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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기초 기본을 다져 본질에 충실한 교육 지향

2014 대한민국의 봄은 우울한 계절이다. 잔인한 4월, 계절의 여왕 5월이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속절없이 가고 있다. 사람들마다 정부와 여당의 책임을 추궁하고 야당의 역할 잘못을 제시하기도 한다. 그 화사한 봄날의 아픈 추억이 훗날 무언의 큰 교훈으로 다가올 것이다.
 
올해 대한민국을 강타한 세월호 사건의 책임과 처방에 대해서는 저마다 백가쟁명식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정작 이번 사고의 근원(根源)에 대해서는 담론을 제기하지 않는 경향이다. 하기야 모두가 죄인이고 책임을 져야 할 중대한 인재이기 대문이다.
 
사실 이번 세월호 사건은 선주의 비도덕적 경영, 선장의 일탈적 운행, 정부의 관리 감독 책임 등이 가까운 원인이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우리 사회에 만연된 요령주의, 요행주의, 눈 가리고 아웅식, 임기응변식 문화, 과정이 아닌 결과 중심 등이다. 기초 기본을 어겨도 사고만 나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안전 불감증이 우리 사회에 중증으로 퍼져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가 성장 일변도와 시장 경제 논리에 익숙해져 있어서 과정은 어떻게 되었든 결과만 좋으면 그만이라는 그릇된 사고방식이 ‘곪을 대로 곪아서’ 대형 사고로 이어지고 재발이 거듭되는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1 대 29 대 300이라는 하인리히법칙이 있다. 대형사건 하나가 발생하는 것은 그 이전에 경미한 사고가 29개 발생하고, 그러한 사고가 유발될 징후, 조짐이 300개 정도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 하인리히 법칙은 작은 것에 관심을 갖고 철두철미하게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평범한 진리를 웅변해 주고 있다. 대형사고, 사건이 발행한 후에 사후약 방문, 소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경향이 많은 우리나라 문화와 풍토에서는 되새겨보아야 할 법칙인 것이다. 
 
우리 사회는 사고가 난 후에 책임 소재를 묻고 야단법석을 야기하는 관행의 연속인 것이다. 이와 같은 안전 불감증과 그릇된 인식, 일탈적 행위가 대형 사고를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안전불감증을 치유하여 기초 기본을 반드시 지키는 교육, 그 무엇보다도 본질을 중시하는 교육이 바로서야 하는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처방이라도 예방만 하지는 못한 것이다. 따라서 ‘빨리빨리’보다는 ‘차근차근’을 준수, 필행하여야 한다.
 
우리의 교육제도도 마찬가지이다. 일류대학에 입학시키기 위한 입시 위주의 교육이 된 것을 탓할 것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분야의 최고, 최적의 자격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였는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최고의 위치에 오르기 위하여 어떠한 공부를 하여야 하는지, 자동차를 만들기 위하여 어떠한 기능을 배워야 하는 지 등을 알고 이에 맞는 교육과정을 만들고 이를 수행할 적합한 인재를 고르도록 교육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분명히 학생들에 대한 교육은 학생들의 소질과 적성을 중시하여 맞춤식 교육을 해야 한다. 부모의 시각으로 학생들을 유도해서는 안 된다. 학생들이 잘 하는 것, 학생들이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자녀들의 입장에서 교육과 진로도 바라보고 적극 지원해 줘야 한다. 꿈과 끼를 기르는 교육은 학생들이 잘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데서 출발하는 것이다.
 
가령, 기술. 공학 방면에 소질과 취미, 적성이 있는 자녀인 청소년에게 획일적으로 모두 의사, 변호사가 되는 과정을 밟도록 입시 위주의 교육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다시 말하면 자동차를 만드는 일을 맡기는데 어느 대학을 나온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동차를 얼마나 잘 만드는가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청소년인 자녀들은 박제된 부모가 아니다. 따라서 그들이 요구하고 하고 싶어 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육이 이 시대 교육의 핵심적 방향이 돼야 한다. 
 
한편, 신입사원 선발 시 소위 명문대 출신자만을 선호해서는 안 되며 각 기업체의 특성에 맞는 일을 맡기기 위해 적합하다고 선발된 사람들이 우연히 명문대 출신자들이 많았다고 하는 상식이 성립되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취업 준비생들이 쌓는 스펙은 무의미하다. 중요한 것은 스펙 쌓는 일이 아니라 하고자 하는 일을 얼마나 잘하는 가에 달린 것이다. 예로 들어 스펙용으로 토익성적표의 점수를 높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영어를 잘하도록 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신입 사원 선발의 기준은 과거의 걸어온 길이 스펙보다는 미래의 나아갈 길인 비전이 더욱 중요한 것이다. 좀 늦더라도 규칙과 법령을 지키는 교육, 좀 어눌하지만 매뉴얼대로 따라하는 교육, 등잔 밑 시각으로는 조금 손해보는 것 같지만, 마라톤처럼 멀리 보면 무한한 시너지 효과를 거두는 실천과 해위가 기초 기본을 지키는 교육의 핵심인 것이다. 
 
이와 같은 기초 기본을 준수하는 교육, 본질을 중시하는 교육은 비교육적 규제 개혁, 제도 개혁의 골격을 이루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나아가 대한민국 교육 개조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교육은 근본적으로 위대한 국가적 대업이다. 따라서 작은 것이라도 기초 기본을 바로 세워서 열심히 노력하도록 상호작용하는 교육이 중요하다. 기초 기본 교육은 근본적으로 교육의 제자리 찾기(back to the basics)이다. 제2의 세월호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기초를 튼튼히 하는 교육, 기본을 바로 세우는 교육, 본질을 탐구하는 교육을 지향해야 한다. 그 중심에는 ‘교육 제자리 찾기’가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모든 것들이 원리 원칙에 따라 자연스럽게 시스템대로 돌아가는 교육이 기초 기본에 충실한 본질 교육의 본령이다.
 
지금은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처럼 매사를 서두를 때가 아니라 작은 것, 하찮은 것일지라도 튼실하게 기초 기본을 충실히 다질 때이다. 그 기초 기본과 본질을 다지는 교육이야말로 교육의 대명제적 목적인 ‘민주시민성 함양’을 달성할 수 있는 시금석이고 출발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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