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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수석교사제 법제화 통과 소식을 듣고…

몸은 피곤했지만 새벽에 일찍 일어났다. 눈을 뜨자마자 기도를 했다. 내가 쓰는 글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가질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도록 말이다. 원고를 부탁 받은 시간이 토요일 오후 늦은 시간인데, 일요일 밤까지 원고를 보내달라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가족들과 함께 서해안으로 여행을 떠나는 중이었다. 도저히 쓸 수 있는 시간이 없다고 하였지만, 꼭 내 원고가 들어가야 좋을 것 같다며 신신 당부를 하여 할 수 없이 승낙은 하였지만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이렇게 시간을 다투며 원고를 써야 하는 이유는 나에게 남다른 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수석교사제가 국회 교육과학기술 소위원회에 통과되었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고 한동안 허탈감에 빠져 공항상태로 무력감에 빠진 일이 있었다. 그 동안 전국초등수석교사협의회 초대 회장으로서 활동하였던 일들이 한편의 영화를 보듯 스쳐 지나간다. 내가 수석교사제에 대해 남다른 집착을 가지게 된 것은 너무나 훌륭한 선생님들이 승진을 하지 못하였다는 것만으로 쓸쓸히 교단을 떠나는 것을 숱하게 보아 왔기 때문이다. 2008년 2월 교과부 수석교사제 연수를 서울시교육연수원에서 35시간의 짧은 연수를 받았지만, 모두가 수석교사제에 대해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불안해 하고 있었다. 연수가 끝나고 학교로 돌아가면 수석교사의 활동이 어떻게 하여야 하는지 그야말로 막막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연수가 끝날 무렵 수료식 직전에 박관수 서울증산초 수석교사가 지금 이대로 전국의 모든 수석들이 헤어지게 되면 만나기도 어렵고, 수석교사제 교과부 시범운영을 수행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전국수석교사협의회를 조직하자며 발의를 하게 되었다. 의도는 전국수석교사회장을 선출하고 초·중등 수석교사회장을 선출할 의도로 하였으나, 갑작스런 제안에 의견 수렴을 보지 못하고 초·중등수석교사협의회를 조직하는 것으로 하고 헤어지게 되었다. 초창기에 선발이 된 수석교사들은 우리나라의 교육제도가 오로지 승진을 위한 단선제에서 교수직렬과 관리직렬로 2원화되면 그야말로 교육현장의 유능한 선생님들이 학생교육을 위해 자긍심과 보람을 가지고 아이들 교육에 새로운 장을 펼칠 수 있다는 새로운 시스템으로 마냥 부풀어 있었다.

이에 80년도 초반부터 수석교사제 제도화를 주창하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에서도 한국교육신문을 통해 시범운영하는 수석교사제에 대해 특집 및 좌담 등을 통해 한국교육신문에 집중적으로 보도함으로써 교육계에 관심을 갖도록 적극 지원해 주었다. 이런 가운데 전국초등수석교사협의회 각 시·도 지회장 제1차 협의회를 2008년 3월 29일과 30일 1박 2일에 거쳐 대전버드내초등학교 영상정보실에서 개최하게 되었다. 개최시간은 오후 5시로 하였으나 전국에서 모이는 각시도 수석교사들은 시작시간이 되었는데도 보이지 않는 것이다. 설상가상 비까지 내리는 마당에 자리를 빛내주기 위해 참석하셨던 많은 내빈들 보기에도 민망하여 안절부절 못하던 일들이 엊그제 같다.

다행히 한국교육신문 기자단(조성철, 이동주)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이원희 회장이 바쁜 일정 가운데 축하하기 위해 참석을 하여 더욱 의미 있는 협의회가 되었다. 뒤늦게 온 각 시·도 수석교사들은 각 학교에서 수업을 모두 마치고 오후에 출발을 하게 되어 늦게 도착이 되었고, 참석하지 못한 지회장은 출장처리를 해주지 않아 학교장과의 갈등이 있었다는 것이다. 또 참석은 하였더라도 출장으로 처리해 주지 않아 개인이 사비를 들여서 참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수석교사 모임에 대해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전국초등수석교사협의회 회장 명의로 공문을 보냈으나 공인된 단체가 아니라 하여 각 학교에서 출장처리를 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협의회를 통해 전국에서 활동하는 수석선생님들의 전국단위 및 시도 단위의 조직을 정비하고 전국수석교사제 규정을 정비하였다. 초창기 가장 어려웠던 시기에 선구자 역할을 하다가 그만 둔 수석교사들이 생각난다. 특히 홍보국장을 맡았다하여 전국단위의 네트망 구축을 위해 홈페이지 제작을 강권하여 눈물로 지새우며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두고두고 미안한 마음을 거둘 수가 없다. 수석교사 사례보고에서 교육현장의 관리자들이 수석교사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학급담임과 수석교사와 상관이 없는 업무를 배정하여, 연구부장 산하의 계원의 업무와 수석교사의 활동으로 밤을 지새우며 활동하는 수석교사들이 눈물겹도록 안타까운 일들이 많았던 것이다. 그러나 수석교사제 정착을 위해 그들은 맡은 일을 헌식적인 노력을 하여 수석교사의 이름이 욕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였던 것이다.

전국초등수석교사협의회 활동은 연 4회의 모임과 연찬회자료집 발간, 각 시·도 수석교사 자체협의회 운영, 초등 수석교사 '초석' 회지 2회, 전국수석교사헌장 제정, 전국초중등 수석교사협의회 규정 제정 등 전국수석교사협의회 활동을 개괄적으로 알아본 사항이다. 또 수석교사제 법제화를 위해 교과부 정책개발 TF팀에 일원으로 참여하여 활동하여 책임감과 의견수렴에 대한 중압감으로 밤잠을 설치던 일, 제1차 청와대 교육개혁대책회의에 참석을 하여 청와대 세종홀에서 수석교사제 도입의 필요성과 교원승진체제의 다양화에 대해 간곡히 주장하였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이는 수석교사제 법제화에 대한 사명감이 없었다면 이와 같이 많은 교육활동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임에 틀림이 없다.

2010년 3월에 제2기 안병철 회장의 취임으로 새로운 전국초등수석교사협의회 체제가 구성이 되면서 전국수석교사의 인원이 초창기 172명에서 금년 765명에 이르기까지 조직이 확대되었고, 수석교사의 활동도 조직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처하면서 수석교사제의 법제화 과정이 교과위 소위원회에 통과 되었던 것이다. 이번 수석교사제 소위원회 법제화 통과를 통해 눈물겹도록 노력을 하신 전국의 수석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내년 2월에 명퇴 신청을 하면서도 수석교사라는 명예를 지키기 위해 마지막 촛불이 온 세상을 더욱 환하게 비치고 사라지듯 교육의 마지막 봉사를 수석교사라는 이름으로 오로지 잘못된 승진관행과 규정을 바로 잡고, 우리나라 교육을 반석 위에 세우기 위해 한 톨의 밀알이 되고자 노력하는 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우리의 교육 수석교사제가 대안이다. 수석교사 만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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