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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김민수의 세상 읽기 ③] ‘미디어(Media)’란 무엇일까?

미디어는 매체이다. 외래어를 그대로 써도 의미가 통하니 우리는 대체로 ‘Media’를 그대로 ‘미디어’라고 쓴다. 한글로 번역되어 쓰는 우리말은 ‘매체’이다. 우리말에서 개념어에는 한자가 대체로 들어 있어서 말의 뜻을 살펴보려면 한자어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매체’는 ‘媒體’다. 어원을 살펴볼 때, ‘매체’는 ‘연결하여 전달하는 어떤 것’이라는 뜻을 갖는다. 연결한다는 것은 서로 다른 것들을 만나게 한다는 것이고, 전달한다는 것은 어떤 것을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옮기는 과정을 의미한다. 이러한 과정을 수행하는 어떤 구체적인 물체들은 매체라 할 수 있다.

 

이런 매체 중에서 사람들의 생각이나 의견을 주로 언어의 형태로 연결하여 전달하는 것을 의사소통 매체라고 한다. 신문, 방송, 인터넷 등이 오늘날 대표적인 현대 의사소통 매체이다. 우리가 대체로 ‘미디어’라고 하면 위에서 예로든 매체를 생각한다.

 

그런데 다른 의사소통 매체도 있다. 전화도 매체이다. 전화는 음성언어로 연결된 소통 매체 중의 하나이다. 사람들의 말소리를 연결하여 소리에 담긴 뜻(음성언어)을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옮기는 역할을 한다. 사람의 말소리를 전달하지 않고도 전달하고자 하는 사람의 뜻을 전할 수 있는 것도 매체라 할 수 있다.

 

전화가 발명되기 전에 유용하게 사용되던 모스가 개발한 부호로(Morse Code) 체계에 따라 전하는 모스 신호기도 매체이다. 모스 신호기도 부호 체계를 잘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충분히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매체이다.

 

우리는 상식적으로 매체란 사람들 사이의 생각이나 의견을 연결하면서 어떤 전하고자 하는 ‘의미’를 전달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위에서 열거한 예시들은 이처럼 ‘의미’를 전달하는 데 있어서 오늘날 아주 넓게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의미’의 뜻을 사람의 음성언어나 문자언어로 국한하지 않고 더 포괄적으로 생각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럼 매체의 범위를 좀 더 확장해서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전기선도 매체이다. 전기선은 한쪽의 전기를 다른 쪽으로 연결하여 전달하는 긴 금속성의 물체, 즉 매체이다. 

 

이 매체에 전하고자 하는 어떤 내용을 전기의 형태로 만들면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 디지털 부호 체계에 따라 전기 신호를 만들면 또한 어떤 ‘의미’를 전달할 수도 있다. 반도체의 기본 원리는 접속(1)과 단속(0)의 두 가지이다. 그런데 이 원리의 다양한 조합이 수많은 ‘의미’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더 나아가 ‘의미’가 없어도 어떤 것들의 사이를 연결하여 전달하는 매체도 있지 않을까? 생각을 좀 더 확장해 보자. 즉, 미리 정해진 어떤 고정된 ‘의미’가 없어도 ‘연결하여 전달하는 기능’을 하는 물체를 생각해 보자. 철길 위를 달리는 기차는 어떠한가? 전깃불은 어떠한가? 연결하여 전달하는 매체라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캐나다의 커뮤니케이션 이론가인 마셜 맥루언(Marshall Mcluhan)은 이런 물음을 제기하고 미디어에 대한 아주 독창적인 생각과 이론을 발전시켰다. 그의 생각을 한 번 들어보자.

 

기차는 사람이나 물건들을 싣고 어떤 도시에서 다른 도시로 연결하여 전달한다. 물론 미리 고정된 특정 의미의 ‘내용’은 없다. 그런데, 연결하여 전달한다. 그리고 그다음 어떤 ‘의미’가 생겨난다. 

즉 미리 고정된 의미 내용이 있지는 않았지만, 연결하여 전달하는 과정에서 의미가 생겨난다. 기차를 타고 사람들이 도시와 도시를 자주 빠르게 이동하면서 도시 간의 거리가 가까워진다. 먼 거리가 가깝게 여겨진다. 전깃불은 내용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나 전깃불이 있기에 어두운 밤에도 사람들이 광장, 공연장에서 만날 수 있다.

 

만나면서 의견이 전달되고 의미가 생겨난다. 오늘날 전깃불이 없으면 우리가 좋아하는 야구 경기를 퇴근 후에 볼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의미를 함축해서 맥루언은 ‘미디어가 메시지이다(Media is Massgae)’는 유명한 명제를 남겼다. 즉 ‘매체가 곧 내용’이라는 뜻이다. 매체 자체가 내용을 가진다는 뜻이다.

 

오늘날 우리는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TV, 신문, 라디오, 인터넷을 통해서 알게 된다. 세계가 가깝게 여겨지는 시대이다. 집에 앉아서도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의 전시 소식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우리가 ‘지구촌(global village)’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이 말을 처음으로 섰던 사람이 바로 마셜 맥루언이다. 그는 1962년에 이미 오늘날 매체의 발전으로 세계가 하나의 마을 단위처럼 가깝게 느껴지게 될 것을 예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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