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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재테크로 돈 벌고 싶다면, 삶에 먼저 ‘투자’하라

생애주기별 재무관리② 연령대별 투자전략



Q. 아직 아이가 없는 신혼부부입니다. 미혼시절에는 교사로서의 역량을 키우는 데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는데, 결혼 후 자녀 계획을 세우다보니 이젠 재테크도 신경을 써야하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특히 비트코인이나 주식으로 단기간에 큰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조바심이 들다가도 섣불리 투자를 했다 자칫 큰돈을 잃을까 걱정돼 망설이게 됩니다. 어떤 식으로 투자를 하면 좋을지 알고 싶습니다.



늦춰진 생애주기…길어진 노년

이제 더 이상 부모세대 삶의 궤적이 인생의 참조사항이 되지 않는다. 20대에 사회에 진출하고 결혼과 자녀를 출산하던 생애주기는 불과 한 세대 만에 10년이나 지체돼 이제는 30대가 돼야 직업을 갖고 결혼을 하는 게 일반적인 시대가 됐다. 
 
20대 중반에 경제활동을 시작하고 60세 무렵에 은퇴해 15~20여년 노후생활을 하는 부모 세대에 비해 요즘 세대는 경제활동을 시작하는 나이가 더 늦어지고, 평균수명도 늘어나 노년기가 훨씬 길어졌다. 최근 법적 정년이 연장됐지만 부모세대의 은퇴연령과 비슷한 60세다. 결국 경제활동 기간은 줄고, 은퇴 이후의 삶은 훨씬 길어진 셈이다. 게다가 늦춰진 생애주기로 노후를 자녀에게 의탁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졌다. 오히려 은퇴 이전에 자녀에 대한 교육과 양육 책임을 다 끝낼 수 있으면 다행이다. 

경제활동 기간이 줄고 은퇴 이후의 노년기가 길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인생에 있어서 일하며 벌어서 쓰는 기간이 짧아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가뜩이나 불안정해지는 일자리를 감안하면 소득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낮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복리의 마법과 투자의 함정

소득이 불안정해지고 기간도 짧아지다보니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재테크 열풍은 세계 금융위기와 부동산 시장 침체를 겪으며 다수의 실패자를 낳았다.  장밋빛 환상에 취해 위험성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성공에 대한 낙관적인 맹신은 투기로 변질되기 쉽다. 요행히 성공을 거뒀더라도 그 작은 행운이 도리어 더 큰 불행을 불러오는 것이 투기의 법칙이다. 위험성 관리를 소홀히 하는 것은 투자를 저축과 비슷한 개념으로 이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자는 저축과는 엄연히 다른 경제적 행위다. 
 
투자의 유용성을 이야기 할 때 빼놓지 않는 것이 바로 복리의 마법이다. 복리란 이자에 이자가 붙는 것을 말한다. 저축을 하면 보통 원금에 이자를 붙여 돌려주는데 이것을 단리라 한다. 100만원을 10% 이율로 저축했을 때 단리로 3년간 저축하면 3년 후 원리금은 130만원(원금 100만원+10만원 이자*3년)이지만, 복리로 저축하면 133만원이 된다.(원금 100만원+1년차 이자 10만원+2년차 이자 11만원+3년차 이자 12만원) 복리와 단리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큰 차이를 낳는다. 원금 100만원에 이자율이 10%라고 가정할 때, 40년이 지나면 복리와 단리의 원리금 차이는 무려 4000만원이 넘는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투자를 일찍 시작해 장기간 하라고 한다. 하지만 복리의 마법에는 몇 가지 함정이 있다. 하나는 물가 상승률이다. 40년 동안 4000만원까지 커진 이익의 대부분은 물가상승으로 현금가치가 많이 상쇄될 수밖에 없다. 즉 지금의 4000만원 보다 가치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원리금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재테크 커뮤니티에서 흔히, 종자돈 1억원을 모아 30년간 물가상승률을 상쇄할 수 있을 만큼 수익을 내면, 예를 들어 연 10%씩 수익을 내면 30년 후 17억원이 넘는 자산을 가지게 된다며 투자의 유용성을 과장해 설명하곤 한다. 
 
평범한 사람이 종자돈 1억원을 모으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 30년 동안 한 푼도 꺼내 쓰지 않고 투자에만 묶어 두는 것도 비현실적이다. 현실은 집도 마련해야하고, 자녀도 가르쳐야 하고, 예기치 못한 의료비나 생활고를 해결해야만 한다. 또한 복리는 수익이 불어나는 속도만큼 손실이 발생했을 때 손해 금액도 크다. 10년 차에 -10%의 손실이 발생한다면 10만원이 아닌 26만원을 손해 보는 것이다. 결국 복리의 마법을 누리려면 물가상승률을 상회하는 수익률로 꾸준히 수익을 내며 자산을 묶어둬야 한다는 얘기다. 
 
