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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떠나고 만나는 계절에

2월의 막바지에서 이뤄지는 삶이란 시간의 흐름 속에서 떠나고 새로운 만남이 이뤄진다. 학생들은 과정을 마치면 졸업을 하고 새 학교를 향하여 간다. 떠나는 아쉬움과 새 학교에 대한 설렘이 가득할 것이다. 졸업은 다정했던 친구들과 뿔뿔이 흩어져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는 중요한 축제다. 이 가운데 소규모 초등학교에서 공부한 학생들은 큰 중학교에 오면서 위축감을 느끼기도 한다. 너무 큰 학교 시설과 많은 학생 수에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시골에서 고등학교를 마친 학생들은 너무 큰 대도시 학교에 가면 더 큰 위축을 느낄지도 모른다. 문화적 차이도 피하기 어렵다. 이는 내 자신이 직접 느낀 감정이기도 하다.

 

한편, 선생님들도 정들었던 교정과 많은 아이들을 가르친 경험 속에서 아이들 하나 하나의 특성이 기억 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자신도 학교를 떠나 다른 학교에 발령을 받으면 다시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하는 새내기 교사로 변하는 것이 교사들의 일상이다. 모든 것이 새판잡이가 된다. 전입한 학교에서는 발언권도 없어지며 눈치만 보고 새학년을 맞이하는 반복을 하게 된다. 이같은 삶을 반복하면서 정년의 길까지 계속 걸어가는 것이 교사의 삶이 아닌가!

 

얼마전 자료를 정리하다 깊이 둔 탓에 사라질 뻔한 자료를 발견했다. 한 선생님의 좋은 학교에서 근무한 아름다웠던 추억과 성실했던 삶을 돌아보는 추억의 편지가 나왔다. " --- 학생들도 좋은 학교는 처음이었다"는 아이들에 대한 신뢰가 뭍어 있는 생활모습을 남기신 것이다. 이 선생님은 아침 어둑어둑한 시간에 출근해 학습준비를 하고 학생 개개인에 대한 보살핌을 충실히 하는 생활을 계속했다. 수업은 보살핌의 연속이었다. 자신이 이런 근무를 하고 보니 자신에 대한 정체성이 확실히 보여 누가 보아도 긍정적임을 알 수 있다. 당연히 좋은 학생이 될 수밖에 없다. 학생은 그 학교의 결정물이기 때문이다.


한국교육에서 공교육을 비판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교사문제를 개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21세기가 요구하는 패러다임에 맞는 교육을 위해서는 교사 문제를 해결할 솔루션이 필요하다. 교육문제의 해결 주체는 교사다. 지금은 책임 회피에 익숙해져 교육현장이 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시스템을 바꾸고 의견을 모아 실천해보니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의외로 교사는 바뀔 수 있었다. 


쉽지는 않지만 교사에 대한 믿음이 필요하다. 문제는 유효한 해결 방안이다. 많은 사람이 교육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을 때 수업의 변화를 가져왔고 아이들은 수업에 집중하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 과연 가능할 것인가라는 걱정과 불평, 불만에 많은 에너지를 쏟았던 것은 아닌가?


이렇게 행복한 생각을 한 선생님과 근무했다는 것이 나에게도 자랑스럽기 그지없다. 나에게는 이곳에서 함께 의지를 모은 선생님들이 다른 곳에서도 의기를 투합하여 학교를 변화시키는 견인차를 해 나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그 이유는 교육을 제대로 시켜야 가정이 살아나고, 기업이 힘을 얻고, 나라의 기본이 바로 서기 때문이다. 한국의 마지막 선택은 교육에 있다. 이 일을 감당하시면서 아직도 교단을 지키고 계실 선생님이 아름다운 만남을 광양여중에서 처럼 지속해 나가길 기도할 뿐이다. 마지막 정년의 그날까지 건강하게 교단을 지키시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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