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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자꾸 깜빡하게 된다면?… 지황 차 한잔의 여유를

 

선생님에게 방학은 한창 바쁜 시기이다. 지난해의 매듭지어야 할 일과 새로 계획해야 할 일들이 뒤섞여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다 보면 깜빡 잊기 쉬운 일도 있기 마련. 이럴 때, 한방차 한잔으로 잠깐의 여유를 갖는 것은 어떨까. 이번 호에는 혈액순환 개선과 기억력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지황(地黃)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지황(Rehmannia glutinosa Liboschitz ex Steudel)은 현삼과 식물로 뿌리를 약용으로 사용하며 우리에게는 사물탕, 경옥고, 쌍화탕의 원료로 익히 알려져 있다. 지황의 대표적인 유효성분은 이리도이드 배당체 성분인 카타폴(Catalpol)이며, 이 성분은 지속해서 열처리를 할 경우 점점 감소하게 되는 특징이 있다. 때문에 오랫동안 열을 가해 말리거나 다른 보료들과 함께 익히거나 찐 지황(熟地黃)의 경우에는 카타폴의 함량이 부족하거나 다소 적은 편이다. 그렇다고 신선한 상태의 생지황(生地黃)을 사용하기에는 보관 기간이 짧아 쉽게 부패하는 단점이 있어 적절하게 건조된 지황(乾地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기억력 및 말초혈액순환 증진 효과

 

우리가 학습하고 기억할 수 있는 것은 시냅스의 신호 전달 체계 덕분이다. 시냅스는 인접한 두 신경세포가 연접하면서 만드는 구조이자 신경전달물질을 생성해 정보를 교환하는 연결장소의 역할을 한다. 이곳에서 아세틸콜린(Ach, acetylcholine)은 신경전달물질로 작용한다. 쉽게 말해 ‘시냅스를 통해 신호가 원활하게 연결된다는 것’은 ‘기억이 잘 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황의 주성분인 카타폴은 미세혈관에 있는 내피세포의 부종을 감소시키며 시냅스의 수를 증가시키고, 신호 자극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신경축삭의 성장을 향상시켜 신경 혈관을 보호하는 작용을 한다. 최근 지황의 신경보호 기능과 기억력 향상 역할에 대한 기전 연구에 따르면 지황은 아세틸콜린을 합성하는 효소인 콜린아세틸트랜스페라제의 활성을 촉진시키고, 아세틸콜린을 특이적으로 분해시키는 효소인 아세틸콜린에스테라아제의 작용을 억제함으로써, 아세틸콜린의 생산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억 형성의 주요 조절인자이자 신경영양인자인 BDNF(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의 생성을 증가시키고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변환시키는 임무를 담당하는 해마에서 아세틸콜린이 작용하는 수용체의 발현을 상향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즉, 지황은 아세틸콜린의 양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아세틸콜린이 작용하는 수용체의 작용을 강화시키는 등 다양한 작용 기전을 통해 신경세포에 정보를 원활하게 제공하고 신경을 보호하는 기능과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지황의 효능은 현재 알츠하이머나 파킨슨병 치료에 응용해 관련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외에도 전통적으로 지황은 청열량혈(淸熱涼血)해 열을 식히고, 양음생진(養陰生津)해 진액을 보충시켜주는 효능이 있어 조혈작용, 혈액순환작용 및 항염증작용이 있다. 지황이 함유된 유명한 한약 처방인 경옥고(瓊玉膏)는 자양강장(滋養强壯) 효과가 있어 허약체질, 육체피로, 권태 등에 보편적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팔미지황환(八味地黃丸)은 뇌혈류 증가 작용과 망막중심 동맥에서 혈류의 개선작용이 있어 말초의 혈액순환작용을 촉진시키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오래 달이는 것이 좋다’는 오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한약에 대한 이미지는 하루 종일 오랜 시간 정성을 다해 은근히 달인 탕약일 것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지황에 오랫동안 열처리를 하게 되면 유효성분인 카타폴이 파괴돼 버린다. 때문에 지황을 차로 복용할 때에는 1시간 내외로 짧게 달이는 것을 추천하며 유효성분의 추출률을 높이기 위해 분쇄해 달이는 것이 좋다. 잘 달여진 지황차는 조금 달면서도 카타폴 자체가 약간 쓴 맛을 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쓴 맛이 난다면 카타폴 성분이 잘 추출됐다고 할 수 있다.
 

농약과 중금속으로부터 안전하면서 품질도 우수한 지황을 구하는 방법은, ‘대한민국약전’과 ‘대한민국약전외한약(생약)규격집’이라는 식품의약품안전처 공인 품질기준을 충족하는 정품 한약재(한약규격품)로 유통되는 ‘지황 규격품’을 구매하는 것이다. 
 

가끔 한약의 벤조피렌이 이슈화된다. 불완전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벤조피렌은 1급 발암물질로 구운 고기, 참기름 등 가공방법에 따라 일상에서 접하는 식품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물질이다. 농산물로 판매되고 있는 지황 또한 벤조피렌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러나 ‘지황 규격품’을 구매하는 경우에는 중금속 및 잔류농약, 이산화황 등의 위해물질 뿐만 아니라, 기준치 이하의 벤조피렌을 확인해 제조한 것이므로 한마디로 좋은 품질의 의약품용 정품 한약재라고 볼 수 있다. 때문에 한방 약국을 방문해, 한약의 전문가인 한약사와의 상담을 통해 안전하고 유효성이 확보된 ‘지황 규격품’을 구매하는 것을 권한다. 
 

또 단순히 혈액순환이나 기억력 개선이 아닌 다른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한약사와의 상담을 통해 개인에게 알맞은 약물을 선정하거나 약물 상호작용, 생활요법, 주의사항 등 적절한 복약지도를 받는 것이 좋다. 김성용 대한한약사회 학술위원장 

 

 

지황 달이는 방법 
지황의 1회 복용량은 60kg 성인을 기준으로 2g이 적절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1~3g 이내에서 조절하도록 하며, 지황은 질이 단단한 약재이기에 분쇄 시에 먼지, 소음 및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 필요한 재료: 지황 20g, 물 1.2L, 가정용 분쇄기, 요리용 망 또는 다시백

 

1. 지황을 10회 복용량 기준으로 총 20g을 준비해 가루로 분쇄해준다. 
2. 지황 가루를 요리용 망 또는 다시백에 담아 내용물이 새어 나오지 않게 한다.
3. 물 1.2L를 준비해 지황과 함께 끓이고, 처음에는 센 불로 물이 팔팔 끓게 되면, 중간 불로 줄여 30분~1시간 정도 더 졸여준다. 지황 가루가 수분에 접촉하게 되면 점성이 약간 생기면서 서로 뭉칠 수 있으므로 중간중간 풀어주면 좋다.
4. 지황을 달인 물이 1L 정도로 졸여지면 상온에서 식힌 뒤 지황이 담긴 망을 건져내 버리고, 약액을 요리용 망 또는 다시백을 사용해 한번 더 걸러 찌꺼기는 거르고 맑은 약액만 남도록 한다.
5. 지황을 달인 약액은 빛을 차단하는 용기에 냉장 보관하고, 1회 복용양은 100cc정도(지황 약 2g에 해당하는 양)로 해 하루 2회 따뜻하게 데워 복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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