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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英, 선발형 학교 확대 추진에 교육계 반발

그래머스쿨 늘리는 데 4년간 3500억원 지원
대다수 학교는 예산난…학급당 학생 늘고 교사 떠나

영국 정부가 선발형 학교인 그래머 스쿨 확대에 대규모 예산을 편성키로 해 교육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의 보도에 따르면, 23일 필립 해먼드 재무부 장관은 그래머 스쿨 확대에 내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6000만 파운드(약 875억 원)씩, 4년간 지원하는 내용의 추계보고서를 하원 의회에 제출했다.

해먼드 장관은 “그래머 스쿨에 대한 예산 투입을 통해 학생들이 좋은 학교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머 스쿨은 11세 아동을 대상으로 입학시험을 치르게 해 성적 우수학생을 선발하는 명문 공립 중·고교다. 현재 공립 중등학교 3000여 개 가운데 잉글랜드에 163개, 아일랜드 북부에 69개가 있다. 

이번 예산 편성은 테레사 메이 신임 총리가 지난 9월 그래머 스쿨 확대 정책을 밝힌 것에 따른 것이다. 메이 총리는 “좋은 학교 인근에 집을 살 수 있는 부모의 경제적 능력에 따라 학교가 결정되는 현행 제도는 개선이 필요하다”며 “선발형 명문 학교는 가난한 학생들에게도 좋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1988년 노동당의 토니 블레어 전 총리가 특권층 학교라는 이유로 그래머 스쿨 확대를 금지했던 정책을 뒤집은 것이다.

이에 대해 야당과 교육계에서는 결국 소수의 엘리트를 위한 정책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특히 이번 예산 확대 발표에 대해 학교 현장의 어려움을 외면한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마이클 윌쇼 영국교육기준청장은 “수년간 공교육을 위해 이뤄놓은 성과를 무효로 만들고 사회적인 분열을 가져올 수 있다”며 “그래머 스쿨 확대로 대다수 학생들의 교육 여건은 낮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존 맥도넬 예비내각 재무부장관은 “실패한 정책으로 알려진 그래머 스쿨에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안젤라 레이너 예비내각 교육부장관도 “교육 예산 부족으로 학급당 학생 수가 급증하고 교직을 떠나는 교사들이 늘어나는 등 대다수 학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소수의 학교에 이같이 막대한 예산을 지원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현장 교원들도 교육 예산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해야 한다는 요구다.

말콤 트로브 학교장연합회 사무총장 직무대행은 “일부 학교에서는 정해진 교육과정을 제대로 가르치기 어려울 정도로 예산 상황이 좋지 않다”며 “이번에 발표된 교육 예산안은 학교 현장의 심각한 예산 압박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내용이라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러셀 호비 국립교장협회 사무총장도 “그래머 스쿨에 대한 재정 확대는 교육 예산 투자에 대한 우선순위가 잘못된 것”이라며 “학교 예산이 한계점에 와있는데 정부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대변인은 “그래머 스쿨 예산이 책정돼도 핵심적인 학교 예산은 확보하고 있다”며 “학생 수 증가에 따라 학교 예산도 늘어나 내년에는 400억 파운드(약 58조)를 넘어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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