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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경영

감사를 통해 알아보는 학교폭력 사안처리 부적정 사례

 

영화 ‘베테랑’에서 유아인이 연기한 조태오는 “문제 삼지 않으면 문제가 안 되는데…. 문제를 삼으니까 문제가 된다 그랬어요”라고 했다. 학교폭력 관련 민원이 그렇다. 문제를 안 삼으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데 문제를 삼으면(민원이 제기되면) 문제가 된다. 교육청 감사에서 지적을 받은 학교폭력 사안처리 부적정 사례를 살펴보자.

 

학교폭력 선도위원회 처리 및 학교생활기록부 삭제 부적정

 

● 인성교육부장 교사 ○○○은 2014년 3월 17일에 접수된 학교폭력사안(건명: ‘장난으로 시작된 괴롭힘’, 대상자: 2학년 ○○○, 2학년 ○○○)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서 심의하지 아니하고 선도위원회를 개최하여 ○○○는 교내봉사 5일, ○○○은 교내봉사 3일로 징계처분한 사실이 있고,(선도위원회 회의록 없음, 징계대장에서 징계처분내용 확인)

 

● 2015년 2월 9일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통해 2014학년도 졸업생에 대한 학생부 학교폭력조치사항[대상: 3학년 ○○○(제3호, 제5호, 제6호 처분), 3학년 ○○○(제8호 처분)] 기록 삭제여부를 심의받으면서, 학생부 학교폭력 조치사항 삭제를 위한 심의 필수자료(학급담임교사 의견서, 가해학생 특별교육 이수증, 학부모 특별교육 이수증, 자기의견서)를 구비하지 않았고, 심의보고서도 작성하지 아니하고 담임교사 및 해당학생, 해당학생 학부모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 참석하여 진술한 내용만으로 심의를 받은 후 학교폭력조치사항을 삭제 처리한 사실이 있다.

 

● 교장 ○○○, 교감 ○○○은 위와 같이 인성교육부장 교사 ○○○이 학교폭력 관련 업무를 소홀히 하였음에도 이를 지도·감독하지 못한 사실이 있다.

 

학교폭력 사안은 반드시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따른 절차대로 처리하여야 한다. 학교폭력 사안을 선도위원회에서 처리하는 것은 「학교폭력 사안처리 가이드북」에서도 금지하는 사안처리 절차 위반 사항이다. 특히 특목고나 자사고에서 학교생활기록부 기재를 회피하기 위하여 학교폭력을 선도위원회에서 처리하는 사례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법률 개정으로 학교장 종결 절차가 생겼으며, 2020학년도부터는 1, 2, 3호 조치는 1회에 한하여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지 않도록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이 개정될 예정이므로 학교폭력 사안을 선도위원회에서 처리하는 사례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위 사례에서는 학교폭력으로 접수된 사안을 선도위원회에서 심의하여 관련 학생들에게 각각 교내봉사 5일, 교내봉사 3일의 징계를 하였다. 아마도 쌍방폭력이라 서로 상대방에 대한 조치를 원하지 않아 선도위원회에서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

 

2019학년도까지의 관련 지침에 따르면 학교폭력 가해학생 조치사항은 모두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된다. 다만 1, 2, 3, 7호는 무조건(횟수·시기와 관계없이) 졸업과 동시에 삭제되며 4, 5, 6, 8호는 졸업 2년 후 삭제가 원칙이나, 요건을 충족하면 자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졸업과 동시에 삭제 가능하다. 심의 요건은 ①졸업 전까지 6개월이 경과되었을 것 ②학교폭력 재발이 없을 것 ③필수제출자료(담임교사 의견서, 가해학생 특별교육 이수증, 보호자 특별교육 이수증, 자기의견서)의 누락이 없을 것이다. 위 사례에서는 필수제출자료를 구비하지 않고 심의보고서도 작성하지 않고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사항을 삭제하였다. 위 학교는 두 가지 사항으로 교장, 교감, 인성교육부장이 ‘주의’ 처분을 받았다.

 

학교폭력 축소·은폐 및 무고

 

● 평소 장애를 가진 자녀가 같은 학급 학생들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 피해를 입은 것에 대하여 해당학교 교사이자 학부모인 피해여교사(이하 ‘피해여교사’라 한다)는 교장에게 학교폭력 신고의사를 표명하였으나, 교장의 만류로 신고를 하지 못했다.

 

● 하지만 자녀의 고통이 지속되자 피해여교사가 더 이상 견디지 못해 공식적으로 학교폭력을 신고하자 학교폭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교장·교감이 부적절한 영향력을 미친 사실은 물론 일부 동료교사들도 교장·교감의 눈치를 보고 학교폭력 조사를 소홀히 하였으며, 심지어 피해여교사를 성희롱·성추행 가해자로 무고하여 학교폭력 신고를 무마하려고 한 정황까지 모두 확인하였다.

 

● 특히 피해여교사를 성희롱·성추행 가해자로 무고한 것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담임교사와 연인관계로 지내는 남자 A 교사는 자신의 연인인 담임교사가 피해여교사의 학교폭력 신고로 인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분노하여 교장에게 피해여교사를 대상으로 성고충을 거론했다.

