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06 (수)

  • -동두천 26.7℃
  • -강릉 22.9℃
  • 서울 26.1℃
  • 대전 24.3℃
  • 대구 25.4℃
  • 울산 26.2℃
  • 박무광주 29.2℃
  • 구름많음부산 29.5℃
  • -고창 26.8℃
  • 흐림제주 33.6℃
  • -강화 25.4℃
  • -보은 21.9℃
  • -금산 25.8℃
  • -강진군 30.1℃
  • -경주시 24.9℃
  • -거제 29.9℃

교단일기

“선생님, 저 아르바이트 자리 하나 구해주세요.”

성적 장학금 폐지에 앞서, 대학 등록금 인하가 먼저 아닌가?

수도권 소재 일부 대학의 성적우수 장학금 폐지에 따른 학생과 학부모의 찬반이 이만저만 아니다. 매 학기 성적우수 장학금을 받아 등록금을 대체했던 수도권 소재 대학에 재학 중인 한 제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선생님, 저 아르바이트 자리 하나 구해주세요.”
“……”


매 학기 전화를 걸어 성적우수 장학금을 받았다며 자랑을 늘어놓았던 제자의 뜬금없는 말에 할 말을 잃었다. 그리고 처음에는 제자의 말이 장난인 줄만 알았다. 가능하다면, 저녁 시간 시간제로 할 수 있는 일자리를 구해 달라고 제자는 요청했다.


잠시 뒤, 제자는 아침에 발표된 대학의 공지 사항(성적 장학금 폐지)을 자세히 말해 주었다. 그리고 대학의 불합리한 처사에 불만을 토로하기 위해 대학 측에 항의 전화까지 했다고 했다. 그러나 돌아온 답은 학교 방침이 그러니 어쩔 수 없다는 답변뿐이었다고 하였다.


순간, 성적장학금을 받기 위해 불철주야(不撤晝夜) 열심히 공부해 온 제자가 받을 충격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제자는 학습 의욕이 사라졌다며 아직 일 년 이상 남은 비싼 등록금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걱정했다.
 
그간 등록금 걱정 없이 공부에만 매진한 제자에게 이번 대학의 성적장학금 폐지 결정은 날벼락이 아닐 수 없었다. 게다가 한국장학재단 산정 소득 구간이 9분위에 해당하여 국가장학금 수혜 또한 받을 수 없어 오직 성적장학금만 바라보며 공부해 온 제자이기에 그 안타까움이 더욱 컸다.


학교 앞 원룸에서 자취(보증금 5백만 원, 월세 35만 원)하는 제자는 좀 더 가격이 저렴한 고시 방으로 이사 갈 처지에 놓였다며 허탈해하였다. 그리고 틈틈이 생활비와 학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 할 것 같다며 성적 장학금 폐지 이후, 앞으로의 계획을 조심스레 이야기했다. 


제자에게 학교에서 주는 장학 혜택을 꼼꼼하게 챙겨보고 방법을 강구해 볼 것을 주문한 뒤 전화를 끊었다. 몇 년 전, 수도권 소재 여러 대학에 합격한 제자에게 장학 혜택이 좋은 이 대학을 추천해 주었다. 그리고 제자는 입학하여 지금까지 줄곧 성적 장학금을 받고 다녀 학비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 그래서일까? 제자는 이 대학을 추천해 준 내게 항상 고마워했다.


대학의 결정에 딱히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대학은 기존 장학금 수혜를 받았던 제자와 같은 안타까운 사정이 있는 학생들을 배려하여 장학금 폐지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 저소득층 학생에게 장학 혜택을 늘리는 취지도 좋지만, 기존 장학제도를 갑자기 폐지함으로써 그 장학금을 받아 온 학생들이 졸지에 수혜를 받을 수 없게 된다면 거기에 따른 혼선은 가중되리라 본다.


우선, 대학 차원에서 비싼 등록금을 인하하여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학비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선행(先行)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대학 측은 장학금 수혜 기준을 합리적으로 선정하여 성적우수 장학금 혜택을 더는 받지 못하는 학생들의 불만을 최소화시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