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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전임 학교의 성과 등급이 B등급이라는 문자가 도착했다. 객관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결과를 명확하게 납득할 수 있기를 희망했지만, 현실은 기대와는 거리가 멀었다.

교육활동을 명확하게 계량화하기 어려운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명확하게 수치화할 수 있는 항목도 일부 존재한다. 그 내용을 기준안에 넣는 게 합리적이라고 주장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오히려 비합리적인 항목이 추가됐다. 

필자는 분명히 학교를 위해 뚜렷한 공헌을 했다. 2014년부터 3년 동안 도교육청 학교표창 수상에 기여했고, 2013년부터 매년 사업계획서를 통해 외부기관으로부터 1000~2000만 원 내외의 사업 지원금을 꾸준히 받았다. 특히 지난해에는 건전한 청소년 문화 공간 마련을 위해 시청으로부터 3000만 원을 지원받아 스포츠 클라이밍 시설을 설치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전임 학교에서는 이는 성과로 보지 않았다.

오히려 법령으로 보장된 연가와 병가를 ‘생활지도 일수’라는 명목으로 수치화했다. 부장 보직의 직무 난이도를 구별해 차등을 두면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배점 구성에 대한 의견은 물은 적이 없으면서도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합의한 내용을 평가 항목에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책임소재를 불분명하게 할 수 있는 항목만 골라 설문을 거친 셈이다.

필자는 지난 가을 불의의 사고로 두 달간 병가를 냈고, 주요 부장이 아닌 것으로 분류돼 그 점수를 만회할 방법이 없었다. 학교 분위기에 따라 다르긴 전임 학교처럼 객관적인 성과가 있어도 구성원이 동의하지 않으면 성과가 아니요, 개인적인 결과물 역시 합의가 없으면 실적이 아닌 학교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필자는 성과급 도입취지에 부합하는 성과를 냈음에도 최하위 등급을 받은 이유, 그리고 정성평가 기준과 결과를 공개해 달라고 요구했다. 답변서에는 의견 수렴 및 설문 등 절차적인 정당성이 분명하므로, 이의 신청내용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동문서답이 따로 없다. 내용 타당도를 주장하고 있는데 절차적인 하자가 없다고 회신한 것이다.

아울러 정성평가 결과도 공개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니까 약 20% 정도 반영되는 정성평가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 대체 어떤 항목을 평가했는지는 철저하게 비밀이다. 분명히 자기평가서에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개인적인 성과물과 학교에 공헌한 점을 기재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면평가 위원의 주관에 따라 반영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 이런 평가 방식을 객관적이라 할 수 있겠는가. 이의신청 절차도 단순한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필자가 경험한 내용 외에도 부당하고 자의적인 평가를 경험한 사례는 많을 것이다. 교원 성과급 제도가 정부의 도입 취지와는 달리 단순히 기피업무를 맡는 원인 행위에 대한 보상인 경우가 많다는 것은 이제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여기에 더해 자의적인 꼼수의 사례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다학년, 다교과 담당교사 점수’를 얻기 위해 고의로 학년을 나누기도 하고, 상담의 질은 포기하고 단순히 횟수를 늘리기에 급급한 경우도 있다. 수치화할 수 있는 근거가 턱없이 부족하므로 필자의 경험처럼 병가나 연가 일수가 점수화되는 특이한 경우까지 생긴다. 학생을 평가해야 하는 교원 집단 내부의 평가 현실이 이렇다는 점은 정말 유감이다.

현장에서 제대로 측정할 수 있는 근거는 제시하지 않고 단위학교에 맞게 평가하라는 말이 서로 다투고 갈등하라는 말과 무엇이 다른가. 결국, 성과급 도입의 궁극적인 목적이 교단 갈등이란 말인가.

개인의 경험으로 치부될 수도 있는 전임 학교의 사례를 이렇게 쓰는 일이 적절한지 끊임없이 고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을 쓰는 목적은 교원 차등 성과급의 전면 폐지를 위한 근거를 하나라도 남기기 위해서다. 부디, 교원의 사기 저하와 갈등만 유발하는 차등 성과급이 폐지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