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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이슈] “대한민국 교육은 교총의 역사… 교육입국으로 새로운 미래를”

한국교총 70주년 성찰과 미래 대한민국 교육 30년의 길

성낙인 서울대총장은 지난 11월 9일 한국교총 70주년 교육대토론회 기조강연에서 ▲교원전문성 향상 ▲교 권확립 ▲공공선 실현에 앞장서는 교원단체 ▲존경과 신뢰받는 교사상 정립 등을 교총의 미래비전으로 제시했다. 성 총장은 이날 “교총은 우리나라 교육역사를 써내려간 최대·최고의 교원단체로서 교육 발전에 긍정적 인 영향을 끼쳤다”며 지난 70년을 평가했다. 그러면서 “교총은 이제 100년의 미래를 내다보는 정체성 확립과 발전적인 미래상 확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대한민국이 교육입국을 실현할 수 있도록 교총이 앞장 서줄 것을 당부했다. 다음은 ‘한국교총 70주년 성찰과 미래 대한민국 교육 30년의 길’을 주제로 한 성 총장 의 기조강연 내용을 요약 정리한 것이다.


구국의 등불로 밝힌 한국교총 70년

한 나라의 미래를 알고자 한다면 그 나라 학생들이 어떤 교육을 받고 있는지 보라는 말이 있다. 이는 인재를 길러내 한 나라의 미래를 창조하는 과업은 교육에서 시작해서 교육으로 완성된다는 자명한 진리를 일깨워주는 말이다. 모름지기 교육이란 그 어떤 요인보다도 교육자의 의지와 노력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다. 우리나라는 해방 이후 근대교육의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새로운 교육의 씨앗을 뿌리고 구국의 등불 역할을 해온 교원들 의 헌신적인 자세와 노력으로 국가재건의 기반을 구축할 수 있다.


1947년에 창립된 한국교총은 광복 이후 정부수립보다 앞서 창립되었으며 우리나라 교육역사를 써내려간 우리나라 최대·최고의 교원단체로서 교육발전에 이바지했다.


한국교총은 설립 이후 전문직주의를 표방하며 교직의 전문성 신장, 교원의 경제적 지위 향상, 복지 후생 확충뿐만 아니라 교권 신장 및 윤리 확립을 비롯한 교육 여건 개선 등을 위한 활동을 수행해 왔다.


한국교총은 설립 이후 일관성 있게 전문직주의를 표방하며 교직의 전문성 신장, 교원의 경제적 지위 향상, 복지 후생 확충뿐만 아니라 교권 신장 및 윤리 확립을 비롯한 교육제도 쇄신, 교육 여건 개선 등을 위한 활동을 수행해 왔다. 또한 연구활동과 국제 교류 강화를 통한 교직의 위상 제고 등을 위해서도 부단히 노력했다. 그 대표적인 활동으로 현장연구 대회, 원격교육연수원 설립, 교육세 도입을 통한 안정적 교육재정확보 기반 마련, 유·초·중등 단일호봉제 도입, 사립학교연금제도 신설, 교원윤리강령 제정, 단체교섭·협의 확보 등이 있다.


그러나 일부 국민에게는 교육권보다 ‘자기들의 이익 관철’이라는 모습으로 비춰져 낮은 신뢰의 눈길을 받기도 했다. 지나친 집단 이기주의나 편협한 주장 등으로 보여져 국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1999년 7월 교원노조 결성권이 합법화됨에 따라 한국교총은 유일한 합법적 교원단체로서의 활동을 마감하게 되고, 복수 교원단체 시대를 맞았다. 교원단체의 복수화로 단체별 성격과 역할이 다른 계층·단체 사이에 활동이 전개 됨으로써 교육현안에 따라 혼란과 갈등이 심화되기도 했다. 이로 인하여 한국교총의 정치적·사회적 입지 또한 좁아졌다.


하지만 한국교총은 조직 강화와 다양한 회세 확장 활동 등을 벌이며 조직을 안정화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기틀을 마련했으며, 교육 본연의 활동을 강화하여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얻을 수 있었다. 최근 10여 년 간 회원 수가 증가했으며, 사회적 영향력이 되었다. 한국교총은 여전히 최대·최고의 교원단체로서 교원정책과 한국 교육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뿌리조직인 12,000여 개의 학교분회와 190여 개의 시·군·구 교총, 17개 시·도 교총을 아우르는 중앙단체로서 교원이 전문직에 부합하는 사회적·경제적 지위를 가질 수 있도록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또한 ‘교원의 지위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에 따라 중앙정부와 매년 단체교섭을 할 수 있는 법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


새로운 변화의 시대, 교육을 위한 자치 고민해야

그러나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이 법적으로 인정되고 이에 따라 전교조가 공식적인 법적 기구로 보호받는 상황이 되면서 건국 이래 지난 반세기에 걸쳐서 단일한 교원단체로서 누려왔던 한국교총의 위상도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이처럼 변화하는 법과 제도에 비추어 한국교총도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할 책무를 가지게 됐다. 한국교총은 전교조와 그 탄생에서부터 다르다고 할 수 있지만 그 구성원이 다 같은 교원이라는 점에서 일정한 범위에서 협치도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그 탄생의 차이라는 점에 비추어 본다면 협치와 더불어 한국교총의 정체성을 확보하는 방향이 무엇인지도 숙고할 시점이다.


