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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결과보다 과정을 더 인정받고 싶어하는 아이들!

'시험 잘 봤니?' 보다 '고생 했다'는 말이 더 필요할 때

3일간의 중간고사를 끝내고 하교하는 아이들의 표정이 그 어느 때보다 밝아 보인다. 시험의 강박관념에서 벗어난 탓일까? 시험이 끝났다는 해방감에 들떠 평소 인사를 잘하지 않았던 아이들까지 큰소리로 인사하며 지나간다.


그런데 가끔 선생님의 말 한마디가 시험이 끝난 아이들의 기분을 망칠 때가 있다. 문득, 시험을 막 끝낸 아이들에게 던지는 선생님의 첫 마디가 궁금했다. 그래서 잠시나마 교무실에서 아이들과 선생님의 대화를 지켜보았다.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제일 많이 던지는 말이 시험 결과와 관련된 질문이었다.


"시험 잘 봤니?"


그리고 채점을 마친 선생님 중 일부는 시험 성적에 실망한 듯 아이들이 공부하지 않은 것을 나무라곤 했다.


“시험공부 안 했구나.”


시험 난이도를 물어보며 다음 시험을 잘 볼 것을 주문하는 선생님도 있었다.


“이번 시험 망쳤으니 다음 시험 잘 봐야겠구나.”


다소 교직 경력이 많은 선생님은 아이들의 손을 잡아주며 고생했다는 위로의 말을 해주기도 했다.


“시험공부 하느냐 고생했구나.”


시험이 끝난 뒤, 틀에 박힌 선생님의 질문에 짜증내는 아이들도 더러 있었다.


한번은 아이들에게 시험이 끝난 뒤, 부모님에게 제일 듣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물어본 적이 있었다. 아이들은 한결같이 시험 결과보다 그간의 노력에 위로받고 싶어 했다. 결과와 관계없이, 부모님의 고생 했다는 말 한마디가 아이들에게 많은 위안이 되는 것 같았다.


시험이 끝나고 어른들로부터 듣고 싶지 않은 말 중의 하나가 시험 결과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시험 결과가 좋으면 그 말이 그다지 신경 쓰이지 않지만, 그 반대의 경우에는 화가 난다는 것이 아이들의 변(辯)이었다. 또한, 시험이 끝나면 해소될 줄 알았던 스트레스가 어른의 그런 질문 때문에 더 쌓인다고 했다.


과정보다 결과를 더 중시하는 우리 사회에 아이들은 불만이 많았다. 그리고 결과에 따라 과정을 평가받아야 하는 현실에 아이들은 불쾌감을 드러냈다. 아이들은 결과보다 과정을 더 칭찬받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물론, 결과와 과정이 다 좋으면 다행이지만 말이다. 아이들이 바라는 것은 최고보다 최선을 다하는 마음이었다. 그리고 아이들은 그 마음을 소중히 여기는 것 같았다.


중간고사 시험을 끝낸 아이들이 오랜만에 맞이하는 황금연휴이다. 그간 학업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맘껏 해소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바쁘다는 핑계로 함께 하지 못한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갖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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