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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돌봄교실 확대 운영, 우선 제반 여건 충족돼야

  교육부는 올해부터 초등학교 돌봄 교실 수혜 대상을 5~6학년까지 확대하고, 또 방학 중에도 수요에 따라 오전과 오후 모두 초등학교에서 돌봄 교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발표했다.

  최근 교육부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2016년 초등 돌봄 교실 운영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대통령의 공약으로 당연한 정책 집행이지만, 제반 여건이 충족되지 않아 우려스럽다.

2  015년 기준, 1만2380개 교실에서 23만9700여명이 이용하는 오후 돌봄, 1910여개 교실에서 1만6200여명이 이용하는 저녁 돌봄이 올해는 220개 교실이 늘어나고 이용자도 4000여 명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맞벌이·저소득층·한부모 가정의 초등학생들을 정규수업 이후에도 학교에서 돌봐주는 사회적 복지서비스 망의 확충과 필요성과 학생들의 안전과 돌봄 확대는 총론적으로 환영할 만한 정책이다. 오히려 사회가 다문화되는 현실에서는 더욱 더 확대돼야 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 누리과정 예산 대란과 더불어 학교 현장이 돌봄 교실 운영으로 인해 가뜩이나 시설, 운영, 인력 및 학생 안전 관리 등으로 인해 고충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돌봄 교실의 양적 확대로 인해 학교현장의 어려움 가중될 우려가 없지 않다. 잘못하면 교육 기관인 학교가 보육 기능인 돌봄과 그 역할 전도가 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사실, 냉철하게 비판하면, 현재 우리나라의 현재 돌봄 교실을 운영하는 학교 현장에는 학교장과 교감, 교사의 업무부담 과중 및 수업 전문성 약화, 안전 및 학습·생활지도를 책임질 인력 및 교실 등 시설 부족, 저녁 돌봄 및 야간 돌봄 학생 안전 귀가 문제, 돌봄 교실 당 적정인원 초과, 재정 부족으로 인한 양적 팽창과 질적 저하의 문제, 돌봄교실 및 사회 복지 서비스의 정책 지속에 대한 불확실성 증가 등 많은 과제가 상존하고 있다.

  무릇 학교는 근본적으로 교육의 장이고 교육활동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럼에도 밤 10시까지 운영되는 돌봄 교실의 인력 및 시설관리, 학생 안전 등의 책임이 학교장이나 담당교사에게 부과돼 많은 부담을 주고 있는 현실을 외면해선 안 된다. 교원들의 복지와 처우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이는 근본적으로 교원의 적정 근무시간과 범위를 과도하게 초과하는 것으로, 결국 학교장의 업무효율성과 교사의 수업 전문성 신장을 저해하며 교사가 수업에 전념할 수 있는 교육여건 조성 정책과도 배치된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궁극적이고 장기적으로 돌봄교실은 학교 외 지역사회 커뮤니티에서 관장하는 호주 모델, 지자체에서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일본 모델 등을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또한 돌봄교실은 적정한 수요 조사와 수용, 전문성 있는 돌봄 전담사(강사) 확보 및 열악한 근무환경도 개선도 과제다. 

  최근 사회적 논란인 무상급식, 누리과정 예산 확대 등으로 교육재정이 어려운 상황을 감안할 때, 초등돌봄교실의 확대 운영으로 운영비 부담이 늘어나 인건비 예산을 줄이는 과정에서 주당 15시간 미만의 초단시간 근무방식으로 돌봄 강사를 채용하는 시도들도 많아 돌봄 전담사(강사)에 대한 질 담보가 선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울러 학교현장에서는 돌봄 강사의 선발 절차가 복잡할 뿐만 아니라 학생, 학부모의 만족도가 낮은 경우의 재임용 고려가 어려운 구조도 개선돼야 한다. 보건교사가 부재한 저녁돌봄의 경우 학생 조건, 안전도 문제다. 교장・교감 등 관리자 근무도 고려해야 한다.
  이번에 확대하여 포함하는 5-6학년 학생들의 수용・참여율도 면밀히 분석해 봐야 한다. 특히 돌봄교실과 방과후 학교, 돌봄 연계형 방과후 학교 등과의 연계도 정책적으로 고려해야 하고, 각 단위 학교의 교육과정에도 반영돼야 한다.

  최근 일부 교육청에서 야기된 방학 중 일직성 근무 폐지로 인한 방학 중 돌봄교실 관리 및 실무도 그 대안이 모색돼야 한다. 학생 안전 관리 차원에서 학생들이 교육활동으로 등교하는 날, 저녁에 학생들이 학교에서 활동하는 날의 실무자로서의 교사 근무의 매뉴얼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특히, 교육부는 돌봄 서비스 강화를 위해 지난해 교실당 2500만원 지원하던 운영비를 올해부터 500만원 늘려 3000만 원씩 지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가뜩이나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싼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시・도의회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데 초등돌봄교실 추가 설치로 인한 부담은 정부가 질지, 아니면 시·도교육청의 추가적 부담인지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가뜩이나 무상급식, 누리과정 등 교육복지정책으로 힘든 시·도교육청이 이를 지속적으로 감당할 수 있을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결국 돌봄교실 운영, 확대는 학교 현장의 여건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 돌봄 교실 운영으로 초등 현장의 어려움 가중을 정부가 헤아려야 하며, 학교와 교사가 교육 본연의 활동에 충실할 수 있는 여건 조성에 노력해야 한다. 돌봄교실 확대가 양적 팽창에 국한하지 말고 질적 제고도 고려하여 추진돼야 할 것이다. 환언하면, 돌봄교실은 양적 확대만이 능사가 아니다. 그에 적정한 인프라 구축과 질적 제고와 내실을 기하는 면을 절대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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