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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지난 주에 이어 이번에도 입봉작 이야기다. 뜻밖의 대박 일군 입봉작 2탄 ‘청년경찰’이다. 8월 9일 개봉한 김주환 감독의 ‘청년경찰’은 지난 여름 대목 영화시장에서 이른바 대작들인 ‘덩케르크’⋅‘군함도’⋅‘택시운전사’⋅‘혹성탈출: 종의 전쟁’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았을 뿐 아니라 대박을 일군 영화이다. 극장을 찾은 관객 수는 565만 3421명이다.

관객 수로만 보면 ‘택시운전사’(1218만 6205명), ‘군함도’(659만 2168명)보다 적지만, 실속은 그게 아니다. 손익분기점이 200만 명쯤이니 565만 3421명은 엄청난 대박임을 알 수 있다. 특히 ‘군함도’의 659만 2168명이 손익분기점 700만 명에도 미치지 못한 수치임을 생각해보면 ‘청년경찰’이 알짜 실속을 차린 영화임을 알게 된다. 그 일을 김주환 신인감독이 해냈다.

사실 ‘청년경찰’은 개봉 전 만만치 않은 ‘복병’이라커니 ‘다크호스’로 꼽혔다. 시사회에서 기대 이상이란 평가가 나왔고, ‘택시운전사’와 ‘군함도’처럼 “역사의 무게에 대한 의무감도, 거대 예산에 걸맞은 흥행 압박도 없이 오직 더위에 지친 관객을 즐겁게 해줄 수 있는 영화”(경향신문, 2017.8.8.)였기 때문이다.

‘청년경찰’ 대박에는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의 개봉 전략도 한몫했지 싶다. 배급사측의 “조금 색다른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 ‘여름=대작’이라는 요소도 있었지만, 올 여름 스크린은 아픈 역사를 그린 것이 많았기 때문에 조금은 발랄한 분위기의 청춘을 선보이고 싶었다”(스포츠서울, 2017.8.18.)는 말이 그것이다.

배급사측이 야심차게 준비한 350억 원 대작 ‘신과 함께’의 개봉을 연말로 잡으면서 제작비 70억 원의 ‘청년경찰’을 여름 시장에 선보였고, 그것이 뜻밖의 대박을 일군 것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올해의 천만영화로 등극한 ‘택시운전사’가 ‘청년경찰’보다 1주일 빨리 개봉해 블랙홀처럼 관객을 빨아들이는 ‘와중’에서 거둔 흥행성적이라 더욱 의미가 커보인다.

‘청년경찰’은 경찰대 입학생 기준(박서준)과 희열(강하늘)의 오로지 ‘경찰정신’에 투철한 활약상을 그린 영화다. 그들은 납치한 소녀들의 난소와 장기를 불법 적출하는 악당들을 그야말로 몸을 던져 검거한다. 학교에서 ‘시민이 위기에 처했을 때 가장 먼저 응답하는게 경찰’이라 배운 걸 제대로 실천하여 사회악을 일소한 것이다. 경찰 본연의 사명을 다한 모습이다.

여자가 눈앞에서 괴한들에게 납치돼 끌려갔는데, 단서라곤 떡볶이가 들어있는 검은 비닐봉지뿐이다. 모래시장에서 바늘찾기 같은 상황임에도 기준과 희열은 범인 잡기에 의기투합한다. 감독도 말했듯 결국은 판타지에 가까운 예비경찰들의 활약상이지만, 관객들은 굳이 그걸 따지려 하지 않는다. 나쁜 놈들 혼내주는 예비경찰들이 멋지고 박진감 넘쳐나서다.

그 과정에서 한심한 경찰의 작태가 까발려진다. 가령 기준과 희열이 신고하러 간 파출소에서 신고자의 신분증 제시 요구가 그렇다. 다시 경찰서에 가 납치사건을 얘기하니 “서장님 지시가 먼저”라며 경찰대 선배는 다른 데로 출동한다. 물론 덤이거나 양념격일 수 있는 비꼬기이지만, 결코 경찰홍보 영화가 아님을 웅변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영화 전체적으로는 긍정적이면서 활기찬 경찰상이 예비경찰들 활약을 통해 부각되어 있긴 하다. 그런데도 영화는 다분히 계몽적일 수 있는 그런 모습을 전혀 생각나지 않게 한다. 그만큼 영화에 푹 빠져들게 하는 힘이 있다. 무엇보다도 박서준과 강하늘의 코믹하면서도 풋내나는 열정의 연기조합이 1등공신이 아닐까 싶다.

코믹모드 역시 너무 자연스러워 재미진 요소의 하나로 기능한다. 희열이 정신 잃은 채 거꾸로 매달린 기준에게 자꾸 침 뱉어 깨우는 장면은 새로워 보인다. 크게 째려볼 게 없는 영화지만, 좀 아니지 싶은 점도 있다. 컵라면 먹는 걸 보고 입맛 다시는 기준이라든가 클럽에서의 호들갑떨기 또는 너무 촌스럽게 구는 예비경찰들 모습이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