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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아름다운 사람은 가슴에 남습니다

하늘길 떠난 아름다운 선생님께

아름다운 것은

 

아름다운 것은 사라져

눈물이 됩니다.

 

이슬이 그렇고

노을이 그렇고

새들의 노래가 그렇습니다

 

달이 그렇고

별이 그렇고

우리의 꿈이 그렇습니다

 

사라져선 샘물처럼 눈 속에 고여

끝없이 솟아나는

눈물이 됩니다

 

아름다운 것은 모두

눈물이 되어

고운 마음속에 살아 있습니다

   -공재동, <아름다운 것은>

 

며칠 전 함께 근무했던 어느 선생님의 장례식에 다녀왔습니다. 유달리 착하고 성실했던 선생님의 부음은 맑디맑은 개천절 하늘이 흐릿하게 보일만큼 우울하고 슬프게 했습니다. 함께 참석한 여러 선생님 모두 눈물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아직 출가시키지 못한 남매를 두고 하늘길 가면서 얼마나 가슴이 저리고 아팠을지, 다시 교단에 서는 날을 꿈꾸며 애처롭게 투병하던 모습이 아른거려 아름다운 시월의 파란 도화지 같은 하늘빛도 서글픈 요즘입니다.

 

우리는 매일 다시 태어나고 또 죽습니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의 기차에 탄 채 반복된 일상이 삶이라며 열심히 살아갑니다. 더 나은 미래가 있는 것처럼, 더 행복한 내일이 기다리기나 한 것처럼. 내 안에서 날마다 사멸되는 세포들과 다시 생겨나는 세포, 그리고 암세포까지도 함께, 미생물까지도 공생하는 집합체인 나는 복잡미묘한 생명체로서 해를 맞이하고 다시 잠을 자고 새날을 , 아니 똑같은 날들의 반복적 일상을 우주 공간을 떠 도는 지구라는 행성 속에서 여행하듯 살아갑니다.

 

한줌의 흙이거나 한 가닥의 연기로 사라져도 그리움은 남으니 죽어도 죽은 게 아니라고, 잊혀진 사람만이 죽은 것이라고 위안을 하며 하늘길 떠난 선생님을 가슴에 담았습니다. 아름다운 사람은 가슴에 남습니다. 당신은 아름다운 마음으로, 따스한 가르침으로 스승의 길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대는 잊혀지지 않을 그리움으로 남았으니 결코 죽음의 벗이 아닙니다.

 

제자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깊었던 선생님!

아이들 하나하나 알뜰하게 챙기던 그 손길

제자들 걱정으로 눈물 짓던 따스한 미소도

이젠 모두 그리움이 되었습니다.

당신의 영면을 기도합니다.

이제는 아프지 않은 세상에서 훨훨 날으십시오.

-가을에 떠난 선생님을 그리워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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