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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우리는 진정 잘 살고 있을까?

<하루테크>를 읽고

한국인은 일하면서 피폐해진다
변명 중에서도 가장 어리석고 못난 변명은 "시간이 없어서"라는 변명이다.-에디슨

 

 

2008년 6월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근로관의 국제비교' 보고서의 주요 내용은 한국인의 근로관이 얼마나 심각한 지를 보여준다. 세계 21개국의 20~69세 근로자들을 설문조사한 결과 한국인의 근로관은 업무 보람과 인간관계의 만족도가 모두 낮은 '생계수단형'으로 분류됐다.
 
'생계수단형' 근로관은 일이 삶을 풍부하게 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으로 "일을 통해 경제발전에 기여하고 자녀를 교육하는 등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자기 자신은 피폐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2008년 보고서인 점을 감안하면 지금은 그 때보다 더 나빠졌으리라 쉽게 짐작해 볼 수 있다. (9쪽)

하루 중 2/3를 자신을 위해 쓸 수 없는 사람은 노예라고 일갈한 프리드리히 니체의 말에 대입시켜 보면 자신의 삶이 자유인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8시간은 직장인으로 일하고 8시간은 수면을 취하면 물리적으로 남는 시간은 8시간이다. 남은 1/3만이라도 자신을 위해 쓰려면 대단한 용기와 지혜가 필요하다.

생물학적으로 절실한 시간을 빼고 남은 시간, 2/3를 자신을 위해 쓴다는 것은 바로 자신이 좋아서 하는 일일 때, 보람을 느끼고 자존감을 획득하며 업적이나 재물과 상관없이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었을 때라고 가정해 본다. 그러니 직장에서 일하는 그 자체가 이미 자아성취의 시간이라면 그것은 분명히 자신을 위해 쓴 시간임에 분명하다.

니체가 말한 노예라는 의미는 자신의 인생을 철저한 성찰로 제대로 낭비하지 않는 삶의 중요성을 철학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저 그 일을 해야만 하는 삶, 생존을 위해서 마지못해 시간과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경우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일하고 싶어도 일자리를 찾지 못한 사람들이 넘쳐나는 현실이다. 그분들에게 니체의 말은 엄청난 아픔을 안겨줄 것이다. 그의 말은 다분히 철학적이고 실존적이다.

『하루테크』는 대한민국 직장인을 위한 맞춤식 한국형 자기계발서다. 이 땅의 직장인이 처한 고통과 절망을 현미경으로 보듯 세밀히 살핀다. 특히 IMF 이전과 이후의 직장문화의 변화상을 철저히 비교하면서 해법을 모색한다. 한국인의 뿌리 깊은 집단주의 문화와 효율과 경쟁이라는 신자유주의의 원리가 맞물려 발생한 성실 부작용과 원만 후유증 속에서 영혼 잃은 채 살아가는 직장인의 슬픈 단면을 드러낸다.

성실과 원만, 변화, 미래 등 대한민국 직장이이 걸리기 쉬운 4가지 덫을 해부하면서 그 원인 분석과 함께 하루를 행복하게 사는 기술 ‘하루테크’를 제안한다. 그것은 일 하느라 정신이 팔려 무시해버린, 죽어가는 하루의 부활이다. 허투루 낭비돼 가는 하루를 가치 있게 보내면서 개인과 인생의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온전히 하루를 살아가고자 함으로써 우리의 삶은 생기와 활력을 찾는다. 인생의 첫 단추랄 수 있는 하루의 개혁과 혁신을 통해 멋진 인생을 도모해 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는 진정 잘 살고 있을까?

이 책은 "우리는 진정 제대로 살고 있는가?"하는 뼈아픈 질문을 던진다. 단 하나의 질문이 나의 인생을 바꿔놓을 수 있음을 생각하면, 지혜의 핵심은 자신을 향해 올바른 질문을 할 줄 아는 것이리라.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최근 한국 근로자의 노동시간이 OECD 32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긴 원인은 근면해서라기보다는 상사의 눈치를 살피는 문화 때문이라고 꼬집는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몰입이 즐거움>에서 "아무 것도 하는 일 없이 혼자 있을 때는 정신력을 집중할 필요가 없어서 마음이 서서히 무너지고 무언가 걱정거리를 찾게 된다"고 말한다. <몰입>의 저자인 황농문도 "열심히 일하면 남들보다 2배 이상 잘하기도 힘들지만 열심히 생각하면 남보다 10배, 100배, 1000배까지도 잘 할 수 있는 것이다. 몰입은 열심히 일하는 것과도 다르다. 생각 없이 단순 반복적인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은 몰입상태가 아니다. 깊이 생각하고 집중하는 것이 몰입의 지름길"이라고 역설한다.

<생각의 탄생> 저자인 로버트 루트번스타인은 2007년 10월 방한해"고도성장을 겪은 한국 기업들이 저성장의 벽에 부딪힌 것은 창조성이 결여된 일 중심의 문화 때문"이라면서 "저성장의 늪에서 탈출하려면 창조적 놀이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충고한 바 있다. 한국 사람들의 일중독증이나 빨리빨리 증후군의 장점도 있겠지만 그로 인해 놓치고 살아온 모습들을 되돌아보게 하는 10가지를 보니 바로 나의 모습과 너무나도 닮았다.

한국에 사는 외국인이 뽑은 한국인의 '빨리빨리 베스트 10'

1. 자판기 컵 나오는 곳에 손을 넣고 기다린다.
2.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와 추격전을 벌인다.
3. 화장실에 들어가기 전에 지퍼를 먼저 내린다.
4. 삼겹살이 익기도 전에 먹는다.
5. 엘리베이터 문이 닫힐 때까지 '닫힘'버튼을 누른다.
6. 3분 컵라면을 3분이 되기 전에 뚜껑을 열고 먹는다.
7. 엔딩 크레디트가 끝나기 전에 영화관에서 나간다.
8.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면서 영치질을 한다.
9. 웹사이트가 3초안에 안 열리면 닫아 버린다.
10. 편의점 등에서 음료수를 먼저 마시고 나서 계산한다.
  -38쪽


고독한 마라토너가 되라!

괴테는 "인간은 사회에서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다. 그러나 영감을 얻는 것은 오직 고독에 의해서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법정스님은 '생의 밀도'라는 시에서 홀로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생의 밀도

지식이 지혜로 깊어지려면
순수한 집중을 통해
생의 밀도를 의식해야 한다.
철저하게 자기 자신을 응시함으로써
자기 존재에 대해 자각해야 한다.

나는 어디서 왔는가.
왜 사는가.
어떻게 살 것인가.
자기 자신에 대해
근원적인 물음을 던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홀로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외부의 정보에서 벗어나
자기 마음속 소리를 들어야 한다.

홀로 있는 시간은
본래의 자기로 돌아올 수 있는 기회이다.
발가벗은 자신과 마주할 수 있는
유일한 계기이다. <중략>


이 책의 저자는 방전은 금물이니 마중물을 남겨 놓으라고 당부한다. 너무 열심히 앞만 보고 살아서 인생의 휴지기에 들어가기도 전에 에너지가 소진되지 않도록 하자는 뜻이다. 인생은 곧 하루의 축적이니 하루를 잘 살면 멋진 삶이 된다는 점에서 이 책이 주는 다양한 주장은 매우 설득력이 있다. 결국 삶은 각자의 선택이다. 자유인으로 살 것인지, 시간의 노예로 살 것인지 순간순간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세상에서 가장 값비싼 금은 '지금'이라는 유머와 잘 통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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