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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우울증으로 고생하는 독일 교원들

과도한 업무부담으로 능력 한계느껴
바이에른주 퇴임원인 60%가 우울증
"방학있고 편한 직업이란 통념 잘못"


최근 베를린 자유대학의 교육학자와 정신과 전문의들은 공동으로 연구계획을 발표했는데 이 연구의 계기는 환자들 중 직업이 교사인 사람들이 계속해서 늘어나기 때문이다. 몇 년 전부터 독일의 유명한 시사잡지인 데어 슈피겔 (Der Spiegel)지를 비롯해 많은 언론매체에서 우울증으로 고생하는 독일의 선생님들에 관한 기사를 다루었지만, 학술적인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연구에 참여한 관계자에 따르면, 베를린 자유대학 의과대학에 우울증으로 찾아오는 환자들의 절반이상이 교사라는 사실에, 왜 교사라는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이런 심리적인 병에 시달리는지를 알아보는 것이 이 연구의 목적이다. 베를린의 경우 중·고등학교 교사들의 20% 정도만이 정년을 채우고 퇴임을 한다.

해마다 업무부담으로 인해 능력의 한계를 느끼면서 조기에 퇴임을 하는 교사들이 늘어만 가고 있다. 한 조사 결과에 의하면 베를린에서 퇴임하는 선생님들 중 자신들이 느끼는 한계로 인해 퇴임한 경우가 1997년에는 30%이었으나 2001년에는 62%로 상승하였다.

이런 수치가 발표되자, 베를린 시 정부 당국은 이러한 수치는 다양한 종류의 조사를 합한 수치로 정확성이 떨어진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베를린 자유대학 의과대학에서 정신과 전문의로 재직하면서 이번 조사에 참여한 이사벨라 호이서(Isabella Heuser)씨는 교사들의 조기 퇴임에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심리적인 이유라고 확신하고 있다. 그녀가 이렇게 확신을 갖는 근거는 바로 바이에른주의 경우 교사로서의 업무를 더 이상 수행할 수 없어 퇴임하는 선생님들 중 60%가 우울증으로 인한 것이라는 연구 보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연구 보고를 바탕으로 그녀는 "교사들에게 나타나는 이러한 우울증은 직업병으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녀의 주장에 의하면 "베를린의 경우 2002년에 이런 우울증으로 고생하는 교사들의 수가 약간 줄어들기는 했지만, 3달에서 6달까지 학교에 출근하지 못하는 교사들의 경우 거의 대다수가 이 우울증으로 인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베를린 시 정부의 교육장관인 클라우스 뵈게(Klaus B ger)씨는 우울증으로 고생하는 교사들이 많다는 문제점에 대해 조치를 취하겠다는 견해를 분명히 밝혔다. 이러한 조치 중 하나로 선생님들 중 자신의 업무를 더 이상 수행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증명할 경우 다른 일,
예를 들면 학교 내에 있는 도서관으로 배치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러한 방안에 대해 베를린 시 정부의 교육부 내에서도 반대의 여론이 있다. 이러한 방안은 바로 공무원 법에 위반된다는 것이다. 법에 의하면 공무원은 자신이 교육받은 그리고 자신의 역할에 맞는 일에 배치돼야 하는데, 이러한 조치는 그에 반한다는 주장 또한 만만치 않다.

이러한 베를린 시 당국 내의 이론은 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우울증으로 고생하는 교사들의 자리 배치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울증으로 고생하는 교사들이 계속해서 나오는 것에 대한 근원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문제는 더욱 복잡해 질 수밖에 없다. 당장 매년 우울증으로 자신의 업무를 더 이상 수행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교사들이 계속해서 늘어나면 이 교사들의 자리배치에도 한계가 있다.

그간의 독일 언론보도에 의하면 교사들이 우울증과 같은 심리적인 병으로 고생하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과도한 업무 부담에 따른 스트레스이다. 이에 대한 근원적인 해결 없는 조치들은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이다.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진행하는 이번 연구에 교사들이 많은
관심을 갖는 이유 중 하나가 우울증에 대한 학문적인 연구라는 것도 있지만, 지금까지 독일 사회 내에 많은 사람들이 교사라는 직업에 대해 갖고 있는 통념이 편견이었으면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을 밝힐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바로 교사라는 직업은 방학이라는 긴 시간의 휴가 기간이 있는 쉽고, 편안한 업무라는 사회의 일반적인 통념이 잘못된 것이었다는 점을 밝힐 수 있는 계기가 되길 원하고 있다. 또한 선생님들은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진행되는 이번 연구에서 위로부터의 과도한 업무 부담으로 인해 자신들이 받는 속박 감은 바로 학생들을 속박하고 억누르는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밝혀지길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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