 

● 이에 교장이 ‘교장은 성희롱 신고의무자다. 교장이 인지하면 접수된 것이다. A 선생님의 의견을 존중한다’며 남자 A 교사에게 피해여교사를 대상으로 성고충 신고를 하게끔 부추기는 것을 시작으로 교장·교감 등 관련자들이 조직적으로 가담하여 남자 A 교사는 3차례에 걸쳐 자신에게 유리하게 목격자를 변경하며 고충신고서를 만들었다.

 

● 또한 담임교사는 교장·교감의 지시에 따라 고충신고 접수기안을 무려 4차례에 걸쳐 회수하거나 재작성하였으며, 사실과 다른 허위 상담일지를 작성하여 근거자료로 이용했다.

 

● 결국 이러한 과정을 거쳐 교감이 피해여교사에게 전화하여 피해여교사가 성희롱·성추행 가해자로 접수되었음을 통보하여 피해여교사가 학교폭력 신고를 취하하게 하거나 합의를 하게 할 목적으로 사건이 전개된 사실을 확인하였다.

 

● 해당 학교는 교원이 모두 12명으로서, 이중 피해여교사와 이 사건이 처음부터 비정상적으로 전개되는 것을 의심하고 이를 규명하기 위해 노력한 3명의 교사 등을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의 교원들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이러한 무고의 성고충 신고에 관여하거나 최소한 이를 알면서 방조 또는 외면하였던 것으로 파악되어 강원도교육청은 핵심혐의자인 교장·교감·A 교사 등 3명을 중징계 요구하기로 했고, 나머지 가담자 또는 방조자 3명은 경징계 요구하기로 했다.

 

● 이와 관련하여 민병희 교육감은 “피해자의 억울함이 추가감사로 인해 진실이 규명되어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피해자에게 치유가 되는 계기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며 “교원이라는 신분이 사회적으로 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신분인 만큼 혐의자들을 엄중문책 할 것”이며, “진실규명을 위해 함께 버텨온 3명의 선생님들께도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한다”고 했다.

 

● 한편 해당학교는 피해여교사의 학교폭력 신고를 학생들의 놀이과정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학교폭력 아님’으로 결정하였고, 이에 피해여교사가 재심을 청구하자 강원도학교폭력대책지역위원회는 2017. 9. 11. 피해여교사의 자녀를 ‘학교폭력 피해자’로 인정한 사실이 있다.

 

일반적이지는 않은 사안이다. 해당 학교의 교사이자 학부모(학생은 장애를 가지고 있음)가 학교폭력 신고를 했다. 학교가 조직적으로 이를 은폐·축소하기 위하여 담임교사와 연인관계에 있는 남교사가 학부모인 교사를 성희롱·성추행으로 신고하였다. 해당 학교는 이를 무기로 학교폭력 신고를 철회할 것을 종용하였다는 것이다. 이 사안은 언론에 보도되어 감사로 이어졌으며 감사 결과 교장 등 3명은 중징계, 가담자 또는 방조자 3명은 경징계가 요구되었다.

 

교육적 해결과 학교폭력 은폐·축소·화해종용은 어떤 시각에서 바라보느냐의 차이이지 행위는 동일하다. 학교 입장에서 교육적 해결을 위한 노력이 피해학생 학부모 입장에서는 학교폭력 은폐·축소·화해종용인 것이다. 따라서 학교폭력 사안은 반드시 사안처리 절차에 따라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처리하여야 한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조치사항 미이행

 

● ○○중학교에서는 2015학년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결과에 따라 학교장에게 사회봉사 5일 처분을 받은 가해학생이 실제로 ○○복지관에서 4일만 봉사활동에 참여하여 처분이 이행되지 않았음에도 사회봉사 처분 이행 여부를 확인하지 않는 등 학교폭력 관련 업무를 소홀히 한 사실이 있음

 

● 서울특별시교육청 교육감은 국립서울농학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윈회 심의결과에 따른 가해학생에 대한 전학조치 요청을 2회 받고도 학교 배정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아 해당학생이 전학 조치되지 않음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피해학생 보호와 가해학생 선도·교육을 위해 가해학생에 대하여 서면사과·교내봉사·사회봉사·특별교육 이수·학급교체·전학 등의 조치를 할 것을 학교의 장에게 요청해야 하고, 학교의 장은 14일 이내에 해당 조치를 해야 하며, 가해학생이 조치를 거부하거나 기피하는 경우 자치위원회는 추가로 다른 조치를 할 것을 학교의 장에게 요청할 수 있다. ‘학교의 장이 14일 이내에 해당 조치를 해야 한다’는 의미는 자치위원회 요청에 따라 통지(처분)하는 것을 의미하며, 해당 조치를 완료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법률이나 지침에 학교의 장은 며칠 이내에 해당 조치를 완료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지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학교의 장은 통지 후 해당 조치 이행을 위해 노력하고, 조치가 이행되지 않으면 이행을 독촉하고, 최종적으로는 추가 조치를 위한 자치위원회를 개최해야 한다.

 

위 사례에서는 사회봉사 5일을 받은 학생이 사회봉사 기관에 4일만 출석하여 사회봉사를 하였음에도 이행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고, 전학 조치를 받은 학생에 대한 전학 조치를 시행하지 않아 업무담당자 및 관리자들이 주의 등의 조치를 받았다.

 

위 사례들을 통해 알아본 바에 따르면 학교는 ①신고에 따른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개최, ②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결과를 반드시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고, 삭제 절차를 준수하여 삭제, ③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결과에 따른 가해학생 조치 이행을 잘한다면 감사에서 절차 위반으로 조치를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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