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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서울교육청의 ‘일반고 선택 교육과정 혁신 방안’ 발표에 부쳐

  최근 서울특별시교육청이 ‘일반고 학생 선택 교육과정 운영 혁신 방안’을 공표했다. 즉 일반고에서도 학교가 학생 수요에 따라 자율적으로 다양한 과목을 개설할 수 있고, 수강 인원이 적을 경우 인근 학교들이 공동으로 교육과정을 운용하는 방안을 동비하고자 하는 것이다.이는 문·이과 과정 없이 개방적으로 다양한 진로를 탐색하도록 최소 5개 과목 이상(15단위 이상)을 학생들이 실질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구성하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이와 가은 고교 교육과정 틀(체제) 개편은 장기적이고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위기의 일반고를 살리고 교육과정 선진화, 학생의 선택권 보장 차원에서 학교간 연합 공동교육과정 운영 등을 반영한 정책 방향은 그르지 않으나 보통교육을 담당하는 고교와 고등교육 기고나인 대학의 교육과정 이수 체제는 확연히 다르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학교교육과정은 교육목표, 교육내용, 교육방법(교수전략),교육평가 등 과정을 거쳐서 다시 교육목표로 순환되는 환류 체제(feedback)이다. 또 교육과정은 교육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선택된 교육내용과 학습활동을 체계적으로 편성·조직한 계획이며 이는 교육평가로 구현되고 확인된다. 어쩌면 교육과정 개정은 교육의 틀을 바꾸는 것처럼 중차대한 것이다. 한국 사회는 물론 외국의 경우에도 교육과정 개정은 늘 갑론을박 쟁점이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번 서울교육청의 ‘일반고 학생 선택 교육과정 운영 혁신 방안’은 현재 어려운 여건인 일반고의 교육과정 다양성과 다양한 진로희망을 가진 학생들의 수요를 반영하겠다는 취지지만, 교육수요자인 학생, 학부모, 교원 등 학교현장은 기대보다는 우려가 앞서는 이유는 수시로 바뀌는 입시 및 교육과정에 따른 위기감, 개혁피로감에서 연유한다. 특히 '개방・연합형 종합캠퍼스 교육과정'은 교사, 학생, 학부모들에게는 낯설고도 확신이 가지 않은 실험 교육 제도가 아닌가 하는 우려가 없지 않다. 

  현실적으로 우리나라는 오래 전부터 고교교육이 대학입시를 향하여 일렬종대로 ‘앞으로 나란히!’를 한 비정상적 체제이다. 대학입시라는 극한적 생존 경쟁 상태에 놓인 고교현장은 교육과정 개정에 있어 무엇보다도 민감하다. 따라서 고교 현장성과 예견되는 부작용에 대한 검토와 예방책 강구가 우선돼야 한다. 

  이와 같은 서울시교육청의 일반고 교육과정 개정에 대해 일선 고교현장이 우려하는 사항에 대해 좀 더 치밀한 준비와 대안 마련을 해야 한다. 

  특히 이번에 발표된 서울교육청의 ‘일반고 학생 선택 교육과정 운영 혁신 방안’은 상대평가 방식의 지필고사인 수능체제 현실과 교육과정의 괴리감 발생이 우려된다. 교육청 차원의 교육과정을 대폭 바꾸면서 정부에 고교 내신반영 개선을 요구하는 것은 선후관계의 문제가 발생될 소지가 크다. 국가 교육과정의 고시, 지역 교육과정의 지침, 단위 학교 교육과정의 편성운영 등의 일관성이 원활하고도 유기적으로 연계돼야하는 것이 교육과정 체제인데, 이에 대한 불균형, 상치가 우려되는 것이다.

  아울러, 학교 교육은 학교 현장에서 구현된다. 따라서 이 방안이 도입됐을 경우 파생되는 학교현장 부작용 및 우려에 대한 대안 및 선결과제 마련이 요구된다. 학교간 이동에 따른 안전문제, 생활지도 및 출결관리 및 책임문제, 학생 학업평가와 성취에 대한 학교 책임성 문제 , 예산과 교원 수급 문제, 경쟁력이 있는 학교의 외면 가능성, 학생부 기록문제 등 수많은 문제의 해결책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 

  또 하나 유념해야 할 것은 현재 교육부 차원의 ‘2015 교육과정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서울교육청이 발표한 ‘일반고 학생 선택 교육과정 운영 혁신 방안’은 이 범주 내에서 실행돼야 할 것이다.이번 발표에 앞서 교육부와 충분한 사전 협의가 이루어졌는지도 의문이다. 

  그동안 한국 사회와 교육계에는 개혁과 혁신이라는 미명 아래 수많은 정책, 제도, 방안 등이 제시되고 사라지는 등 ‘교육혁신안 명멸’이 이어져 왔다. 그 수많은 진선진미한 정책들이 대부분 실패한 이유는 바로 학교 현장의 여건을 외면한 탁상공론식이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서울교육청의 ‘일반고 학생 선택 교육과정 운영 혁신 방안’은 국가교육과정, 2015 개정 교육과정 실행 준비 상황, 학교 현장과의 현장성 검토 등이 선행된 후, 신중하게 학교 현장에 구현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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