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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그들은 사이코패스인가

역시 박대통령 탄핵은 끝이 아니었다. 시작에 불과할 뿐이었다. 비선실세 국정농단사건으로 대통령이 탄핵당했다. 헌법재판소 심판이 진행중이고, 최순실 게이트 관련자들이 구속 또는 불구속 상태에서 특검조사를 받고 있는데도 어떤 카타르시스를 느끼긴커녕 마음이 답답해 미칠 지경이다. 무엇 때문인가. 어디로부터 오는 것인가?

이런 답답함은 이미 세상에 까발려진 온갖 범행들을 대통령이 앞장서 부인하고 있어서 생기는 것인지 모른다. 극히 일부를 빼곤 그 대통령에 그 졸개들이라 할까. 최순실⋅우병우⋅김기춘 등 주인공 내지 핵심 증인들 모두가 부인하거나 ‘모른다’ 는 인면수심의 발뺌을 하고 있어서 그럴지도 모른다.

급기야 ‘대통령, 사이코패스 아닐까’(한겨레, 2016.12.26)라는 제목의 칼럼까지 보고 말았다. ‘백치성’, ‘할로우 맨’에 이어 박대통령이 사이코패스일 수 있다는 내용은 끔찍하지만, 상당히 그럴 듯하다는 점에서 더욱 소름 끼친다. 이 칼럼은 미국 아들러대학 심리학과 김은하 교수가 규정한 사이코패스 특징을 인용하고 있다.

사이코패스는 “자신의 감정과 고통에는 매우 예민하나 타인에 대한 공감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누구와도 정서적 유대감을 맺지 못한다. 과대망상증이 심하고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 거짓말과 속임수에 능하고…. 포학하고 잔인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전혀 죄의식을 느끼지 못한다.”가 그것이다.

박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 낸 답변서 내용을 보면 이런 사이코패스 특징에 딱 들어맞음을 알 수 있다. 9회에 걸쳐 연인원 900만 명 가까운 국민이 거리로 나서 퇴진과 탄핵, 그리고 구속을 외치는 ‘아수라장’을 만들고도 “최순실의 국정관여는 1% 미만이며, 이마저도 사회통념상 허용될 수 있는 일”이라니, 한 나라의 최고 지도자인 대통령으로서 할 말인지 귀를 의심하게 한다.

그런 대통령을 배출한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은 또 어떤가. 대통령 탄핵에 따른 책임을 지고 벌써 뉴스에서 사라졌어야 그나마 염치를 아는 최소한 도리일텐데, 그게 아니다. 1호 당원인 대통령 징계에 나서려는 윤리위원회를 와해시키더니 친박 원내대표를 새로 뽑으며 ‘국민 니까짓것들’ 하는 태도를 취한 그들이다.

29명 비박계 의원들이 새누리당을 탈당해 가칭 개혁보수신당 창당을 선언했지만, 그들 역시 900만 촛불민심과 박대통령 탄핵 등 절단난 이 아수라장의 대한민국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그래도 거기에 더해 야무지게 정권 재창출 따위 듣기 민망한 소릴 해대니 절로 헛웃음이 터져 나온다.

어쨌거나 이정현 전 대표 등 소위 친박 국회의원들이 보여준 일련의 행태가 이런 답답함의 또 다른 주범임은 더 말할 나위 없다. 한 술 더 떠 탄핵에 동참한 비박계 의원들에게 ‘배신자’니 ‘호가호위한 자들’이라 매도해대니 그 정신상태를 정상으로 보기 어려운 것이다. 그야말로 사이코패스 저리 가라 할 정도이다.

대통령과 같은 급이라는 최순실의 행태는 또 어떤가. 청문회 불출석은 기본이고 감방까지 직접 찾아간 국정조사 특위 국회의원들에게 모른다며 모든 걸 잡아떼기만 했다. 가령 “종신형 받을 각오가 되어 있다”면서도 우병우⋅김기춘⋅김장자(우병우 장모), 심지어 안종범 전 수석까지 모른다니 영락없이 잔인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전혀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사이코패스다.

잡아떼며 모르쇠로 일관한 건 청문회 증인으로 나온 우병우⋅김기춘 등도 마찬가지다. 역시 그 대통령에 그 졸개들이라 그런가. 대통령이 탄핵당하는 등 나라는 절단났는데 낸 사람은 없다니 말인지 막걸리인지 알 수 없다. 대통령 얼굴엔 흔적이 뚜렷한데 막상 수술한 의사는 없고, 블랙리스트는 존재하는데 만든 사람은 없다니 속된 말로 미치고 팔짝 뛸 일 아닌가.

무릇 사람이 동물과 다른 것은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깨달을 수 있다는 점이다. 잘못했으면 인정하고 죄상을 낱낱이 밝혀 법의 심판도 마다하지 않는게 인간의 도리일 것이다. 국정조사 청문회 불출석을 막기 위한 강제구인권 등의 권한이 국회에 주어졌더라면 그나마 답답함은 좀 덜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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