삶의 과제를 해결하는 것이 먼저

평균적인 수입보다 큰돈을 모은다는 점에서 저축과 투자는 일견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저축은 쓰기 위해 필요한 돈을 모으는 반면, 투자는 부를 늘리는 것 자체가 목적이다. 물론 17억원을 모아 노후를 편안히 보내는데 쓰겠다고 할 수도 있지만, 17억원까지 자산을 늘리기 위해선 중간에 투자금을 절대 꺼내 써선 안 된다. 인생이 머릿속에서 그리는 것처럼, 벌고 모으고 불리는 평면적인 것이기만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삶은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을 조율하고 관리해야만 하는 매우 역동적이고 입체적인 것이다. 그런 과정 속에서 돈을 모으고 쓰고 불리는 것도 필요하다. 
 
때문에 투자를 통해 얼마를 모을까보다는 내 인생의 과제들을 해결하는 것이 더 우선돼야 한다. 생애주기별로 어떤 인생 과제들이 있을까?
 
20~30대의 최대 과제는 ‘독립’이다. 직업을 갖고 사회에 진출하는 시기이며 결혼과 출산을 통해 가정을 꾸리게 된다. 경제활동이 막 시작된 시기이기 때문에 소득은 적은 편이지만 부양에 따른 의무도 적어 상대적으로 저축여력이 높다. 이 시기의 자산형성은 투자가 아닌 저축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 가정을 꾸리기 위해 필요한 기초 자산일 수도 있고 투자를 위한 종자돈일 수도 있는 이 자산은 일해서 번 돈을 쓰지 않고 모아야 가장 빨리, 확실하게 모을 수 있다. 또 이 시기에는 향후 경제활동을 안정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데 집중해야 한다. 직업의 전문성과 경력 개발을 위한 투자가 재테크보다 더 중요하다. 본격적인 투자보다는 종자돈을 마련하면서 투자 관련 지식과 정보들을 쌓는 것이 필요하다. 
 
40~50대는 경제활동이 가장 왕성한 시기이자 가족 부양이라는 큰 과제로 여러 목돈을 쓸 일이 발생한다. 소득이 안정적으로 증가하지만 지출도 크게 늘어 저축여력이 감소하기 쉽다. 내 집 마련이나 저축을 통해 본격적으로 자산이 형성되고 확대된다.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투자도 가능하다. 저축을 통해 필수자금을 마련하고 여유자금으로 투자하는 균형 잡힌 재무계획이 중요한 시기다. 
 
60대가 넘으면 연금으로 노후를 보내게 된다. 부양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 줄면서 사회참여와 자기만족을 위한 일이 가능해진다. 소득은 감소하고 자녀 부양의 의무도 덜어지면서 지출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80세 이후에는 노후의료비가 급격히 증가하는 만큼 이때 쓸 돈을 남겨놓는 것이 필요하다. 노년기가 길어진 만큼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위해 자산을 재분배하고, 소득원을 다양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사례자의 경우 이제 막 독립된 가정을 꾸린 신혼부부로, 비교적 저축여력이 풍부하지만 내 집 마련과 자녀 출산이라는 큰 과제를 앞둔 만큼 투자보다는 저축으로 쓸 돈을 모으는 것이 우선이다. 고정 지출과 필수지출을 포함한 생활비를 제외하고 출산 전까지 소득의 40% 가량을 내 집 마련과 출산자금, 집안경조사와 같은 목적자금을 위해 저축하도록 한다. 
 
출산으로 맞벌이가 중단되는 기간은 저축을 줄이고, 복직 후 저축계획을 다시 조정하면 된다. 비정기적인 수입은 경조사와 자동차 보험 같은 비정기 지출과 여행이나 생활편의용품 구입과 같은 선택소비에 사용하고, 남는 돈으로 투자 공부를 해 봐도 좋다. 연간 200~300만원을 투자할 수 있는데 경기전망과 산업동향, 관심 있는 회사에 대한 꾸준한 정보 수집과 분석을 병행하며 펀드나 주식에 투자해 향후 여유자금으로 장기투자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내 집 마련은 안정적인 주거라는 중요한 과제를 해결하는 일임과 동시에 가장 큰 투자이기도 한만큼 자녀 진학, 거주 편의성과 함께 투자가치를 고려해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은퇴 이후에는 주택연금과 같이 집을 통해 노후자금을 마련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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