새로운 시대적 변화는 교육자치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교육감은 주민의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에 따라 선출하게 됐다. 하지만 교육감직선제는 많은 문제점을 야기했다. 교육감직선제를 시행하면서도 교육감에 대한 정당공천제가 헌법상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이유로 시행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교육감직선제는 나름 타당성을 가지지만 지방자치 단체장 특히 광역단체장 선거에 매몰된 지방자치 선거에서 교육감 후보자가 누구인지 어떤 성향을 가진지도 모르는 깜깜이 선거가 진행되어 왔다. 이에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관련 법률을 개정하여 교육감 후보와 광역단체장 후보가 정책적으로 연대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한국교총도 이러한 일에 방관자적 자세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여야 할 것이다.


공공선에 근거한 교원단체 활동 패러다임 정립

개인적으로는 오늘날 한국 교육의 부정적인 모습들은 선(善)의지의 부족과 배타적 개인주의와 집단적 이기주의의 발로에서 시작한다고 본다. 우리 사회에서 선의지를 구현하기 위해 배타적 개인주의나 집단적 이기주의를 과감하게 떨쳐버리고, 모두가 다함께 발전 하는 선한 공동체주의를 배양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우리 사회에 만연한 지나친 경쟁이 인간의 ‘선의지’를 침해하고 있다. 또한 심화되고 있는 양극화 현상은 사회 발전의 원동력 이었던 역동성과 다양성을 심각하게 훼손시키고 있다. 우리 헌법은 자유롭고 창의적인 인간상에 기초한 인간의 존엄을 최고의 가치로 받아들이고 있다.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기초하여 인성을 회복함으로써 인류에 대한 배려심과 이타심(altruism)을 복원시켜야 한다. 수많은 개인과 집단들이 서로 존중하고, 서로의 아픔을 공감하며, 인류에 대한 배려와 이타심을 복원하는 선의지를 통해서 우리 사회의 공동선을 확립해야 한다.


이러한 선의지의 확립은 대학에서의 교육보다는 유아교육, 초·중·고 교육에서의 인성 교육이 더욱 중요하다. 초·중등 교육을 통해서 한 사람의 인성과 품성의 기본이 형성되고 더불어 살아가는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서의 기본 자질이 길러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육의 주체인 일선학교 선생님들의 교육관, 교육방법, 역량, 자질 등이 중요하다. 선생님들은 학생들이 고귀한 선의지를 확립하고 선한 인재로 자라날 수 있도록 하는 최일선 첨병이다.


앞으로 한국교총의 활동 또한 무엇보다도 이러한 공공선을 실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교육 문제에 관한 주장을 관철하기 위한 수단으로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되어서는 안된다. 이를 1991년에 ‘교원지위향상을 위한 특별법’으로 제정하고 2015년에는 ‘교원의 지위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으로 확대, 강화하는 등 교권보호를 위한 한국교총의 노력은 높이 평가되어야 한다.


또한 여러가지 교육 현안 과제들이나 쟁점들을 둘러싸고 집단이기주의적인 요구로 흐르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무엇보다도 학교교육의 질 향상(Quality School)을 통한 우수 인재양성이라는 공공선 실현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학교교육의 질을 거양할 수 있도록 교육여건 개선과 교원의 전문적 자질 향상, 그리고 교원의 사회적·경제적 지위향상에 보다 무게중심을 둬야 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한국교총은 이익단체로서의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그들만의 이익을 대변하는’ 압력단체 수준을 넘어서서 공공선을 실현하는 주체로서 학생·학부모에게 신뢰와 지지를 받을 때 국민에게 희망과 꿈을 주고, 교육입국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교직의 전문직 주의의 확립과 교권 보호

아울러 교원의 전문성 향상과 교권보호는 가장 우선돼야 할 가치이다. 아시다시피 교직은 전문직이다. 전문직에게 부합하는 엄격한 기준이 요구된다. 교직의 성격을 규정짓는 본질적 사안이라 할 수 있다. 우리의 아이들을 믿고 맡길 수 있다는 1차적인 믿음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본질적 요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어떠한 교육관련 구호도 논리와 설득력을 가지지 못할 것이다.


