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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빨간 맛’ 아닌 ‘빨간 약’ 공연들



새로운 1월이 찾아왔다. 한 해의 시작을 앞두고 설레야 하는 시기이건만, 어쩐지 달력의 첫 장을 넘기는 마음이 말끔하지가 않다. 유독 우리 사회에 마음 아픈 소식이 잦았던 12월의 안타까운 기억이 아직 생생하기 때문이리라. 지난날의 상처를 안아줄 수 있도록 따뜻한 메시지로 우리의 마음을 보듬는 무대가 필요한 시점이다. 상처 난 마음에 새살이 솔솔 돋게 만들 치유의 힘을 지닌 공연들을 모았다.  
 
따끈한 차 한 잔처럼 마음을 덥혀 줄 말 한마디가 필요한 이들에게는 연극 <앙리 할아버지와 나>를 추천한다. 작품은 까칠한 78세의 할아버지와 고민 많은 대학생이 서로의 인생에서 특별한 존재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시골마을에서 뭐 하나 되는 일 없이 아버지의 잔소리에 시달리는 대학생 콘스탄스는 새로운 삶을 꿈꾸며 파리로의 독립을 결심한다. 그의 새 보금자리는 파리의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는 괴팍한 노인 앙리의 집. 주변 사람들과 늘 갈등을 일으키는 까칠한 성격의 앙리와 콘스탄스가 한솥밥을 먹는 일은 트러블의 연속이지만, 인생의 기로에서 방황하는 콘스탄스의 꿈을 무심한 듯 따뜻하게 응원하는 앙리 덕에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차츰 좁혀져 간다. 
 
콘스탄스의 상처와 두려움, 불안을 위로하는 앙리 할아버지의 말에는 객석을 위로하는 힘이 담겨 있다. 단지 콘스탄스를 위한 말이 아닌 방황하고 있는 모든 청춘을 위한 따뜻한 격려이기 때문. 나날이 심각해지는 세대 갈등 때문에 고민이라면 가족들과의 관람을 추진해도 좋겠다. 앙리와 콘스탄스가 가까워지는 동안 객석의 청년과 중년, 어르신 역시 서로에게 한 발짝 다가서게 될 테니 말이다. 
 
2012년 초연된 연극은 프랑스 극작가 이반 칼베라크의 작품으로, 바리에르 재단 희곡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같은 해에는 영화로 제작되며 스크린을 통해 더 많은 관객들을 만나기도 했다. 앙리 역에는 배우 이순재와 신구, 콘스탄스 역에는 배우 박소담과 김슬기가 캐스팅돼 더욱 기대를 모은다.
 


잠시 시름을 잊고 한바탕 웃고 싶은 이들에게는 연극 <톡톡>이 제격이다. 강박증 치료의 최고 권위자인 스텐 박사에게 치료를 받기 위해 찾아온 환자들이 한 자리에 모이며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그 면면이 가지각색이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쉴 새 없이 욕을 뱉는 뚜렛증후군, 득실대는 세균 때문에 수시로 손을 씻어야 하는 질병공포증,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숫자로 치환해 계산해야 직성이 풀리는 계산벽, 무조건 두 번씩 말하는 동어반복증, 모든 사물은 서로 대칭을 이뤄야 하는 대칭집착증까지…. 가지각색의 증상을 앓는 환자들이 모인 풍경은 그 자체로 코미디다. 설상가상 공항에 발이 묶인 스텐 박사를 기다리던 이들은 서로를 치료하기 위한 그룹 치료를 시작하고, 그 과정에서 서로의 진솔한 모습을 알아간다. 쉴 새 없이 터지는 웃음 사이에는 함께라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는 따뜻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동시에 현대인들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마음의 병을 보듬어가는 과정을 통해 감동을 전한다. 
 
한 해를 기운차게 살아갈 응원이 필요하다면 뮤지컬 <킹키부츠>를 추천한다. 작품은 파산 위기에 놓인 구두 공장을 일으켜야 하는 찰리가 아름다운 남자 롤라를 만나 여장남자들이 신는 특별한 신발 ‘킹키부츠’를 만들어 회사를 일으킨다는 줄거리다. 이 과정에서 찰리가 깨닫는 메시지, ‘나는 지금 모습 그대로 아름답다’는 결국 관객들을 향한 외침이다. 왕년의 팝스타 신디 로퍼가 작곡한 파워풀한 팝 음악은 메시지에 더욱 힘을 불어넣는다. 김은아 공연전문매거진 ‘씬플레이빌’ 에디터 



<앙리 할아버지와 나> 12.15-2.11 |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 | 02-744-7661
<톡톡> -1.28 | 대학로 TOM 2관 | 02-766-6007
<킹키부츠> 1.31-4.1 |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 1544-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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