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일부 대학이 ‘돈벼락’에 즐거운 비명을 올리고 있다. 주로 동문인 기업가들로부터 일반인은 상상할 수도 없는 막대한 금액을 기부 받거나 각계각층에서 모금한 기금이 웬만한 재벌기업의 매출 규모를 능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아이비 리그’ 명문 대학 가운데 하나인 브라운 대학은 뉴욕의 주류 수입 및 제조업자 시드니 프랭크씨로부터 1억 달러를 기증받아 이 돈을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의 학비 융자금을 탕감하는 데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240년에 이르는 브라운 대학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기부금이다.
1942년 브라운대에 입학했으나 중퇴한 프랭크씨는 “너무나 가정 형편이 어려워 한해도 학교를 제대로 다닐 수 없었다”면서 당시의 자신과 같은 처지의 학생을 돕기 위해 대학에 기부금을 내놓는 것은 “오랫동안 소원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브라운 대학은 한때 입학 자격이 있더라도 등록금을 댈 형편이 안 되는 학생은 입학을 불허해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러스 시몬스 현 총장 취임 이후에는 수험생의 재정형편은 입학사정의 고려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브라운 대학은 프랭크씨로부터 기증받은 자금으로 그의 이름을 딴 장학금을 만들어 해마다 130명의 학생들에게 학비를 지원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주에는 미시간 대학과 터프츠 대학이 동문 기업인들로부터 각각 1억 달러와 5000만 달러를 기부받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모두 두 대학 개교 이래 최대 규모의 기부금이다. 미시간 대학은 동문 사업가인 부동산 개발업자 스티븐 로스씨의 기부를 기리기 위해 경영대학을 ‘스티븐 로스 경영대학’으로 개명했고 터프츠 대학 역시 수의과 대학 명칭을 거액 기부자 윌리엄 커밍스씨의 이름을 따 ‘커밍스 수의과대학’으로 변경했다.
브라운대나 미시간, 터프츠 대학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최근 미국의 대학들에는 거액의 기부금이 쏟아지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지적했다. 지난달에는 서부지역 명문대 스탠퍼드 대학 법대가 4350만 달러를 기부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