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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 “들리십니까? 여기는 과거입니다”

: 드라마 <시그널> 활용 수업


오늘은 어제의 미래이며, 내일의 과거이다. 결국 ‘지금 여기(here and now)’에서의 행동이 중요하다. 처음부터 잘못되지 않았다면, 일이 뒤틀리지도 않을 것이다. 과거의 억울한 미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시간의 넘나듦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형사들의 모습을 통해 ‘정의’란 무엇인지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사건과 사고가 발생한다. ‘어떻게 사람이 저런 일을 저지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잔인하고 엽기적인 일들이 벌어지는 현실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한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묻지 마 식’ 사건은 두렵기까지 하다. 물론 대부분 사건·사고는 과학수사를 통해 증거를 찾아내어 피해자의 억울함을 풀어준다. 하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는 ‘미제(未濟) 사건’도 많다. 2015년 국정감사에서 경찰청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접수된 성인 실종신고는 18만 5,000여 건이며, 이중 미발견자는 1만 4,000여 건에 이른다고 한다.

미제 사건은 ‘억울한 죽음’을 품고 있다. 한 가정의 아버지, 어머니, 아들, 딸이었을 이들의 이야기는 막연히 영화나 드라마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든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다. 진실을 밝혀내고 범인을 찾아내어 법의 심판을 받게 하는 것만이 ‘억울한 죽음’을 없애는 방법일 것이다.

미제 사건 속 억울한 죽음 파헤치는 드라마 <시그널>
최근 종영된 드라마 <시그널>은 실제로 있었던 미제 사건들을 모티브로 하여 우리의 기억 속에서 희미해지고 있던 사건들을 통해 어떠한 것이 정의인지를 보여주었다. 폭넓은 연령대에서 관심을 받았던 드라마 <시그널>을 수업에 활용한다면 학생들은 우리 사회의 문제에 대한 인식과 함께 폭넓은 안목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텍스트 들춰보기
시간 여행
주인공인 현재의 박해영 경위는 과거의 이재한 경사로부터 밤 11시 23분에 무전을 받는다. 고장 난 무전기를 통해 시간을 초월하여 교신이 이루어진 것이다. 미제 사건들을 중심으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둘의 관계는 차수현 경위를 매개로 그 비밀이 풀려간다. 시간의 넘나듦이라고 하는 소재는 사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소재이다.
따라서 식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제한된 무전만으로 과거와 현재의 혼돈을 풀어가는 이야기의 전개는 흥미롭다.

실제로 벌어졌던 사건들의 몽타주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경기 남부 연쇄살인사건, 홍은동 연쇄살인사건, 인주 집단성폭행사건 등은 실제로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들과 매우 닮아 있다. 영화 <살인의 추억>으로도 만들어졌던 ‘화성 연쇄살인사건’은 아직도 풀리지 않은 미제 사건으로 남아 있다.
이러한 소재의 활용은 단순한 흥미를 넘어 우리 기억에서 잊혀가고 있는 상처를 상기시켜 주고 있다. 작가가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또다시 이러한 억울한 죽음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한 메시지의 전달인 것이다.

정의에 관한 고찰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이재한 형사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무소처럼 달려드는 열혈 경찰로 그려지고 있다. 그의 죽음을 막기 위한 노력이 시간을 초월하여 전개되지만, 경찰로서의 사명과 정의를 지키려는 모습은 초지일관 계속 이어진다. 범죄자들보다 더 나쁜 경찰 내부의 또 다른 범죄자들의 행태는 아무리 드라마 속 이야기지만 분노를 일으키기 충분하다. “죄를 지었으면 돈이 많건, 빽이 있건 거기에 맞게 죗값을 받게 해야죠. 그게 우리 경찰이 해야 할 일이지 않습니까?” 거대한 힘에 맞서 한 명의 힘없는 경찰이지만 이를 지키려는 이재한 형사의 외침은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준다.
수업 활용
시간의 넘나듦을 소재로 한 드라마나 영화는 많다. 큰 인기를 끌었던 <신의>와 같은 작품과 연관시켜 볼 수도 있으며, 복잡한 구성과 사건의 해결이라는 점에서 많은 부분 닮아 있는 드라마 <나인>과 같은 작품을 연결 지어볼 수 있다. 같은 작가의 <싸인>도 과학수사를 다루고 있는 작품으로 아이들이 흥미 있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작품 관련 토론
이 작품의 중요한 흐름은 시간을 넘나들며 전개된다는 점이다. 과거의 일이 바뀌면 현재의 순간도 바뀌게 되는데, 작품 속의 인물들도 이러한 문제로 많은 갈등을 겪게 된다. 현실에서 불가능한 일이지만 고민해 볼 수 있는 쟁점이다.

