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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나의 삶이 타인의 삶에 거울이 되려면

인간(人間)은 서로 ‘사이’에서 연대하며 공존의 삶을 살아간다. 이는 인류 역사 이래 생존의 전략이었다. 네안데르탈인이나 북경원인, 크로마룡인 등 이 지구상의 다른 인류보다 호모사피엔스가 결국 유일한 인류로 살아남은 이유는 바로 공생의 결과였다. 이는 오늘날 21세기의 인류에게도 여전히 유효하다. 결국 인간이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서로 비비고 부대끼며 살아야 하는 공동운명체일 수밖에 없다. 그러기 때문에 나의 삶이 타인에게 좋든 나쁘든 영향을 미치게 되어 있다. 소위 타인의 삶에 거울이 되는 것이다.

 

백범 김구 선생은 한국인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거울과 같은 인물이다. 어린 시절 토착양반들로부터 멸시와 천대를 받고 자란 그는 조선조 마지막 과거시험을 응시했지만 매관매직, 대리응시 등 부정행위가 만연한 현실에 좌절하였다. 그러나 아버지로부터 ‘마의상서’라는 관상학 책을 받아 풍수와 관상학 공부에 매진하였다. 이때부터 거울을 앞에 놓고 자신의 얼굴을 직접 비교해가며 공부했다.

 

그러나 자신의 얼굴에서 오히려 큰 비탄을 느끼며 생의 의욕조차 상실하기도 했다. 그때 마의상서 마지막에 나오는 글귀, “상호불여신호, 신호불려심호(相好不如身好, 相好不如心好)” 즉 ‘얼굴이 좋은 것은 몸이 좋은 것만 못하고, 몸이 좋은 것은 마음이 좋은 것만 못하다’는 말이 눈에 띄여 외적수양 대신 내적수양에 힘써 사람 구실을 하겠다고 다짐을 했다. 그 결과는? 우리가 아는 바와 같다.

 

그가 존경받는 민족의 지도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마음의 중요성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특히 ‘들판의 눈’을 의미하는 ‘야설(夜雪)’이라는 시를 애송하며 마음에 새겼다. 그리곤 마음의 밭을 열심히 갈았다. 그 시를 잠시 음미해 보자. “천설야중거(穿雪野中去), 불수호란행(不須胡亂行), 금조아행적(今朝我行跡), 수작후인장(遂作後人程)” 이것은 ‘눈이 내린 들판을 걸을 때, 모름지기 어지러이 다니지 말라. 오늘 아침 내가 걸어간 발자국이 마침내 뒷사람의 이정표를 만들 것이다’란 내용이다. 이처럼 백범 선생은 스스로 자신에 대한 관리를 얼마나 철저히 했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

 

우리는 민족 지도자의 삶을 통해서 우리의 삶에서 중요한 것은 환경이나 조건 등의 외형적인 문제가 아니란 것을 알 수 있다. 자신의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고 내적수양에 힘쓰느냐의 문제가 중요한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입신양명하기 위해 온갖 불법과 편법, 그리고 양심을 저버리며 살아가는 지식인들이 많다. 그들은 학창 시절 공부라면 둘째도 서러울 정도인 인재들이었다. 그들이 사법농단을 저지르며 사회적 약자들의 눈에 피눈물 나게 하고 배운 지식으로 타인을 지배하며 살아가는 것은 내적수양이 부족한 까닭이다.

 

학벌이나 경력, 외모 등이 보잘것없다고 한탄하며 우울하게 살아가는 것은 스스로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 졸장부로 살아가는 것이다. 한때 우리 사회에서 힘 있는 권력자들도 ‘태산명동 서일필’로 결국은 초라하게 한 줌의 재로 사라져 갔다. 그래서 권력으로 남의 눈에 피눈물 내기보다는 나의 삶을 뒤돌아보아 언제나 향기 나는 삶으로 그 향기가 만리(萬里)까지 퍼져 타인에게 귀감이 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진정으로 성공한 삶이 될 것이다. 백범의 삶을 통해서 우리는 이 세상을 어떤 자세로 살아가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다.

 

‘화향십리(花香十里), 주향백리(酒香百里), 언향천리(言香千里), 인향만리(人香萬里)’ - ‘꽃의 향은 십 리를 가고, 술의 향은 백 리를 가며, 말의 향은 천 리를 가고, 인품의 향은 만 리를 간다’는 말에서 삶의 지혜를 얻자. 자신을 성찰하여 내적수양을 쌓으면 타인의 삶에 거울이 되어 사람들이 만 리 길을 마다하지 않고 찾아오는 인품으로 살아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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