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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교사도 ‘교장 아카데미’ 이수하면 공모교장 자격 부여 ‘파란’

교육부 특교로 경기도교육청서 연구, 공모제 확대 준비 차원



20년 이상 교사·교감 중 평판·면접 선발…현행 중임제 폐지 
현장 “교사부터 승진 대열, 단 400시간 연수면 훌륭한 교장?”
승진 대기자 연수 강화가 바람직 “갈등 조장방안 철회하라”

교장공모제 확대를 위해 20년 이상 교감·교사가 ‘학교장 양성 아카데미’를 이수하면 교장공모 응시 자격을 주는 방안이 제시돼 현장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공모제를 전면 확대하고 현행 승진형 중임제를 폐지하는 방안까지 나와 향후 파란이 예상된다. 

경기도교육청은 24일 경기도교육연구원에서 ‘학교장 양성 아카데미 정책 연구를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는 교육부가 1억 2000만원의 특별교부금을 교부해 진행되는 정책연구다. 교육청 관계자는 “국정과제인 교장공모 확대와 연동해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방안은 교직경력 20년 이상 교감·교사 중에서 온라인 현장평가(동료교원 등 평판도 조사), 심층면접 등을 통해 아카데미 입소자를 선발하고 2년(400시간 이상) 동안 비전, 학교문화, 교육네트워크 등 6가지 주제를 이수시키는 게 골자다. 이 과정을 이수한 교원은 교장 공모 지원 자격을 부여해 공모제로 뽑을 수 있는 인력을 확대해 놓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현행 승진체계에 따른 교장을 4년 단임제로 하되, 공모 교장으로 4년을 더 할 수 있는 방안과 4년 또는 5년 단임제, 전면 교장공모제 등 3가지 안을 임용제도 연계 방안으로 제시했다. 경기 교원 1만319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아카데미 도입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63%에 달했다는 발표도 덧붙였다. 

연구책임자인 김영인 경기도교육원 정책기획부장은 “교사-교감-교장으로 이어지는 승진체계는 배제와 소외의 구조를 고착화해 연대와 상생, 협력이 작동해야 하는 학교 교육 환경에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연구대회나 벽지학교 근무가 상당수 승진점수를 따기 위한 목적에서 출발한데다 현행 자격연수는 정형화된 틀의 강의식으로 상황 기반형 문제해결력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원들은 현행 승진 체계를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아카데미를 만능으로 포장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홍석기 경기 동삭초 교감은 “현행 승진제도가 수많은 변화 요구에도 지금까지 시행되는 것은 어느 정도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하기 때문”이라며 “학교가 아카데미 선발을 위한 양성 학원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고 근무 여건이 나쁜 도서 지역과 농어촌 시골학교 기피 현상도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승유 경기 비산중 교장은 “아카데미 지원 자격이 20년 이상 모든 교사에게 개방되면 승진에 대한 완전 경쟁 구도가 돼 승진 열풍을 불러오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밝혔다.

플로어 토론에서는 반대 현수막까지 등장하는 등 성토장을 방불케했다.  

화성A중 교감은 “교감으로 현장 경험을 쌓은 뒤 교장이 돼야지 단지 400시간 교육받고 좋은 교장이 되겠냐”며 “좋은 교사가 좋은 교장이라는 전제로 연구를 시작했는데 교수직과 관리직은 엄연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카데미 운영에 많은 예산을 쓰고도 정작 공모에 안 된 사람은 일반 교사로 돌아가면 된다는 게 말이 되느냐. 차라리 승진 대상자에게 그 연수를 받도록 하는 게 낫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원B초 교감은 ‘불공정한 새치기 인사혁신 추진에 반대’라는 현수막을 들고 나와 “도서지역 근무, 온갖 보직 교사 등 다양한 경험을 한 것이 현재 교감 활동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경기도 내 200여 명에 이르는 교장 대기 발령자들 연수에 투입하는 게 어떠냐”고 비판했다. 

성남C초 교감도 “승진에 관심이 없었는데 연구 수업, 심화 연수, 보직교사 등 다른 선생님들이 하고 싶지 않는 일들을 하다보니 인정을 받고 승진의 기회가 됐다”며 “아카데미 운영으로 또다시 학교 내 갈등과 혼란만 양산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현장 비판에 김영인 정책기획부장은 “초안 수준이고 특별한 목적을 위한 꼼수나 정치적 의도는 없다”며 “숙의와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