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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지난 2월은 평창 동계 올림픽으로 세계의 시선이 쏠렸지만, 한국GM과 서남대학교 등 대학 폐쇄 소식이 전해진 달이기도 하다. 교육부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18년 2월말 기준 폐교된 대학은 광주예술대⋅아시아대⋅명신대⋅건동대⋅선교청(성민)대⋅성화대⋅경북외국어대⋅한민학교⋅벽성대⋅인제대학원대⋅서남대⋅한중대⋅대구미래대 등 13곳이다.

이 가운데 건동대⋅경북외대⋅한민학교⋅인제대학원대⋅대구미래대는 자진 폐교했다. 나머지 8개 학교는 교육부로부터 강제 폐교 조치됐다. 이들 대학 폐교는 대체로 설립자나 이사장 비리가 도화선이 됐다. 명신대⋅선교청대 ⋅경북외대⋅벽성대는 학교 총장이나 부총장 등이 회계부정 따위 비리를 저지르면서 학교 붕괴를 촉발했다.

서남대학교 폐교의 경우 2000년 3월 교육부로부터 사상 최초로 폐쇄 명령을 받은 광주예술대와 관련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을 떠올리게 한다. 광주예술대는 이홍하 총장이 교비 400억 원을 가로챈 후 학내분규가 커지면서 2000년 3월 교육부로부터 사상 최초로 폐쇄 명령을 받았다. 그 이씨가 서남대 이사장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전체 대학의 85%를 웃도는 사립 비중이라 그런지 잊을만하면 헌 바지에 무엇 불거지듯 사학비리가 보도되고 있다. 교비횡령이 대표적인 대학에 국한된 이야기만도 아니다. 사립고등학교의 각종 비리도 만만치 않다. 채용비리⋅입학부정⋅성적조작⋅급식비리⋅공사비리⋅공익제보자 탄압 등 열거하기 쉽지 않을 정도다.
이런 비리가 끊이지 않는 것은 2005년 개정한 것을 2007년 한나라당의 극한투쟁으로 재개정한 사립학교법에도 그 원인이 있지 싶다. 가령 현행 사립학교법상 공익 제보자에 대한 보복성 징계를 막을 뾰족한 방법이 없다. 재단이 교육청의 정당한 징계 요구를 거부하거나 완화 처분해도 강제할 방법역시 없다.

고작 할 수 있는 조치가 재정 지원을 끊거나 학급 수 감축 같은 행정⋅재정적 제재뿐이다. 사학에 대한 불이익 조치가 분명하지만, 이런 방법들은 실효성이 적다는게 문제다. 애꿎은 학생들의 피해로 이어지기에 쉽게 발동할 수 없는 맹점이 있어서다. 이를테면 교육당국의 비리 등 범죄자에 대한 징계권고가 재단에 의해 무력화되는 것도 사학 비리를 부추기는 꼴인 셈이다.

사학분쟁조정조정위원회(사분위)라는 것도 그렇다. 세종대나 상지대 사례에서 보듯 애써 퇴출시킨 비리 관련자들을 다시 재단에 오게 하는 등 “사학비리 관련자의 복귀 통로로 구실한다”는 지탄을 받는 사분위 손질이 시급하다. 적폐 청산 차원에서 타이완의 사학법처럼 아예 비리 연루자의 학교 복귀를 영구적으로 막는 규제가 어떨까.

그런데도 비리 사학의 잔여 재산을 국고로 환수하는 내용의 개정 사립학교법이 한국당의 강력한 반대로 국회 본회의 통과가 무산되었다.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나 어쩐다나 하며 수천 명을 피눈물나게 한 죄인을 감싸는 태도를 취한 것이다. 안보 등 다른 건 다 떠나서 야당이 맞나 하는 의구심을 일으키는 한국당 행태라 할 수 있다.

상식적으로 수천 명을 피눈물나게 한 죄인이 단죄되는 건 당연하다. 거기에 맞춰 학교도 폐쇄된 것이다. 말할 나위 없이 재산을 고스란히 죄인이나 그 일가에게 돌려주는 것은 이해가 안 되는 일이다. 학교의 잔여 재산 역시 교직원들의 체불임금 해결후 국고로 환수돼야 맞다. 여차하면 재산 챙기기 꼼수로 자진 폐교하는 사학이 늘어날 우려도 국고 환수의 이유중 하나다.

요컨대 비리 사학은 모든 걸 잃어야 마땅하다는 것이다. 수많은 애먼 피해자를 낳고, 지역경제 초토화의 흉기가 되는 부작용이 안타깝지만, 사학에 대해 폐쇄가 답인 건 그래서다. 그렇다고 오해는 없기 바란다. 비리 사학=학교 폐쇄라는 하나의 공식을 설립자나 이사장 등 학교 관련자들에게 각인시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자는 것이 그런 주장의 궁극적 이유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