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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2기 교육감에게(7) : 실용적이고 실천 가능한 대안 필요

세월호 침몰 사고로 많은 귀한 생명이 차가운 바닷속에서 목숨을 잃고 말았다. 특히 단원고 2학년 325명 중 숨지거나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학생이 오늘까지 10명이나 된다. 유가족의 비통한 마음을 짧은 지면을 통해서나마 머리 숙여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시간이 지날수록 세월호의 침몰 원인이 하나하나 밝혀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짐을 너무 많이 실은 것이 침몰 원인 중의 하나라고 한다. 세월호가 사고 당일에는 복원성 유지를 위해 화물 987t만을 실어야 했는데 3배 많은 3천608t(자동차 108대 포함)을 싣고 운항했으며, 화물을 많이 싣고자 배의 균형을 잡아주는 평형수를 적정 기준치의 37%밖에 싣지 않은 채 항해했다고 한다. 세월호는 지난해 3월 15일 인천-제주 뱃길을 처음으로 운항하며 사고 당일까지 총 241회 운항했고, 이 가운데 과적 운항이 139회였다고 조사됐다. 세월호 선박회사와 선원들은 짐을 많이 실어 수익을 올리려는 데만 정신을 쏟았지 승객의 안전에는 신경 쓰지 않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위의 통계 수치가 그것을 증명하기 때문이다.

세월호의 선박 회사나 선원들은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모르는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그들에게 최고의 벌을 내려야 한다. 또한, 규정을 어기도록 내버려둔 관리, 감독기관은 물론 교육기관도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인간의 생명보다 화물에 정신을 판 사람들이 배를 운행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참으로 원통하고 분하다.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이 무엇인가? 사람의 생명이다. 왜냐, 이 세상에서 오직 하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온 천하를 다 주어도 인간의 생명과는 바꿀 수는 없다. “생명은 존엄하고 신성하다. 선이란 무엇이냐? 생명을 존중하고 생명을 촉진하는 것이다. 악이란 무엇이냐? 생명을 파괴하고 생명을 해치는 것이다. 우리는 생명을 경외해야 한다.” 이것이 슈바이처 박사의 생명 철학에 대한 결론이다.

세월호 선박 회사와 선원들은 근원적으로 인간 생명을 경시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 인간의 귀한 생명보다 화물을 더 많이 싣기에 급급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규정도, 기준도, 법도 무시하기를 한두 번도 아니고 139번이나 어겼겠느냐 말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우리 귀한 생명을 그렇게 원통하게 잃게 만들었단 말이겠는가? 만일 그들이 생명 존중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단체 여행을 가는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의 특별 승선 계획을 세웠어야 옳다. 그러나 그렇게 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단원고 학생들은 300명이 넘는 단체 승객이고, 고2 학생들은 어릴 뿐만 아니라 배를 타본 경험도 극히 적었을 것이다. 특히 밤중에 칠흑같이 어두운 바닷길을 운행하기 때문에 한 명이라도 어두운 갑판 위로 홀로 올라갔을 때의 위험 등을 예상하여 주도면밀한 계획을 별도로 세웠어야 했다. 즉 몇 층 어디 칸에는 몇 반 학생 누구누구가 승선하며(명단 작성), 그 곳 책임 선원은 누구이며, 그 책임 선원은 밤중에 화장실 가는 학생이 누구인지도 다 신고 받고 화장실에 가게 한다 등의 특별 계획을 얼마든지 미리 세울 수 있었다. 단원고 학교에서 수학여행 전에 이미 선박 회사에 여행 일정, 학생 수, 명단 등을 알렸을 것이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는 일차적으로 세월호 선박 회사의 윤리 의식과 선원들의 책임 의식의 결여에서 비롯되었지만 두 의식의 정점에는「인간 생명 존중」이라는 엄숙한 덕목이 자리 잡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총체적 안전사고 불감증이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려오지만, 이 말의 배경에는 생명 경시 불감증이란 말이 겹쳐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언제 어디서나 ‘온 천하를 다 주어도 인간의 생명과는 바꿀 수는 없다.'는 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2기 교육감 당선자들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당선용 공약이 아닌 실용적이고 실천 가능한 대안을 수정보완 한다면 안전사고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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