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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나무와 같은 선생님

요즘은 새벽이 새벽이 아니다. 새벽 5시면 날씨가 훤하다. 이럴 때 밖에 나오면 온 사방에서 들리는 소리는 새소리다. 얼마나 아름답고 맑고 청아한 소리인지 모른다. 새들은 잠도 없는가 보다. 피곤하지도 않는가 보다. 꾸밈도 없이 노래를 불러도 지겹지 않다. 아름답기 그지 없다. 사람들이 아무리 실력을 쌓고 아름답게 노래를 불러도 새소리만큼 아름답게 들리지 않는다.

새소리를 들으려면 나무가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 나무는 정말 좋은 일을 많이 한다. 사람들에게 유익을 준다. 음이온을 낸다. 산소를 낸다. 건강을 유지하게 하고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 좋지 않은 것은 받아들인다.
나무 같은 선생님이 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무는 말이 없다. 누가 뭐라 해도 말을 하지 않는다. 아무리 상처를 줘도 말을 하지 않는다. 꾹 참는다. 그러면서 자기의 할 일을 한다. 봄이 되면 꽃도 피우고 여름이 되면 푸른 잎을 피운다. 가을이 되면 아름다운 결실을 맺는다.

말이 많으면 실수가 많다. 침묵은 금이다,는 말이 예사로이 들리지 않는다. 말을 하다 보면 남의 말 하기가 싶다. 남의 좋은 말이 아니라 남을 헐뜯는 말을 한다. 남을 비방하는 말을 한다. 남을 원망하는 말을 한다. 하지만 우리 선생님들은 그렇지 않다. 언제나 침묵을 한다. 필요 없는 말을 하지 않는다. 지혜로운 선생님이다.
나무는 언제나 새의 안식처가 되어준다. 새는 나무가 없으면 살 수가 없다. 나무를 보금자리로 삼는다. 그러니 새들도 그 은혜를 잊지 않는다. 늘 감사하다고 노래한다. 우리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안식처가 되어준다. 학생들의 말에 귀를 기울어준다. 요즘 학생들은 진정으로 말할 대상자가 없다고 한다. 그래도 믿을 만한 분은 선생님밖에 없다고 하면서 선생님을 찾는다. 선생님에게 털어놓는다. 마음이 가벼워진다.

나무는 언제나 새의 친구가 되어준다. 어떤 때는 시끄럽게 여겨지기도 하고 귀찮기도 하지만 짜증내지 않는다. 노래해도 고개만 끄덕인다. 짜증을 부려고 고개만 끄덕인다. 바람이 분다고 하소연해도 더 크게 고개만 끄덕인다. 정말 나무 같은 선생님은 좋은 선생님이다. 친구 같은 선생님이 되어주면 학생들은 그 선생님 때문에 학교생활이 재미가 있을 것이다.

나무는 혼자 외로이 있지 않는다. 함께 어울리며 산다. 큰 숲을 이룬다. 사람을 찾게 만든다. 새들이 즐겁게 놀게 만든다. 더불어 사는 나무는 언제나 봐도 아름답다. 요즘처럼 더운 날에는 더욱 빛을 발한다. 사람들은 덥다고 난리를 쳐도 나무는 그것 잘 참는다. 오히려 녹색의 잔치를 벌이며 사람들을 불러들인다. 새들을 불러들인다.

선생님도 외롭지 않다. 학생들이 너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주위에 사람이 없으면 그만큼 외로운 이가 없다. 선생님들은 언제나 즐겁다. 학생들이 모이기 때문이다. 함께 울고 웃고 기뻐하고 슬퍼하며 생활을 하니 언제나 행복하다.

덕불고필유린이라, 덕은 외롭지 않다. 반드시 이웃이 있기 때문이다. 선생님의 덕의 사람이라 항상 외롭지 않다. 이웃이 되는 학생들이 매일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하루하루가 즐겁다. 하루하루가 기쁘다. 이런 삶이 행복한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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