돼
교육 격차 해소 대책 부족
‘가정 방문 검토’ 논란 키워
통신비 등도 교사에게 부담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교육부가 현장에서 제기된 여러 문제점에 대한 보완책 없이 온라인 개학 방침을 발표하자 학교 현장은 일대 혼란에 빠졌다.

 

교육부는 지난달 31일 오후 2시 순차적 온라인 개학 방침을 발표했다. 그러나 같은 시각 학교 현장에서는 30분 정도 일시적으로 EBS 온라인 클래스 접속이 지연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학교에 따라 ‘사이트에 연결할 수 없음’ 표시가 뜨거나 ‘일시적인 장애로 인해 원하는 화면으로 이동하지 못했습니다’라는 안내창이 뜨는 등 학교의 모든 기기가 접속이 아예 안 되는 경우도 발생했다.

 

서울의 한 고교 교사는 “온라인 개학 플랫폼으로 정부가 제시한 EBS 온라인 클래스가 정작 개학을 앞두고 준비가 덜 된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면서 “준비되지 않고 조급함만을 보여주는 교육 당국이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게 될까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준비 부족은 특정 플랫폼의 문제만은 아니다. 교사마다 사용하는 플랫폼이 다른 상황은 학생들에게도 혼란을 주고 있다. 부산의 한 고교 교사는 “접속이 되더라도 상당 시간 지연된다면 실시간 수업은 불가능하다”면서 “사용하는 플랫폼도 교사마다 제각각이어서 학생들도 혼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이상수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관이 “초반에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제는 준비가 됐다”던 학생들의 접근성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다. 한 광역시의 초등학교에서는 담임교사가 모든 가정에 전화를 돌렸는데도, 온라인 학급방에는 28명 중 7명밖에 접속하지 않았다.

 

매번 각 가정에 연락해 접속하도록 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효과마저 저조한 것이다. 수업 인정 기간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도 교육격차에 대한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실제로 온라인 수업 관련 전화를 받은 학부모가 “그거 꼭 들어야 하냐”고 반문하거나, 아예 온라인 접속을 할 줄 모르는 조부모와 살거나 부모가 맞벌이인 경우에는 사실상 참여 자체가 힘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비용도 문제다. 교사들은 원격교육과 학생 건강 상태 확인 등을 위해 학급 학생 모두에게 자비로 전화를 하고 있는데 온라인 개학을 하게 되면 전화 횟수는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교육 당국의 인식도 문제다. 현장 교원들은 스마트 기기 부족 이전에 온라인 학습 여건이 안 되는 가정이나 자기주도학습 능력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발생하는 학습 격차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지만, 교육부는 “기기를 지원해주겠다”는 답변만 하다가 뒤늦게 갑자기 ‘가정 방문 학습’ 검토를 꺼내 들었다.

 

현장에서는 “택배 기사에 이어 학습지 교사까지 해야 하냐”는 비판이 쇄도했다. 무엇보다 교사들의 안전은 물론 순회를 통한 감염 확산 위험을 고려하지 못한 조치라는 지적이 나왔다. “가정 방문으로 수업할 거면 등교 개학과 다를 바가 없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이날 교육부 교원정책과에서 보낸 ‘개학 준비 기간 및 온라인 개학 시 복무 관련 사항 안내’ 공문도 논란에 불을 지폈다. 학교 정상 출근 후 업무 수행을 원칙으로 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이 지침에 대해 현장에서는 “좁은 학교에 모든 교사를 출근하도록 하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한 고교 교사는 “전 세계적인 감염병은 교사도 피해 가냐”며 교육 당국의 인식을 질타했다.

 

식사 문제도 교사들에게는 고충이다.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아서 급식을 안 하는 학교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