쟁점:아직까지 풀리지 않는 미제 사건을 풀기 위해 과거와 교신을 하며, 무고한 희생을 당한 사람을 살린다. 그러나 과거가 바뀌면서 또 다른 희생이 생기고 현재의 삶이 바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과거를 바꿔야 하지 않을까?
찬성:어느 정도의 희생이 있더라도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은 고쳐야 한다. 억울함이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
반대:과거를 바꿈으로써 또 다른 희생이 생기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현재 상황에서 풀어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지도 방법
어떤 것이 정의인지에 대해 첨예하게 대립할 수 있는 쟁점으로 다양한 논의가 가능하다. 학생들이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 피해자의 입장 ▲ 사회정의 실현의 입장 ▲ 법률적 관점 등에 대해서 다양한 논의를 진행할 수 있도록 지도해주면 폭넓은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

논술문항지
다음 (가)~(다)를 읽고, <조건>에 맞춰 논제에 관하여 논술하시오.

(가) 형사시효의 하나이다. 공소시효가 완성되면, 실체법상 형벌권이 소멸하므로 검사는 공소를 제기할 수 없게 되고, 만약 공소제기 후에 이러한 사실이 발견된 때에는 실체적 소송조건의 흠결(欠缺)을 이유로 면소(免訴) 판결을 하게 된다(형사소송법 326조). 2007년 12월 21일 개정으로 공소시효가 변경되었지만, 이 법 시행 전에 범한 죄에 대하여는 종전의 규정을 적용한다. 공소시효 기간은 범죄의 경중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①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는 25년, ②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에 해당하는 범죄는 15년, ③ 장기 10년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에 해당하는 범죄는 10년, ④ 장기 10년 미만의 징역 또는 금고에 해당하는 범죄는 7년, ⑤ 장기 5년 미만의 징역 또는 금고, 장기 10년 이상의 자격정지 또는 벌금에 해당하는 범죄는 5년, ⑥ 장기 5년 이상의 자격정지에 해당하는 범죄는 3년, ⑦ 장기 5년 미만의 자격정지, 구류·과료 또는 몰수에 해당하는 범죄는 1년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공소가 제기된 범죄라고 하더라도 판결의 확정이 없이 공소를 제기한 때로부터 25년을 경과하면 공소시효가 완성된 것으로 간주한다(249조). 2개 이상의 형을 병과하거나 2개 이상의 형에서 그 1개를 과할 범죄에는 중한 형을, 또 형법에 의하여 형을 가중·감경할 경우에는 가중·감경하지 않은 형을 기준으로 각각 공소시효 기간을 정한다(250∼251조). 그러나 사람을 살해한 범죄(범죄를 도운 종범은 제외)로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는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않는다(253조의 2, 2015.07.31 신설).- 법률 용어 사전 중 ‘공소시효’

(나) 박해영의 형은 진범이 아님에도 인주 여고생 사건의 주범으로 몰려 억울한 옥살이를 한다. 출소한 후 가정은 파탄이 나 있는 상태였다. 진실을 밝히겠다는 의지를 다져보지만 부당한 권력 앞에 잔인하게 살해당하고 자살로 은폐된다. 수없이 많은 사건이 공소시효 문제로 진실을 알지도 못한 채 법률적으로 소멸해간다. - 시그널 내용

(다) 독일의 심리학자인 헤르만 에빙하우스(Hermann Ebbinghaus)는 망각에 관한 연구를 진행한다. 망각은 ‘전에 경험 또는 학습한 것을 상기하거나 재생하는 능력이 일시적 또는 영속적으로 감퇴 및 상실되는 일’을 의미한다. 인간은 인지 과정에서 제한된 감각에 의존하기 때문에 동일한 사건을 객관적으로 수용하지 못하고 변형, 왜곡하여 굴절된 형태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다. 그뿐만 아니라 망각에 의해 기억은 재구성된다. - 필자

● ?논제 (가)의 내용을 요약하여 제시하고 (나)와 (다)를 활용하여 평가하여 논술하시오.

● ?조건 1) 서론-본론-결론의 완성형으로 작성할 것.
2) 1,500자 내외로 작성할 것.
3) 제시문의 내용을 활용할 것.

이 논제는 ‘공소시효’에 대한 평가와 관련된 문항이다. 이 제도가 생긴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고 한계점에 대해 지적해보는 활동이다. (가)의 내용을 요약·정리하고, (나)를 통해 ‘공소시효’가 갖는 한계를 지적해준다. (다)는 인간의 기억이 변형, 망각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공소시효’의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실제 사건과 다른 작품의 내용을 활용하여 내용을 풍부하게 하면 더 좋은 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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