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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부모님 노후, 중복보험 정리하고 의료비 저축하자

Q.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30대 후반 비혼 교사입니다. 결혼 계획이 뚜렷하지 않고, 함께 지내다보니 부모님과 관련된 일들을 주로 제가 챙기게 되고, 향후 부모님에 대한 부양도 제 몫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자영업을 하시는 부모님은 아직까진 경제활동을 하고 계시지만, 최근 아버지가 심장 관련 수술을 받았고 어머니도 15년 전 암 진단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부모님 보험 내역을 확인했는데 너무 과한 것이 아닌가 싶으면서도 점점 병원 갈 일도 많아질 텐데 싶어 섣불리 해약하기도 망설여집니다. 칠순을 바라보는 부모님의 노후 의료비 준비를 어떻게 하는 것이 현명할까요?


‘오래 살라’는 인사는 더 이상 축복의 말처럼 들리지 않는다. ‘건강하게’라는 단서가 붙지 않는다면 더욱 그렇다.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의료기술이 발전하면서 기대 수명은 급격하게 늘어났고, 몇 년 후면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의 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몇몇 농촌 지자체는 이미 초고령사회를 넘어 인구소멸의 위험에 처한 것으로 분석되기도 한다. 


그러나 기대수명이 늘어나는 것과는 다르게 건강수명은 오히려 더 줄고 있다. 건강수명이란 기대수명에서 병이나 사고로 활동하지 못하는 기간을 뺀 것이다. 건강수명이 2012년 65.7세에서 2016년에는 64.9세로 감소하고 있는 반면 같은 기간 기대수명은 2012년 80.9세에서 2016년 82.4세로 늘어났다.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차이가 2012년 15.2년에서 2016년에는 17.5년으로 벌어졌다는 것은 아프거나 다쳐 누워 지내는 기간이 그만큼 늘고 있다는 얘기다. 그야말로 유병장수 시대다. 

 

의료기술의 발전은 질병 치료보다는 심장박동과 호흡의 연장에만 맞춰진 듯하다. 병상에서 보내는 노년이 길어질수록 삶의 질은 떨어지고 경제적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6년 진료비 통계지표에 따르면 70세 이상 고령자의 1인당 연평균 진료비는 약 428만 원으로 전체 1인당 연간 진료비 127만 원의 3배가 넘는다. 70세 이후 10년만 잡아도 노후의료비로 4000~5000만 원이 필요한 셈이다. 


노후 의료비 마련에 도움 되는 상품


■노후실손의료보험=50세~75세(또는 80세)를 대상으로 보험회사의 심사를 거쳐 가입할 수 있다. 이 상품은 고액의료비를 중심으로 보장금액 한도를 입원 및 통원 구분 없이 연간 1억 원까지 확대하는 대신 합리적 의료이용을 위해 자기부담금 비율을 높여 보험료가 일반 실손의료보험 대비 50~90% 수준으로 저렴하다. 


일반 실손의료보험은 입원․통원을 구분하고, 입원의 경우 하나의 질병‧상해당 최고 5000만 원까지 보장하며 통원은 회당 30만원(연간 180회 한도)까지 보장한다. 입원은 연간 1억 원, 통원은 회당 100만 원 한도로 보장되며, 입원 시 30만 원, 통원 시 3만 원 기본 공제에 추가해 비급여 30%, 급여 20%의 자기부담이 있다. 별도 특약을 통해 요양병원의료비나 상급병실보장을 받을 수도 있다. 1년 만기 자동갱신형으로 3년마다 재가입된다.  


■유병자 보험=질병을 앓고 있거나 과거에 수술, 입원 등 진료기록이 있어 일반보험 가입이 어려운 사람을 대상으로 하며 보험료가 다소 비싸고 보장범위가 좁을 수 있으나,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도 가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유병자보험은 크게 간편심사보험, 고혈압․당뇨병 유병자보험, 무심사보험으로 나뉜다. 

 

간편심사보험은 최근 2년(암은 5년) 이내 입원․수술 이력이 없는 유병자가 가입할 수 있는 보험으로 계약 전 알릴사항이 6개 항목으로 축소되고 통원이나 투약 여부에 대해 계약 전 알릴 의무가 면제된다. 주로 수술비(수술 종류에 따라 차등지급)와 입원일당을 중심으로 보장하며 일반보험에 비해 보험료가 약 2배가량 높다. 

