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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학교에서의 균형 잡힌 정치교육의 중요성

요즈음 교육관련 뉴스 미디어마다 논란이 한창이다. 선거 연령이 만 18세로 낮아지면서 오는 4월 21대 총선에서 고3 학생 14만 명이 투표권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진보, 보수의 입장에서 나오는 각각의 메시지가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서로 공감하는 메시지는 어떻게 학교현장에서 올바른 선거교육을 실시하느냐의 문제다. 선거연령 하향은 세계적인 추세로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만이 만 19세로 되었던 선거권의 나이가 여타 OECD 국가와 같이 18세로 하향된 것이다. 이로써 우리도 법적으로 결혼이 가능한 나이, 국방의 의무를 치를 수 있는 나이인 18세로 조정이 되었다. 이는 진일보한 역사이며 청소년들의 정치참여로 민주주의가 제도적으로 한 단계 발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교실의 정치화 우려가 큰 것도 사실이다. 교육부가 2월 말까지 교수·학습 자료를 개발해 선거교육을 하겠다고 했지만 급조된 만큼 부실할 가능성도 크다. 시급하게 교육부가 밝힌 방안 중 하나는 선거법 위반 사례집을 만들어 배포하겠다는 것이다. 교육부장관은 “혹시라도 학생들이 선거법을 위반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어린 나이에 친구 따라 강남 가듯이 또는 판단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호기를 부리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선거법 개정이 의도하는 바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따라서 고등학생들이 올바른 정치 참여에 신성한 국민의 주권을 행사하도록 학교교육의 실행이 요구된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학생이 아니라 교사다. 지난해 서울 인헌고에서는 교사가 학생들에게 ‘아베 정권 규탄’을 외치게 하고 특정 학생을 일컬어 ‘일베’로 지목했다. 전남 여수의 한 고교에서는 ‘조국 제자 금태섭 언행 불일치’ 기사를 보여주며 적합한 사자성어로 ‘배은망덕’을 쓰게 한 기말고사 문제도 있었다. 제 아무리 교육 자료집을 잘 만들어도 교사가 선입관을 가지면 교실은 정치적 편향으로 오염될 수 있다. 그렇다면 올바른 선거 교육을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교실에서 편향된 교사의 언행을 제재할 수 있어야 한다. 인헌고처럼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학생을 일베로 낙인찍는 발언은 정치적 의사 표시가 아니라 사상적 폭언이다. 학생 간의 폭언도 학교폭력위원회로 회부되는 만큼 교사의 편향된 정치 발언도 징계가 필요하다. 둘째, 헌법(31조4항)에 명시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학교장이 지킬 수 있도록 책임과 권한을 분명히 해야 한다. 처음 투표하는 학생들을 축하하고 그 권리를 존중하는 것만큼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이 피해를 봐선 안 된다. 셋째, 균형 잡힌 비판적 사고력을 키우는 정치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지금까지 학교에선 정치가 금기어처럼 사용되면서 오히려 사상적으로 편향된 사이비 정치교육이 판을 쳤다. 따라서 국가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올바른 정치교육을 위해 선진국의 성공 사례를 살펴보는 것도 필요하다. 영국(Civic Education)과 프랑스(Education Civique)에선 시민교육이란 이름으로, 독일에선 정치교육(Politische Bildung)으로 별도의 교육과정을 마련해 민주주의의 원리와 시민의 덕성 등을 가르친다. 특히 독일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만행을 답습하지 않기 위해 연방정부 차원에서 정치교육을 강화했다. ‘편견 없는 사람’을 목표로 삼고 다양성과 관용의 역량을 몸에 배도록 했다.

 

유념할 것은 모든 교육의 시작은 가정이란 점이다. 정치교육도 마찬가지다. 단 가정에서도 부모의 성향을 아이에게 주입시키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아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의견과 논거를 제시하되, 결정은 학생이 직접 내릴 수 있게 자율성을 주는 게 최선이다. 이를 바탕으로 해서 학교에서의 정치교육도 절대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특정한 이념이나 편향적인 사상 주입은 강력한 법적인 제재가 필요하다. 모처럼 확대된 선거권의 실행을 응원하고 우리 모두의 관심과 책임의식으로 지혜롭게 학교교육에 정착시켜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