이와 같이 교원의 전문성과 자질은 질 높은 교육의 전제이자, 존경과 신뢰, 교권 존중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교총의 활동 또한 교원들이 이러한 본질적 활동을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무엇보다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이러한 전문직으로서의 교직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먼저 교원들의 실제 학교교육에 있어 높은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학생들의 잠재력 개발과 소질 개발을 위해 최선을 다해 왔는지 겸허한 반성이 이루어져야 하며, 나의 행동 하나하나가 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인지하며, 모범적인 선생님이 되도록 세심하게 유의해야 한다. 교원들이 스스로 큰 책임의식을 느끼고 개선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먼저 가져야만 전문성 또한 향상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뉴스를 보면 여교사에 대한 성희롱 발생, 폭력 행사 등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넘쳐난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아니한다’는 선생님에 대한 경외와 존경으로 상징되 는 말을 차치하고서라도 기본적인 관계마저 무너져버린 현실을 목도하면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다원화되고 개인화되어가는 사회 속에서 일부 버릇없고 기본적 소양이 되지 않은 학생들에 의해 발생한 예외적인 사건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으나, 그렇게 단순히 넘어갈 수는 없다.


실제 교육현장의 교권 추락은 심각하다. 최근 3년 간 교육부에 접수된 폭행, 폭언·욕설, 성희롱, 수업방해,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 사건은 1만 2천여 건이 훌쩍 넘어선다. 교권의 추락은 교원이 사명감과 긍지를 가지고 본연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게 만들고, 궁극적으로 학교 교육력을 저하시키므로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그 피해는 교원뿐만 아니라 결국 학생들과 우리 사회에 되돌아온다.


교권 수호 대책이 필요하다. 교직을 천직으로 여길 수 있는, 교직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간 교육 당국이 이를 위해 수없이 많은 정책을 제시했으나 교권은 계속 추락해 왔다. 공교육 회생은 교사와 학생 간 신뢰가 회복되고 교권이 확립될 때 비로소 가능하다. 교권이 무너진 교육현장에는 교육이 존재할 수 없다. 교원을 대표하는 단체로서 교단의 교육활동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상황에 대하여 학생의 학 습권과 교수권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대응을 해나가야 한다. 교권이 바로 설 때 비로소 교육이 바로 설 수 있다. 교권 확립을 위한 이면에는 학교에서 일어나는 각종 교권침해 사례에서 교원들을 보호해 주고 이를 격려해 주는 제도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교총이 이들의 법적 보호를 위해 교권 옹호 기금을 마련하여 소송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은 교권 옹호를 위한 법률구조 서비스의 선진화라 할 수 있다.


교권 확립을 위해서는 교육 현장에서 교원들이 편안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기본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첫째, 교원의 안정적 업무 수행을 위한 물적 기초가 마련돼야 한다. 교총의 노력으로 1972년에 대한교원공제회법이 제정된 것은 그 당시로서는 획기적이었다. 더 나아가 1973년에는 사학교원연금법의 제정을 실현하는 데에도 교총의 노력이 결정적이었다.이는 오늘날과 같은 고령화 사회가 현실화된 시점에서 들여다보면 그야말로 선구적인 일이다. 교직사회의 안정에는 사학교원연금법이 결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 둘째, 학교에서 오늘날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건 사고가 발생하면 교원 개인에게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한다. 바로 그런 점에서 교총이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독려한 끝에 ‘학교안전사고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것은 획기적인 일이다. 교원이 안전하게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법제는 앞으로도 계속 발전돼야 한다.


존경받고 신뢰받는 새로운 교사상 확립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 등 국내외 교육환경은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다. 변화된 기대와 역할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학생, 학부모와 신뢰관계를 구축하면서 학교 밖 더 큰 세상 속으로 뛰어들어 봉사하며 교육활동의 폭 또한 넓혀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학교와 가정, 교원과 학생, 학부모가 함께 협력하는 교육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학교현장과 교육 주체 사이의 원활한 소통 속에 신뢰는 자연스럽게 뿌리내린다. 이제는 교원 스스로도 새 로운 교원상을 정립하고, 교육과 교직의 본질적 가치를 지켜나감과 동시에, 교권과 교육 발전을 위해 일어나는 것이 필요하다. 스스로 도덕과 공동체의식, 세계시민의식을 만들어 가는 주체가 될 때 자연스럽게 교원의 자긍심은 세워지고 교권을 보호하겠다는 사회적 인식의 전환과 문화형성이 가능하다. 이런 문화는 한 두 사람 교원의 노력으로는 달성하기 어렵다. 한국교총이 교육 구성원과 구성원을 연결하고 큰 흐름으로 이어가는 조력자가 돼 야 한다. 이런 문화가 형성될 수 있도록 교원단체의 활동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