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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상처 깊은 6.25 격전지… “이제 평화와 희망의 자산이 되길”

韓-獨 교사 DMZ 연수

평화통일 기리며 분단 체험
“남북 민간교류 확대 기대”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탐방로 주변마다 달린 ‘지뢰주의’ 삼각 표지가 긴장감을 높였다. 수십 년 동안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원시림. 지뢰밭과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싱그러운 숲 내음이 철책을 타고 풍겨왔다.
 

9일 강원도 철원 최전방 생창리 마을에 위치한 DMZ생태평화공원. 한국과 독일 교원 80여 명이 비무장지대를 함께 걸으며 분단의 역사를 나누고 평화와 미래를 이야기했다. 지뢰밭을 지나 UN군사분계선 안 철책 바로 앞까지 접근한 교사들은 감격스러운 눈빛으로 가까이 다가온 북녘 땅을 바라봤다. 8일부터 10일까지 교육부가 주최하고 세종시교육청, 한국교육개발원이 주관한 ‘한국-독일 교원 교류 연수’ 현장이다. 특히 이번 연수에서는 우리나라보다 먼저 분단과 통일을 경험한 독일에서 교원 3명을 초청해 눈길을 끌었다.
 

교원들이 체험한 코스는 용양보 탐방로다. 화강 하천변 둑방길을 따라 걷는 평지 트래킹코스다. 특히 휴전 후 지난 60년간 민간인에게 전혀 개방되지 않았던 곳인 만큼 화강 최상류 용양보 습지지역은 고니, 청둥오리, 두루미 등 갖가지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해방전후 번성했던 김화군의 위상을 알 수 있는 암정교와 도로원표, 금강산으로 가던 철길도 아직 남아 있다. 
 

가이드로 나선 김일남 문화관광해설사는 “이 지역은 전쟁 당시 치열한 격전지였던 동시에 해방 후에는 토지갈등으로 주민들의 상처가 깊이 남아있던 곳이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김 해설사는 “하지만 생창리 마을은 이제 평화와 희망을 이야기하는 치유와 힐링의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통일 이후에도 세계자연유산으로 길이 남을 소중한 자산이 될 땅”이라고 설명했다. 
 

한 장면이라도 놓칠까 군에서 허락한 구역을 열심히 녹화하며 탐방에 참여했던 진영옥 제주고 교사는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라는 말 자체가 금기시되고 두렵고 적대적인 존재로만 인식됐던 과거에서 벗어나 이제라도 평화분위기가 조성돼 다행”이라면서 “학교로 돌아가면 학생들과 함께 하우스 감귤 기술 공유, 감귤주스 보내기 등 제주의 특색을 살린 농산물을 교류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볼 생각”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주익 서울 세화여중 교사는 “남방한계선에 와 보니 70여 년 민족의 비극과 지나간 시간이 더 와 닿는다”며 “학교에서 통일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는데, 내년에는 학생들과 함께 이곳을 탐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세옥 세종 아름중 교사는 “자료로만 가르치는 통일교육으로는 한계를 느껴 생생한 현장을 담고 싶어서 연수에 참여했다”며 “독일 교원들의 경험을 들어보니 통일이 더욱 성큼 다가온 것 같고 그들과 비교해 우리는 어떤 부분을 보완하고 준비해야 할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밝혔다. 
 

괴츠 비버 베를린-브란덴부르크 주립 학교&미디어연구원장은 “통일을 경험한 입장에서 한국이 통일을 위해 집중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면서도 아직 비무장 지대에 남아있는 지뢰밭은 괴로운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평화를 위한 의지를 가진 많은 교사들이 가능한 모든 수업 과목에서 통일교육에 노력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3일간 진행된 이번 연수에서는 이밖에도 독일 교원들로부터 독일의 통일 전후 교실문화와 수업, 통일 후 사회통합의 과정과 지속되고 있는 교육 현안들에 대한 특강을 듣고 독일의 사례를 통해 통일교육의 미래를 구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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