 

고혈압‧당뇨병 유병자 보험은 해당 질환에 대한 계약 전 알릴의무를 면제한 상품으로 주로 암진단을 보장하며 일반보험에 비해 10% 가량 보험료가 높다. 무심사 보험은 질병이나 치료에 대해 계약 전 알릴의무가 면제되며 사망보장금을 지급하는 보험으로 최대 5배가량 보험료가 높아질 수 있다.  

 

유병자보험(무심사보험 제외)의 경우에도 질문표에 있는 과거 질병이력 등에 대해서는 반드시 사실대로 알려야만 나중에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받을 수 있다. 대부분 5~10년 단위로 보험료가 갱신(인상)되므로 향후 보험료 수준, 납입능력 등을 충분히 고려한 후 가입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 


■고령자 비과세종합저축보험 특약=저축성보험의 보험차익 비과세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10년 이상 보험을 유지해야만 한다. 그러나 만65세 이상(2018년에는 만64세 이상, 2019년에는 만65세 이상 가능)의 고령자가 저축성 보험에 가입할 경우에는 만기 5년, 만기 7년과 같이 보험 유지기간이 10년 미만이더라도 5000만원(납입보험료 총액 기준)까지는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보험을 조기에 해지할 경우에는 원금 손실이 있을 수 있으므로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저축액 모일 때까지 보험 가입은 최소로


68세인 아버지의 경우, 심장질환과 고혈압 등 지병으로 보험가입이 쉽지 않았다. 62세인 어머니는 오래 전 유방암 치료 후 완치판정을 받은 것 외에 특별히 건강상 이상은 없지만 심리적 요인으로 여러 보험에 가입해왔다. 암 진단으로 보험금을 받아 유용하게 사용했던 데다가, 정작 필요하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가입할 수 없는 남편의 상황이 보험 가입 자체를  큰 혜택처럼 느끼게 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비슷비슷한 보험에 중복 가입한 상태다. 아버지는 5개 보험 20여 만 원, 어머니는 9개 보험 70여 만 원의 보험료를 내고 있다. 

 

현재의 보험료도 이미 부담스러운 수준이지만, 향후 납입할 보험료는 더 문제다. 보험을 모두 유지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1억1200만 원의 보험료를 추가로 납입해야만 한다. 이미 낸 보험료 6500만 원을 고려하면 1억8000여 만 원의 보험료를 부담하는 셈이다. 보험금을 얼마나 받을 지 알 수 없지만, 부모님 두 분의 평생의료비만큼이 보험료로 나가는 셈이다.  암과 중증 질환에 대한 진단금과 실손의료비를 중심으로 재설계해 중복되거나, 보험료에 비해 보장혜택이 적은 상품, 실익이 낮은 상품 등을 정리해 부담을 낮추고, 대신 의료비 저축을 통해 쓸 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의료비 저축은 장점이 많다. 보험은 가족 구성원 각기 따로 가입해야 하지만 의료비 저축은 가족 모두가 함께 사용할 수 있다. 또 보험은 계약 내용상의 질병이나 사고, 수술, 입원에 대해서만 보장하지만, 의료비 저축은 내 맘대로 필요할 때 쓸 수 있다. 보험에는 사업비 등 별도의 비용이 포함되지만, 의료비 저축은 이자를 받을 수 있고 복잡한 서류와 절차 없이 필요할 때 언제든 찾아 쓸 수 있다. 이밖에도 보험은 중간에 해약하면 낸 돈보다 손해를 보지만, 의료비 저축은 언제라도 원금은 확실하게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비 저축은 목돈이 모이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것과 그 기간 동안 혹여 큰 병으로 입원이나 수술과 같은 목돈 지출이 필요할 경우 곤란해 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목표한 만큼의 저축액이 모일 때까지 최소한의 보험가입을 통해 보장을 준비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사례자의 경우, 실손의료비와 진단금 위주로 보험을 정리하고, 실손보험 갱신을 통해 향후 증가되는 보험료가 월 10만 원을 넘을 경우 해지하도록 했다. 의료비 저축은 보험을 해약하고 받은 해지환급금을 예금으로 예치해 의료비로 준비하고, 세 자녀가 각기 20만 원씩 부담해 의료비 저축과 경조사 저축으로 나눠 부모님 노후를 준비하도록 했다. 예금과 저금을 통해 5년 후에는 부모님 의료비로 4500만 원 가량이 마련된다. 

 

하지만 보험, 의료비 저축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관리다. 돈을 쓰지 않는 것은 돈을 버는 것과 같다. 꾸준한 관리와 활기찬 생활로 건강을 유지한다면, 병원비와 약값으로 새어나갈 돈을 그만큼 버는 것과 같다. 삶의 질 역시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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