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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김승환 전라북도 교육감이 외유성 해외출장 논란을 빚고 있다. 한국일보(2018.10.18.) 보도에 따르면 김교육감이 2010년 7월 취임 이후 2011년부터 올해까지 8년간 어학연수중인 초ㆍ중등 영어교사 격려 및 현지 점검 목적으로 다녀온 해외출장은 모두 10차례다. 출장일수는 94일에 이른다. 동행한 실무진을 뺀 교육감과 수행비서가 쓴 출장비용만 1억 원이 넘는다.

 

이와 관련 시민단체들은 “사실상 실무진이 다녀와도 될 출장을 혈세 지출의 외유성 출장을 즐긴 것 아니냐”고 비판한다. 연수 교수 수업 참관 등도 있지만, 현지 관광지 방문이나 문화체험 일정이 포함된 것에 대한 비판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김교육감 측은 “정당한 공무였고, 허투루 낭비한 시간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잊을만하면 불거지는 지방의원들의 외유성 해외출장도 아니고, 그런 논란의 중심에 교육감이 있다는게 우선 놀랍다. 되게 낯선 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판단은 교육가족 나아가 국민의 몫이지 싶다. 그보다는 김교육감의 외유성 해외출장 논란은 몇 년 전 내가 겪은 일 하나를 떠오르게 한다. 바로 출장비 없는 출장 이야기다.

 

나는 60줄에 접어들 때까지도 수업 외 하는 일이 크게 두 가지 있었다. 학생들 글쓰기 지도와 학교신문이나 문집(교지) 제작지도가 그것이다. 가령 각종 공모전과 백일장에서 1등을 여러 차례 수상한 어느 제자가 대통령상(대한민국인재상)까지 거머쥐도록 지도했다. 학교신문은 연간 4회 제작지도를 했다. 그외 학교 사정에 따라 학생수상문집이나 교지제작 지도를 해왔다.

 

남강교육상 수상은, 이를테면 국어과의 ‘3D업종’이라 불리우는 그런 일들을 눈썹 휘날리게 해온 학생지도의 공적을 인정받은 셈이다. 제25회 남강교육상 수상은 나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교직 32년 만에 받은 최초의 교육상이어서다. 교육상을 받을 만큼 필자가 해온 학생지도가 값진 일이었다는 자부심의 확인 때문이다.

 

그러나 시상식 참가의 출장신청 과정에서 그런 기분은 확 달아나버렸다. 글쎄, 교육상 수상이 사적인 일이라 출장비를 지급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학생지도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진 시상식 참가인데도 공적인 일이 아니란다. 결국 출장비 안받는 출장처리 후 시상식에 갔지만, 이것 역시 이해가 안되긴 마찬가지다. 개인적인 일이라면 출장비 없는 출장이 아닌 연가가 맞을 듯해서다.

 

어쨌든 ‘뭐 이런 경우가 다 있나’하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 동안 언론에 보도된 바 있는 부당 출장비 수령 등과 함께 ‘도대체 얼마나 심했길래 이렇게 재단을 하나’ 하는 탄식이 절로 솟구쳐 올랐다. 어쨌든 나는 그 학교를 마지막으로 2월말 명예퇴직했다. 의아한 출장의 지출결의서를 본 것도 그 무렵이었다.

지출결의서에는 1월중 11건의 출장내역이 들어 있었다. 어찌된 일인지 운동부의 동계전지훈련 격려지도에 교장과 체육교사말고도 많은 교사들 이름이 나온다. 충남 논산과 제주도 출장을 당일 또는 2박 3일간 다녀왔다. 방학중이라곤 하나 다른 교과 선생들이 운동부 격려차 2박 3일간 제주도로 출장을 다녀오는 것이 적법한가?

 

퇴직과 함께 잊어버리거나 묻히고 말았는데, 교육감의 외유성 해외출장 논란이 그걸 불러낸 셈이라 할까. 아무튼 나는 지금도 알지 못한다. 학생지도를 열심히 한 공적으로 교육상 수상하러 가는 시상식 참가가 운동부와 전혀 관련없는 타교과 교사들이 동계전지훈련 격려지도차 가는 출장과 어떻게 다른지. 문득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속담이 떠오른다.

 

말할 나위 없이 그깟 출장비 몇 푼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 규모의 교육상에서 그런 공적을 인정해 시상(교육부장관 이름의 시계 부상 포함)과 함께 축하와 격려를 아끼지 않는데, 정작 소속 교육청이나 학교에선 소 닭 보듯하는 그 행태가 씁쓰름해서다. 내가 그런 일을 겪은 그 기간에 정작 교육감은 외유성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그로 인한 논란을 알게되니 기가 찰 노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