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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교직 회의… 떠나겠다” 6036명 명퇴신청

지난해 비해 30% 증가
교권추락 가장 큰 원인

교총 “스쿨 리뉴얼 하자”

[한국교육신문 김명교 기자] 오는 2월 말 ‘학교를 떠나겠다’며 명예퇴직을 신청한 교원이 전국적으로 6036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월 신청자(4632명)보다 30.3% 증가했고, 2017년 2월 신청자(3652명)보다는 60.5%나 늘어난 수치다. 2018년 2월과 8월 신청자를 합친 인원(6136명)과 맞먹는 규모로, 오는 8월 말 신청 인원이 더해지면 교단을 떠나는 교원의 수는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총은 명예퇴직 신청 교원이 늘어난 원인으로 약화된 교권과 학생 생활지도의 어려움을 꼽는다. 실제로 교총이 2015년 유·초·중등, 대학 교원 22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원 인식 설문조사에서 ‘최근 명예퇴직 신청 교원이 증가한 이유’로 전체 응답자의 55.8%가 ‘교권 하락 및 생활지도의 어려움에 대한 대응 미흡’ 때문이라고 답했다. 2017년 전국 유·초·중등, 대학 교원 119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과거에 비해 학생 생활지도가 더 어려워졌다’고 응답한 비율이 98.6%로 나타났다. 
 

정년 4년을 남기고 명예퇴직을 신청한 충남 A교사는 “학교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사제지간’이라는 단어가 무색해졌다”고 했다. 
 

“교사로서 사명감을 갖고 학생들을 지도했지만, 결국 남는 건 학생, 학부모의 민원이었습니다. 교실에 들어가면 말 그대로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예요. 의무감으로 교단을 지키는 건 더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인천 B교사도 며칠 전 명예퇴직 신청이 받아들여졌다는 공문을 받았다. 교직에 회의감이 들기 시작한 건 3년 전쯤이다. 체육 수업을 진행하기 전 기초운동을 가르치는데 학생들 사이에서 “그냥 놀게 해주세요”라는 말이 들려왔다. 기초운동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학생들을 설득했지만, 몇몇은 끝까지 막무가내였다. 점점 통제가 안 되는 학생들, 버릇없이 구는 학생을 꾸짖었다고 다음날 바로 민원을 제기하는 학부모들로 인해 회의감이 들었고, 결국 명예퇴직 신청서를 꺼내들었다.

 

그는 “이제는 스승이 아니라, 직업인인 교사로 변하는 느낌”이라면서 “사건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말과 행동 하나하나를 조심해야하는 게 요즘 학교와 교사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교권의 현주소는 최근 4년 교권침해 신고 현황 자료에 고스란히 나타난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이찬열 국회 교육위원장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총 1만 2311건이 신고 됐다. 교총에 접수된 교권침해 상담 건수도 2007년 204건에서 2017년 508건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교총은 “매년 명예퇴직 신청자가 급증한다면 교단 공백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면서 “교원이 자긍심을 갖고 가르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교원들의 대규모 명퇴를 막고 나아가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호하는 길”이라고 호소했다. 
 

이를 위해 교총은 정부와 교육당국, 정치권에 특단의 교권보호 대책과 교단 안정화 방안을 하루빨리 마련해줄 것을 촉구하는 한편, 지난달 열린 교육계 신년교례회에서 제안한 ‘스쿨 리뉴얼(School renewal)’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교총이 교육계 화두로 제안한 ‘스쿨 리뉴얼’은 기본으로 돌아가 다시 학교를 살리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교사의 열정을 되살리고 학생에게는 꿈과 희망을 주는, 학부모가 믿고 자녀를 맡길 수 있는 학교를 다시 만들어가자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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