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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가치관 교육, 큰 바위 얼굴

너새니엘 호손의‘큰 바위 얼굴’이라는 단편소설이 있다. 이 책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어떤 마을에 어니스트(Honest)란 소년이 살고 있었다. 이 소년은 어머니로부터 이 마을 바위 언덕에 새겨진 큰 바위 얼굴 닮은 아이가 언젠가 이 마을에서 태어나 훌륭한 사람으로 마을에 올 거라는 전설을 듣는다. 어니스트는 이 마을 큰바위 얼굴과 같은 사람을 만나보았으면 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세월이 흐르면서 어니스트는 큰 바위 얼굴을 그리워하여 마을에 있는 훌륭한 사람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에게 큰 바위 얼굴이 나타날 것이라는 믿음을 심어주도록 노력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이 마을에서 성공한 한 사람이 온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어니스트는 마을 사람에게 큰 바위 얼굴이 마을에 올 거라는 이야기를 했다. 그는 마을에서 태어나 돈을 많이 벌어 사회적 명망이 높은 사람이었다. 어니스트의 말에 마을 사람들은 큰 바위얼굴을 보기 위해 모였다. 큰 부자는 환영하러 나온 마을 사람들 앞에 섰다. 그러나 군중 앞에 나타난 부자의 말과 얼굴 속에는 거짓과 천박한 기운이 보였다. ‘저건 우리가 그토록 기다리던 큰 바위 얼굴이 아니야.’ 어니스트는 쓸쓸히 발길을 돌렸다. 마을 사람들도 실망하여 하나 둘 자리를 떴다.

얼마간 세월이 지나 이번에는 큰 전투에서 승리한 장군이 온다는 소문이 들렸다. 마을 사람들은 이 마을에서 배출한 훌륭한 장군이야말로 큰바위 얼굴이 아니겠는가 모여 들었다. 그러나 환영하러 나온 여러 마을 사람들 앞에 선 장군의 얼굴에는 전쟁터의 잔혹한 모습이 나타나 있었다. 이번에도 어니스트는 발길을 돌렸다. 그래도 어니스트는 실망하지 않고 마을 앞산에 있는 큰 바위 얼굴을 바라보며 간곡한 기도를 계속 하였다. 정말 큰 바위 얼굴을 보여주세요.



그러던 어느 날 이 마을 출신의 훌륭한 정치인이 온다는 소문을 들렸다. 사람들은 이 훌륭한 정치인이야 말로 큰 바위얼굴이 아닐까 수군댔다. 그러나 정치인의 유식하고 마음을 사로잡는 말 속에는 정직성이 없었다. 이번에도 어니스트는 실망하여 발길을 돌렸다. 어니스트의 간곡한 기도는 세월이 지나도 계속되었다. 하지만 큰 바위 얼굴은 나타나지 않았다.

어느덧 어니스트는 중년을 넘어섰다. 마을 사람들 속에 큰 바위 얼굴에 대한 기억도 희미해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사람이야말로 큰 바위얼굴일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사람이 마을에 온다는 소문이 들렸다. 그 사람은 훌륭한 시인이었다. 어니스트는 큰 바위 얼굴을 보기 위해 아침부터 동구 밖으로 나갔다. 기다리던 시인은 저녁때가 지나서야 나타났다.

마을 사람들이 모여들고 시인은 사람들 앞에 자신이 살았던 이야기와 시적 이상을 말했다. 그러나 시인의 설교에는 큰 바위 얼굴 마음과 철학이 없었다. 시인의 말이 끝나자 어니스트가 사람들 앞에 섰다. 어니스트는 이 마을의 큰 바위얼굴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하며 설교를 시작했다. 설교를 듣던 시인은 갑자기 마을 사람들에게 큰 소리로 외쳤다. “여러분! 큰 바위 얼굴은 저가 아니고 어니스트가 바로‘큰 바위 얼굴’입니다!”

어니스트가 사는 마을 사람들이 꿈꾸는 큰 바위 얼굴은 부자도 아니요, 지위도, 그리고 지식도 아니다. 무엇이 옳고 가치 있는 일인가 하는 일이다. 마을 사람들에게 있어서 그것은 큰 바위 얼굴이었다. 큰 바위 얼굴을 느끼고 실천한 사람은 어니스트다. 어쩌면 어니스트를 큰 바위 얼굴로 생각할 줄 아는 마을 사람들인지도 모른다. 가치관의 부재, 권리만 있고 의무와 사랑, 열정, 헌신이 없는 사람들에게 한번쯤 생각해볼 옳음에 대한 교육이 큰 바위 얼굴일 것이다. 그것이 가치관 교육이기에 말이다.

진정한 ‘삶의 가치’ 찾도록 도와야
오바마 미국대통령이 말한 ‘한 명도 낙오자가 없는 교육(No Child behind Left)’은 기회균등의 문제만이 아니다. 학교가 낙오자 없는 교육을 실현해도 여전히 사회는 낙오자를 만들기 때문이다. 교육의 본질은 자아실현에 대한 동기 부여, 삶의 완성을 이뤄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젊은이들에게 어떤 마음의 그릇을 담게 하느냐가 교육의 근본적 과제다.

우리 교육, 지나치게 화려한 인생만 집착하게 하며 한 줄 세우기 희생양만 만들지 않나 반성해야 할 때다. 신기루 같은 꿈만 좇지 말고 삶의 진정한 가치를 찾는 젊은이, 실패를 딛고 도전하는 젊은이를 만드는 교육이 됐으면 한다. 아이들에게 심어줘야 할 꿈은 높은 보수나 지위가 아닌 존재의 가치를 발견하도록 돕는 일이 돼야 한다. 너새니얼 호손이 말한 ‘큰 바위 얼굴’은 지위나 보수를 향한 성취가 아니라 진정한 가치를 향해 살아가는 자세와 노력이다. 우리 아이들 꿈에 이것이 담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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