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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민교육의 窓, 독일의 유럽학교

“독일인은 세계 어디든지 있어. 사람들이 너를 알아볼 거야.” 2016년 7월에 개봉한 <나의 산티아고(Ich bin dann mal weg)>라는 독일 영화에 나오는 대사이다. 주인공 하페는 유명한 코미디언이지만 과로로 쓰러진다. 그는 의사로부터 3개월간 절대 안정을 취하라는 처방을 받게 된다. 그는 산티아고로 순례를 떠난다. 오지에서 자신을 알아보는 독일인도 만나지만 홀로 자신과 대면하면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신을 만난다. 그는 어느 날 텅 빈 마을로 들어간다. 어느 집 벽에 ‘나와 너’라는 낙서를 보고, 땅에 무엇인가를 쓰고 있는 아이를 보며, 그 아이가 사라지는 모습을 본다. 그 짧은 순간의 장면에서 그는 자신과 신의 관계가 나와 너의 관계였던 과거 자신의 어린 시절을 상기하며 자신 안에 있었던 너라는 신을 느끼게 된다.

‘나와 너’의 관계를 이해하고 실천하는 사람
<나의 산티아고>는 한 번쯤 우리에게 진정한 세계시민의 모습을 생각하게 한다. 세계를 누비고 다닌다고 코스모폴리탄(cosmopolitan)이라고 볼 수 없다. 하페가 깨달았던 ‘나와 너’의 관계를 잘 이해하고 실천하는 사람이 진정한 세계시민이기 때문이다. ‘나와 너’의 관계를 철학적으로 풀이하자면, ‘자신과 타자’의 관계이다. 자신은 나이며, 타자는 내가 대상화하며 관계를 맺는 세계이다. 세계는 자연·사람·문명을 말한다. 시민성은 세계와 나 사이에 존재하는 ‘다름’과 ‘같음’을 인지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내가 타자와 관계를 설정할 때 기초적인 것은 ‘태도’이다. 세계를 건강하게 받아들이는 데 어떤 태도가 필요할까? 세계시민의 태도는 체계적 훈련을 통해 습득된다. 예컨대 아이에게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호기심·개방성·진실함·배려·공감능력은 장기간의 커리큘럼에 의해 길러진다. 지식으로서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타자와 교류하며 타자가 어떤 존재인지, 어떻게 하면 타자와 소통할 수 있는지, 스스로 느끼며 깨달아야 한다. 태도와 마찬가지로 ‘인식 및 판단 능력’도 나와 타자의 관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중요한 요소이며, 오랜 훈련이 필요하다. 세계시민은 지구적 이슈가 자신의 삶과 직접 관련된다는 인식에서 시작하여 양심은 물론 자유·평등·정의 등의 가치에 기초하여 비판적으로 성찰하며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세계시민은 ‘실천력’을 지니기 위해 판단에 기초하여 반복적으로 행동해보아야 한다.

유럽을 품에 안은 독일의 세계시민교육
2015년 현재 독일에는 약 800만 명의 학생들이 약 80만 명의 교사와 초등학교 15,578곳, 중등학교 10,255곳에서 학습하고 있다. 독일의 모든 초·중등학교에서는 체계적으로 정치교육·윤리·철학·종교 수업을 통하여 학생들에게 민주시민성과 세계시민성을 함양시켜준다. 앞에서 언급한 자신과 타자의 건강한 관계를 유지해주는 태도·인식 및 판단 능력·실천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독일은 연방국가이기 때문에 16개의 주가 독립적으로 교육정책을 시행한다. 중앙정부는 교육의 방향만 제시하고 16개의 주(州)가 다양하게 자율적으로 구체적인 교육내용과 커리큘럼을 정해서 실시한다. 이는 교육예산이 중앙 정부가 아닌 주 정부에 의해 조달되는 것과 연관된다.

개별 주가 교육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정치제도 덕분에 독일에는 교육의 다양성이 존재한다. 중앙정부인 교육부가 돈줄을 쥐고 획일적으로 지시하고 통제하는 한국과는 다른 시스템이다. 다양성을 강조한 독일 교육은 창의적 인재가 나올 수 있는 토양이 된다. 세계시민교육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독일의 모든 학교에서는 민주시민성과 세계시민성을 길러주는 교육과정이 투입되지만 교육의 내용·방법·커리큘럼은 각각 다르다. 예컨대 독일에는 ‘유럽학교’라는 것이 있다. 유럽학교제도는 1991년 11월에 16개 주 교육부 장관이 합의한 ‘교육과정에서 유럽적 차원(Zur europaischen Dimension in Bildungswesen)’이라는 결의문에 기초하여 실시되고 있다. 교육과정에 유럽에 대한 학습내용을 넣자는 결의문이었다. 유럽통합이 가속화되는 시점에서 꼭 필요한 교육과정이었다. ‘어떻게 하느냐’는 자유였다. 각 주의 교육부 장관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다양한 교육과정을 만들어 실시했다.

유럽학교는 일종의 인증제로 운영된다. 각 주는 유럽학교 인증 기준을 마련하여 학교가 그 기준에 적합한 유럽 교육을 하면 유럽학교라는 타이틀을 부여한다. 2015년 기준으로 독일에는 542개의 유럽학교가 있다. 전체 학교 수(25,833개) 대비 약 2.1%라고 볼 수 있다. 독일의 16개 주 가운데 바이에른(Bayern), 바덴-뷔르템베르크(Badenwurtemberg), 자란트(Saarland) 등 3개 주에는 유럽학교 인증제도가 없다. 하지만 이들 주 역시 학생들에게 유럽연합의 정치제도와 유럽의 역사를 배우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유럽학교의 가장 큰 목적은 하나된 유럽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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