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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열린 사회를 향하여

2월 2일 오후 1시 30부터 나라사랑 강의를 위해 순천교도소를 찾았다. 처음 가는 곳이라서 조금 낯설었지만 변화된 공공기관의 모습을 찾고 싶은 마음이 내심 있었다. 이같은 배경에는 세무서를 비롯해 다른 공공기관들이 상당히 선진적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처음 길이라 어디를 통해 접근할지도 망설여졌다. 들어가는 곳에서는 휴대폰을 맡기고 방문자 출입증을 교부받았다.

 

강의실에 들어서 컴퓨터를 활용해 자료를 확인하면서 교육진행에는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런 현실을 보면서 수감자를 위한 다양한 교육이 이곳에서 이뤄지고 있을텐데 모든 교육에서 인터넷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조금은 폐쇄적인 교도소 운영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지우기 어려웠다. 물론 다소 어려움이 따르리라는 예상도 해봤지만...  더 좋은 교육효과를 얻어내려면 교육실만은 초청한 강사를 신뢰하고 어떤 자료를 활용하겠다는 확인서를 받은 후라도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다.

 

이 시대의 원로 김형석 교수는 국가는 강자가 약자를 힘으로 지배하는 '힘의 사회', 법과 정의가 지배하는 '법치 사회' 그리고, 도덕과 윤리가 지배하는 '질서사회'를 이루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우리나라는 겨우 '법치사회' 단계에 이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지금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광장에 나선 것은 대통령과 측근들이 법을 어긴 것도 있지만 사회질서가 무너졌기 때문이다는 지적에 매우 공감을 표한다.

 

질서사회는 기본적으로 도덕적, 윤리적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한다. 비록 어떤 실수, 실패로 인하여 교도소에서 생활을 한다 할지라도 따뜻한 인간적 존엄과 삶의 소중함을 느끼고 반성하는 마음으로 교도소 문을 나서게 하는 것이 교도소의 궁극적 존재 이유가 아닐런지? 수감자들이 비록 지금은 죄인 취급을 받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의 변화 가능성을 끝까지 믿어주고 기다려주는 사회,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의지를 서로서로 최대한 존중 받을 때 이들의 삶도 변화가 있을 것이다.

 

최근 덴마크 감옥을 탐방하고 온 여태전 상주중 교장은 호수가 있는 아름다운 자연 속에 자리 잡은 수비수거드 주립교도소에서 우리와는 다른 점을 발견했다고 한다. 들어서는 입구는 대문과 담장이 가로막고 있지만, 막상 안으로 들어가 보니 담장도 철조망도 없는 평화로운 수도원 같은 분위기의  '열린 감옥' 시스템이었다는 것이다. 재소자들은 집에서 교도소로 출퇴근하기도 하고 개별적으로 컴퓨터를 활용할 수도 있다. 한 명씩 사용하는 각자의 방에는 침대, 책상, 노트북, 냉장고 등이 있는 아주 작은 오피스텔 같다. 가족들 사진이 벽면 가득 붙어 있고, 바깥 세상과 일상으로 소통하는 흔적이 구석구석 그대로 보였다니 우리에게는 꿈같은 이야기로 들릴 수 있지만 그냥 지나칠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비록 지금은 이곳에 수감돼 있지만 한 나라의 국민, 국가의 주인으로 살아가면서 첫째는 가정을 행복한 장소로, 지역사회를 이해하고 사랑하면서 내가 속한 나라를 사랑해 다시는 이땅에 6.25와 같은 비극이 일어나기 않고 우리 후대들에게 행복한 국가를 물려주도록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노력하여 줄 것을 부탁하면서 강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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