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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강마을 편지 - 신이시여, 이들을 보호하소서

어제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둥근달은 달무리를 이끌고 희영청 돌고 있었다. 차고 깜깜한 물에 우리의 아이들이 있다는 생각만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얼마나 차가울까? 얼마나 무서울까?

내가 어른인 것이 부끄러웠다.
내가 교사인 것도 수치스러웠다.
내가 어미인 것도 미안했다.
우리는 무엇을 하였는가?

강마을은 여전히 푸르고 아름답다. 참새같은 중학생들은 재잘거리며 학교로 들어온다. 왈칵 눈물이 또 쏟아진다. 저 새같은 아이들보다 겨우 두 세살 많은 아이들이 바닷물 속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 내가 숨을 쉬는 것이 부끄럽다.

교실에는 아이들이 초롱한 눈으로 나를 본다. 숙제를 해 오지 않은 녀석은 눈치를 보며 선생이 기억하지 못하기를 바라는 모양이다. 그래, 오늘은 그냥 수업을 하자. 숙제 그까짓 것이 무어라고, 너희는 이렇게 살아있는데, 너희는 나에게 말을 하고 숨을 쉬는데….

너희는
너희는
너희는
그 다음 말을 잇지 못하겠다.

신이시여,
부디
부디
부디
이들을 보호하소서.

신이시여,
제발
제발
제발
이들을 살려주소서.

신이시여.
신이시여
신이시여
제발 저희의 바람을 들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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