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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교사는 학생에게 집중하고 싶다

몇 해전 미국오하이오주에 있는 초등학교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교육 과정과 수업 참관을 하면서 우리나라의 교육과 비교해 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무슨 정책이나 프로그램이든 그 나라의 상황과 실정에 맞아야 하지만 만민공통의 내용도 있는 것이어서 직업이 교사인 필자의 뇌리에 들어와 박힌 몇 가지 내용을 적어 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학생들의 아침 등교시간 교사들은 항상 학생보다 먼저 출근해서 교실에서 아이들을 기다리며 하나씩 반가운 얼굴로 맞아 준다. 물론 교문에서는 교장선생님이 인사를 받으며 아이들을 기다리고 계신다. 만약 교사가 늦게 출근하게 되면 그 반의 학생들은 교실에 입실하지 못하고 교장선생님이 관리하게 되어 있다. 원칙적으로 교사가 없는 교실에 학생들의 입실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또 쉬는 시간이나 중간 놀이 시간에는 아이들이 자유롭게 바깥 놀이를 하도록 하고 있었다. 이 때 바깥놀이 지도교사가 있는데 학생들과 함께 운동장에 나가 아이들의 놀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바깥놀이 지도교사의 역할은 안전지도와 학교 폭력이나 집단 따돌림 예방이라고 하였다. 

공부 시간 수업의 내용은 실제 체험활동 위주로 진행 되었다. 예를 들면 수학시간에 실제로 돌의 무게를 재어 보거 물건의 길이를 재어 비교해 보기도 하고 과학 시간에는 여러 가지 재료로 배를 만들어 물의 부력에 대한 실험을 하기도 하였다. 한 가지를 지도하더라도 천천히 검증을 거치면서 꼼꼼히 지도하고 있었다. 교과의 수도 많지 않았고 학생들은 교과서 대신 교사가 교과내용에 맞게 새롭게 구성한 워크북 한 권만을 가지고 다녔다. 이 워크북은 교사마다 수업 목표에 맞게 다르게 구성할 수 있으며 교사 개인의 수업 노하우이기도 하였다. 수업의 내용도 우리보다 훨씬 적었으며 일주일 단위로 배운 것을 평가한 내용과 학교생활 태도를 가정에 안내하고 있었다.

그 밖에 입학식 졸업식 외에는 학교 행사가 거의 없었고 교육과정이 차분히 내실 있게 진행되고 있었다. 학교행사가 없으므로 그에 따른 잡무가 없으므로 교사들은 수업 준비와 교재연구에 집중할 수 있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만 전념하고 있었다. 그 밖에 학교 운영을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하는 교육관련 사업 등은 모두 교사가 아닌 학교 직원이 처리하고 있었다.
  
물론 위의 내용이 모두 바람직하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학년 초 쏟아지는 업무 때문에 학생지도보다 잡무에 더 많이 시달리고 있는 동료 교사들을 보면 도대체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안타까운 것이 현실이다. 교과부에서도 그 부분에 많은 신경을 쓰며 잡무경감을 위한 방안을 세우고 여러 가지로 노력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현장엔 아직까지도 아무런 변화가 없다. 교사들이 ‘도대체 학교를 아이들 가르치러 다니는지 일하러 다니는지 모르겠다’는 푸념을 더 이상 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지원해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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